대기업과 스타트업 취업 사이, 당신의 선택은?! - The Moments (1) : '뚝심 있는 탐험가' 님의 선택의 순간
#Prologue
선택을 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해당 선택지여야만 하는 이유를 갖고 택하는 방식과, 다른 선택지가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를 택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으로 'The Moments;사회 초년생을 위한 인생 참고서'에서 만났던 분은 선택의 순간에 본인만의 확고한 비전과 기준을 가지고 결정을 해오셨던 분입니다. 흔들릴법한 상황에서도 본인의 가치관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던 모습이 인터뷰 내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를 탐방했던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계셨던 오늘의 인터뷰이, 뚝심 있는 탐험가!
'뚝심 있는 탐험가' 님께서 뽑아주신 선택의 순간은 세 가지입니다.
#1.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
#2.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사이
#3. 연애와 결혼 사이
'뚝심 있는 탐험가' 님의 선택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선택의 순간 1 :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
1-1. 선택의 순간
'뚝심 있는 탐험가'님은 무엇과 무엇 사이에서 고민하신 건가요?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저는 막 대기업 연수가 끝나가는 상황이었어요. 해외를 무대로 일해보고 싶었기에 상사 해외영업직 무라는 것에 만족했었죠. 그런데 연수가 끝나갈 때쯤, 제가 지원했던 스타트업으로부터도 합격소식을 들었어요. 평소 글을 쓰고 연재하는 것에 관심이 많고, 스타트업에도 관심이 많아서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회사에도 지원했었거든요. 상사 해외 영업직무와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회사, 선택의 순간이었습니다.
1-2. 선택지
대기업을 선택했을 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나요?!
우선, 대기업은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리소스가 많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일반적인 프리랜서 / 작은 규모의 회사에 비해 세상에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픈게 제 꿈이었거든요.
또 다른 장점으로는, 사람들이 회사의 시스템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있겠네요.
아...! 그리고 절대 빠뜨릴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매달 입금되는 많은 월급인 것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을 들어가고 싶어 하고, 또 나오지 못하는 큰 이유인 것 같아요.
대기업의 단점은요..?!
대기업의 단점은 제게 너무 명확했어요. '수직적인 문화'요.
연수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수료식 날 사장님께서 참석하시기로 예정되어 있었어요. 기업의 최고 직책자가 오는 거니, 연수 담당자들은 신입사원 들 중에 수료식 TFT를 꾸려서 준비시켰죠. 글 잘 쓰는 사람이 필요하다길래, 저도 TFT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제게 맡겨진 일이 뭐였는 줄 아세요?
수료식 당일 날 어떤 동기가 임원분께 무엇을 물어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까지 모두 일일이 대본을 짜는 일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짜인 각본대로' 수료식이 진행되었고요.
수료식이 잘 끝나서 윗 분들께 칭찬도 많이 받았는데... 기분이 정말 안 좋았어요. '내가 이렇게 수직적인 문화에 녹아들려고 세계를 돌아다니고, 글을 써왔나' 싶었죠. 직감적으로, 제가 여기에 안 맞겠구나 싶었어요.
반대로, 스타트업의 장점은요?!
개인의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본인만의 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했어요.
한참 고민할 당시에, 친구들이나 부모님으로부터는 큰 조언을 받을 수 없어서 무작정 스타트업 관련 미디어에서 일하시는 기자님을 찾아가서 여쭤봤었어요. 그 기자님께서도 작은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시작해서 기술분야, 특히 중국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오신 분이었거든요. 당시 지금의 저와 비슷한 5년 차 셨는데, 본인만의 브랜드를 쌓은 것이 부러웠죠.
제 고민을 털어놓으니 그 기자님께서 제게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냐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때 제게는 자신의 성장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의 단점은요?!
솔직히 심각하게 낮은 연봉이었죠. 스타트업 미디어로 이직할 경우, 대기업 상사의 절반 가까이 연봉이 줄어들었어요. 처음 월급 받아보고 난 뒤에는... 너무 적어서 화가 났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아까 말했든 성장이 1순위고, 돈은 2순위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만의 전문성과 브랜드를 쌓아나간다면 지금 좀 손해 보더라도 미래에 보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다행히도 지금은 당시 상사 연봉 이상을 받고 있어요.
1-3. 최종 선택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언제, 어떤 선택지를 택하셨나요?!
연수원이 끝나자마자 인사팀에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고민은 꽤나 오래 했지만, 연수원에서 대본을 썼던 일과 선배 기자님을 만나 뵙고서는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사팀 분들이 상당히 당황스러워하셨었죠.
뚝심 있는 탐험가님의 최종 선택에 영향을 미쳤던 경험이나 성향은 무엇이었나요?!
대기업 이외의 길을 생각하게 된 것은 배낭여행에서의 경험이 컸던 것 같아요. 이스라엘에서 홈스테이를 했는데요, 거기서 제 또래 이스라엘 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특히, 그 친구들은 한국의 대기업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정말 많은 한국 사람들이 대기업을 지원하는지, 그리고 대기업에 들어가려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더라고요. 저도 당시에 막연하게 대기업 이외에 마땅한 진로의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왜 대기업에 들어가려 하는지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어요.
반면에, 이스라엘에서 친구들은 모두 본인의 인생에서 해결하고 싶은 세상의 문제가 뚜렷했어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어딜 가더라도 기업을 '도구'삼아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했어요. 따라서 해당 기업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싶고, 다음에는 어떤 일을 할지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제겐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 이후에, 저 역시도 언젠가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2, 30대에 기업에 다니면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배워야 하는지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선 스타트업이 보다 적합했기에 선택했던 거고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모든 사람에게 스타트업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요. 개개인마다 인생의 목표나 가치관이 다르니까요.
성향적인 측면에서는... 다른 친구들보다 리스크를 잘 받아들이고, 리스크 자체를 즐기는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전 세계를 돌아다녔던 경험이라든지, 취미로 도전적인 스포츠를 즐긴다든 이런 모든 것들이 제 성향 때문인 것 같아요.
뚝심 있는 탐험가님의 선택에 대해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우선, 부모님은 완강히 반대하시다가 실망을 많이 하셨죠. 두 분 다 공무원 출신이시라 제가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것을 원하셨거든요. 최근까지도 제가 다니는 스타트업의 비전이나 가능성 등에 크게 동의해주지 않으셨어요.주변 친구들도 정신 나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대다수였죠. 당시에 오래 사귀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만 제 선택을 응원해줬습니다.
(뚝심 있는 탐험가님의 연애에 대한 #선택의 순간은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최종 선택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이나 다짐 같은 게 있나요?!
사실 스타트업 업계 기자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여기 오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기자에 대한 사명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대신 기자생활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명확했어요. 나중에 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네트워크(인맥)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2년간 이곳저곳 찾아다니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아요.
1-4. 선택 그 이후...
선택 이후, 상황은 뚝심 있는 모험가님의 예상과 비슷하게 흘러갔나요?!
언제나 그렇듯,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어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가 생각보다 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감을 가졌다는 점이에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아는 것은 넓은데 정작 깊이는 없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았죠. 비즈니스 얘기를 전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많이 들었어요.
현재까지 봤을 때, 당시의 선택은 뚝심 있는 모험가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우선, 제게 맞는 업무 방식(스타일)을 찾아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 느꼈던 것이 수직적인 문화에 근간한 업무 방식이었다면, 적어도 제가 일한 스타트업에서는 수직적인 문화로 인한 비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없었어요.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영업 목표는 전략부서에서 결정되고,
각 지점/팀별로 '할당'이 되어 '통보'되죠. 하지만 여기서는 제가 먼저 영업 목표를 설정해서 제출합니다. 그리고 해당 수치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면 스탭부서에서 미팅 요청이 들어와요. 스탭부서에서는 왜 본인들은 영업 목표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더 늘리기 위해 본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도와줄 것인지 얘기를 나눕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저는 영업 목표에 대한 당위성을 파악하게 되고,
나아가 회사의 비전이나 문화에 더욱 매료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이 있다면, 똑같은 선택을 하실 것인가요?!
네 그럴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이 길을 택하면서 많은 것을 얻은 것 같거든요.
제게 맞는 일하는 방식을 알게 되고, 배울 점 많은 동료들과 일하면서 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금의 부업(뚝심 있는 모험가 님은 부업으로 수제 맥주 관련 산업에서 활동하고 있다)도 만들어갈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제 브랜드를 만든다는 목표를 조금씩 이뤄나갈 수 있다는 점이네요.
※뚝심 있는 모험가 님의 결정적인 순간 2, 3은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나창현 작가님의 더 많은 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