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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이력서를 처음으로 쓴 다음 날 바로 이메일 회신이 왔다.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과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력서를 내고 이렇게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줄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굉장히 놀랐다. 한 달 정도 해보니, 이건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그다음에 지원한 롤도 바로 연락이 와서 중국에 지원하던 초반에는 원래 이렇게 전화 인터뷰 기회를 갖는 게 쉬운가 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인터뷰 시간을 정해서 답장했는데,

전화 인터뷰 시간을 또 알려달라니.

 

메일을 받은 지 24시간 내에 질문에 대한 답변과 인터뷰가 가능한 시간을 정리해서 회신을 했는데, 기이한 현상이 펼쳐졌다. 리크루터가 처음 회신과 똑같은 메일을 복붙 해서 "전화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보낸 것이다.

 

Hi Nana Lee

Thank you for your interest in xx role with ABC Company.

This role is based in Shanghai. If you are intended to apply for this position, could you read our company website first and get back to me stating why you are interested in our role and how it is related with your career goal before telephone interview?

Could you please tell me your appropriate time slots for telephone interview?

It will be appreciated if you could send me your updated English version CV as well, thanks.

 

리크루터가 이메일을 잘못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이 사람의 실수를 언급해도 되나 하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 그렇지만 인터뷰도 진행해야 하고, 실수를 덮고 처음과 같은 답장을 보내기엔 나의 문제 해결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져 보이는 것 같아, 친구의 조언을 받아 아래와 같이 정중히 회신을 했다.

 

Hello Jane,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email.

Just kindly informing you that I have received the same email as the previous one from you, which I assume had been mistakenly sent.

As I have attached my CV in the previous email, I would appreciate if the interview could be organized whenever it suits you the best.

Best regards,
Nana Lee

 

어쨌든 실수를 알리는 이메일이라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회신마저 며칠 동안 오지 않아 더 이상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는 건가 불안한 마음이 들 때쯤, 지메일 받은 편지함에 +1 알림이 스마트폰에 반짝였다. 진실을 알 수는 없지만, 리크루터는 출장을 다녀와서 회신이 늦었다며 사과를 하고는 인터뷰 시간을 정했다. 물론 이 답장도 굉장히 늦게 받아서 인터뷰 시간을 재조정하기까지 했다.

 

Dear Nana

Thank you so much for your kind reminding.
And also apologize for the delay in reply.
I am just back from a business trip.
If 17:00 Shanghai time still works for you , then I am more than happy to talk to you over phone.
Thanks.

 

우여곡절 끝에 인터뷰는 시작되었으나,

단 30초 만에 끝나게 되는데...

 

첫 번째 인터뷰인 만큼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준비도 많이 했고, 공식적으로 인생 첫 영어 인터뷰라 긴장도 많이 했다. 게다가 인터뷰 일정을 재조정한 것 때문에 괜한 트집이라도 잡힐까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반차까지 쓰고 집에서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연습을 하며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전화가 오기를 기다렸다. 57, 58, 59... 정각에 다가갈수록 1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다 못해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약속했던 한국 시간 6시, 상해 시간 5시 정각에 전화벨이 울렸다. 위챗(Wechat)* 아닌 국제전화였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나서 리크루터는 취업비자 발급을 위한 기본 인적 사항을 확인하겠다고 말하며, 실례가 안 된다면 올해 몇 살이냐고 물었다.

 

2020년 1월이면 곧 만 25살입니다.

 

이에 리크루터는 만 26살이 아니면 비자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가 예상치 못한 답변에 엄청난 충격을 받아 어버버 하는 사이 그녀는 비자를 위한 조건이 갖춰지면 다시 연락 달라며 어떤 말을 할 여지도 주지 않은 채 30초 만에 전화를 종료했다.

 

그때 당시에는 무지하게 이력서만 뿌리고 취업비자 조건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을 때라, 만 26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 면접 이후에서야, 중국 취업 비자 발급 조건에 대해 샅샅이 조사하고, 만 26세부터 5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평소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가지는 일관성 있는 기준에 대한 불신이 큰 편이라, 마지막으로 한 회사만 더 면접을 보고 비자 발급 가능 여부를 더블 체크해보기로 했다.

 

물론 그 후, 억울함과 아쉬움에 몸져누웠다.

 

무지함에서 비롯된 억울함과 아쉬움에 난 몸져누웠다. 중국으로 도망가던 날들만 꿈꾸던 한 달 전에는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하는 건 내게 한 줄기 부여잡고 있던 희망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중국 취업 비자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내겐 싱가포르든 대만이든 아니면 다시 돌아와 한국이든지 간에 언젠가 이 여정 끝에 내 길을 찾아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디 그 여정이 재미와 즐거운 고뇌로 가득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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