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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지금까지 받았던 '쏘리 레터(Sorry Letter)'를 모아서 각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공유했다. 그리고 제출한 서류에 대해 회신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지원자가 을인가'하고 살짝 불평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뷰는 지원자도 회사를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자리다.

 

이번에 중국어로 면접을 진행하면서 내가 구직을 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 조바심이 난다고 해서 내가 가지도 않을 곳에 무작정 이력서를 넣는 짓은 스스로를 지치게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볼 면접들을 대비해서 연습을 해볼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도 한두 번인 것 같다. 이번에 면접을 보고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순간, 차라리 영화나 책을 한 편 더 보면서 내 마음을 평안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인터뷰 시간 선정을 회사에 100% 맞출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메일을 회신한 당일에 면접을 보자는 회사들이 있는데, 나의 일정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가능하다고 답하는 것보다 며칠 내에 가능한 시간들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합격하기 위해 회사에  보이려고 굳이  회사에서 부족한 부분을 괜찮은 것처럼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면접자도 자신의 서비스의 퀄리티가 높지 않다는 걸 아는데, 무작정 그 회사의 서비스가 좋다고만 말한다면 지원자의 판단 능력에 대해 괜한 의심이 들 거다. 차라리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내가 회사와 그 팀에 들어가서 무엇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 나에겐 어떤 역량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면접 때 어필하는 게 낫다.

넷째, 지원자도 회사를 파악하고 평가할  있는 다양한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최소 5일,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에 대한 확인 작업을 다만 '돈을 벌고 싶고' '일이 없는 기간이 불안'하다고 해서 수동적으로 회사가 알려주는 부분만 알고 간다면, 또 금방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나가고 싶어 지는 게 아닐까 싶다. 나도 여전히 어떤 질문이 의미 있고 유효할지 고민이 많지만, 앞으로 갈 곳을 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니 만큼 좀 더 고민을 많이 하고 자신과 회사의 핏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첫 번째 인터뷰를 하고 나니, 지원한 포지션과 해당 회사에 가고 싶지 않아 졌고, 2차 인터뷰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을 하기 전 1) 앱의 이용자 수, 2) 같이 일할 사람, 3) 협업 방식, 4) 기타 내용을 물었다.

 

앱의 이용자 

사실 MAU는 민감한 수치이지 않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말해줬다. 물론 제대로 된 수치를 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들었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낮은 수치였다. 사실 MAU가 낮아도 회사의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 가서 일해보는 걸 고려했을 텐데, 앱 퀄리티를 봤을 때 '내가 일하고 싶은 곳',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곳'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나도 사용할 리가 없고,
퀄리티에 자신이 없는 서비스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같이 일할 사람

해당 지사에는 한국 사람이 없었다. 그동안 한국 마케팅 채널에 올린 것들을 봤을 때, 통일성이 없기도 했고 인턴을 갈아서 일했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물론, 나도 많은 인턴을 뽑아서 돌리는 회사에서 일해봤다. 개인적으로 인턴으로써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많이 배웠지만, 그런 곳에 나같이 애매한 2-3년 차가 경력직으로 있는 기분은 어떨까 싶다. 같은 팀 내에 더 큰 그림을 보고 이끌어갈 4-5년 차가 없는 것 같았고, 프로젝트들을 리드할 만한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별로 받지 못했다. 물론 리드할 사람이 내가 되라는 뜻일 수 있다. 내 욕심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난 똑똑한 사람이랑 일하고 싶다. 고생하더라도 배울 건 있었으면 좋겠다. 스타트업이라 자유롭다고 했지만, 앱 퀄리티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이 고용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난 그 자유가 어떤 자유일지 머릿속에 대충 그려졌다. 다소 부정적인 방면으로.

 

 

그래서 헤드헌터에게 더 이상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을 거고 위와 같은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해서 전달했다. 그리고 면접을 진행한 채용 담당자에게 메일을 내가 직접 보내겠다고 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Dear John Doe:

Thank you very much for considering me for the position of Marketing Associate with ABC Company. I truly appreciate your continued interest in my application and experience.

Unfortunately, after careful deliberation, I've decided to look for another opportunity that's more aligned with my career goals and skills.

I enjoyed meeting you and your team. Again, thank you for your interest, your time, and the pleasant interview.

Sincerely,
Nana Lee

 

인터뷰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더라도, 프로페셔널하게 깔끔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헤드헌터는 나에게 타이베이에 오면 커피라도 한 잔 같이 마시자고 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조건에 더 부합하는 공고가 있으면 알려주기로 했다. 그때 당시에는 친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는데, 며칠 후 밤에 나에게 과한 부탁을 해서 살짝 당황했었다. 내가 면접 본 회사에 있는 인턴이 한국 시장 관련 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참고할 만한 사이트나 자료가 있냐는 것이었다. 이러려고 나랑 친해진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는 선에서는 답장을 해줬다.

 

역시 공짜 친절함 같은 건 없는 건가. 잔혹한 세상 같으니라고.

Photo by Gemma Evan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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