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턴의 3가지 매력
반년간의 위트스튜디오 인턴 체험기

2014년 2월 18일, 제가 위트스튜디오 인턴을 시작한 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반년 전 이네요. 사실 제 이야기가 굳이 이렇게 글로 남길 정도로 거창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도 깔끔히 재부팅 되는 제 두뇌를 고려하여, 제가 했던 경험을 통해 느낀 몇 가지를 잊기 전에 꼭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사실 스타트업 인턴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이곳 미디엄에 남겨왔던 글 말고도 다양하고 좋은 글이 많이 있습니다. 추천해드리고 싶은 글은 ‘우리는 왜 스타트업에서 일할까?’,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 인턴, 대학생들 주목’ 등 모두 스타트업 인턴에 대한 메리트를 잘 담고 있는 멋진 기사와 글입니다.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있다면 기회가 되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는 지금까지 남겨왔던 특정 직군 이나 업무에 대한 이야기 보다도 스타트업 인턴 생활을 하며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스타트업의 세 가지 매력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1. 수평적인 조직 생활
굳이 이것에 대해 언급을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소규모의 스타트업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도 기존의 수직적 직급 체계가 파괴 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 합니다. 타 기업 알바를 몇 번 경험 해보았기에 입사 당시 대표님, 이사님, 팀장님께 메시지 하나를 보낼 때도 손을 벌벌 떨며 ‘보내기’ 버튼을 눌렀던 저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을 벌벌 떨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많았으니까요.(위트스튜디오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직함 대신 이름으로 00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물론 많은 대기업들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추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수년간 쌓아온 문화와 전통을 절대로 무시 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또한 규모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수직적인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부정 할 수 없을 것 같고요. 하지만 그렇기에 수평적인 조직 체계는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되는 스타트업 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분명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은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초기에는 말 한마디 걸기가 조심스러웠던 팀원 분들 이었지만 지금은 어느덧 같이 치맥을 즐기며 제 연애 상담을 해주실 정도로 편한 사이가 되었고, 덕분에 하루하루 즐거운 팀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물론 그 상담들이 제 안타까운 연애사에 큰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말이죠)
#2. 자기 주도적 업무 경험
앞의 수평적 문화와도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만 인턴임에도 한 명의 조직원으로서 존중을 받는 만큼 그에 따른 확실한 책임감을 요구합니다. 회사 출근 후 대표님으로부터 가장 먼저 들었던 말씀 중 하나는 “인턴이면 안 된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저 또한 시작부터 조직의 일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직접 찾아 다 해보자는 생각이었고, 정말로 제가 노력한 만큼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명함에도, 회사 사이트에도 “인턴”이 아닌 “마케터”로 소개 되었기에 회사 내 유일한 마케팅 담당으로서(기획팀장님이 거의 다 도와주시긴 하셨지만^^;) 이 회사의 마케팅은 내가 다 책임진다는 패기 어린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외부 컨택 시에는 제가 회사의 얼굴이라는 생각에 당당하면서도 조심스러웠고 제가 시작 한 일에는 보다 책임감을 느끼고 성과를 내기 위해 야근도 마다하게 되었습니다.
인턴이 어제 점심 시간에 제안했던 일을 오늘 아침에 행동으로 옮기는 수평적이면서도 실행력 있는 회사였기에 머릿속에만 남을 수도 있었던 많은 일들을 그대로 실천 할 수 있었고, 그만큼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업무를 하며 만나게 되었던 많은 분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 실 때마다 뿌듯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더욱더 일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3. 멋진 인연의 연속
스타트업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감탄과 배움의 연속입니다. 물론 회사 안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지만, 회사 밖에서 이루어지는 만남 속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죠. 타 회사 분들을 만나다 보면 대체 어디서 이런 한국 뿐 아닌 세계 각국의 실력자들이 나타나는 건지 신기 할 정도 입니다. 컨퍼런스나 세미나만 갔다 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외국 투자자들과 영어로 인사하고 대화하는 수 많은 명문대 졸업생들 속에서는 가끔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그러한 실력자들 사이에서 배우는 만큼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일하고 있는 위트스튜디오만 하더라도 유수의 대기업을 마다하고 사업을 시작하신 분들이었고, 우리 회사 뿐만이 아닌 업계의 많은 분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뿌리치고 자신만의 꿈을 좇아 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모두가 무조건적으로 다른 곳에 비해 월등하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사명감 만은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쉽지 않은 스타트업 만의 분위기 인 듯 합니다.
스타트업 업계는 유독 다른 곳에 비해 다양한 형태의 모임이나 만남이 잦은 편입니다. 많은 분들이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며 자신의 일을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 저 또한 그 사이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들을 겪으며 조금씩 더 넓은 안목을 갖추어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어디서 무슨 일을 하건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보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데 있어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음은 분명 합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면 가끔 본인을 스타트업에 중독되었다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스타트업의 매력을 매트릭스의 빨간약에 비유하곤 하죠. 본인이 선택 한 길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를 선택 전에도 이미 정말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이상 그 빨간약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며 쓴(?)웃음을 짓습니다.

아직은 많이 어린 나이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각자가 하는 선택에 있어 정답은 없다는 것 입니다. 모두가 처한 상황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나의 선택을 다른 이에게 강요 할 이유는 없으며, 타인이 한 선택에 대해 비난 할 필요 또한 없다고 생각 합니다.
제가 위에 나열한 ‘매력’들이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스트레스로 다가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글을 읽으며 설렘과 기대에 부푼 제 또래의 누군가가 있다면 저는 과감하게 스타트업에서의 시간을 추천 해주고 싶습니다. 최소한 저는, 반년이라는 어떻게 보면 짧은 기간 동안 그 어디에서도 겪을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지금 당장이라도 스타트업 인턴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무작정 스타트업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대학생과 유수의 벤처기업을 연결시켜주는 UKOV 등, 다양한 활동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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