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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내가 해외취업이라는 키워드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클레어 님은 앞으로 또 해외 취업하실 생각이신가요?'

아무래도 해외취업이라는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 주변에는 해외취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은 경험자인 나에게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과 내가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건, 내가 말하는 것이 다 정답은 아니며 결국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오늘 주제인 해외취업을 다시 하지 않는 이유를 풀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돈을 모으기 힘들어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현명하고 알뜰하게 돈을 모으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내가 싱가포르에 있을 때, 그 기간이 그리 길지도 않았지만 정말 돈을 거의 못 모았다. 내가 돈을 모을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나는 첫 월급을 받은 그 순간부터, 생활비로는 얼마를 쓰고 저축 비용으로는 얼마를 세이브해야지 하면서 야심 찬 계획을 세웠었다. 심지어는 싱가포르 달러 환율 변동까지 고려해 환테크 계획까지 세웠었다. 그런데 막상 살다 보니 돈 들어갈 곳이 이곳저곳이 아니었다. 특히 외식비가 월세 다음으로 크다. 싱가포르에서는 너무나 흔한 플랫 살이, (우리나라 아파트 같은 곳에 방 하나씩 쓰고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은 공유하는 형태)를 하다보니 한 키친을 3-5명이 공유하면서 요리하는 것이 굉장한 심리적 부담이 되어버렸다. 이건 플랫에 살아본 사람이면 안다. 내가 요리하고 있는데 누가 요리하려고 주방에 들어오는 순간, 소리적으로 피해 끼치고 싶지 않은 심리 + 빨리 끝내야 한다는 심리 + 설거지까지 완벽하게 다 하고 다음 사람이 깨끗하게 쓸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부담감... 아무튼 그 심리적 에너지 소모를 피하고 싶고 끼니를 편리하게 해결하고 싶어서 외식을 줄곧 하다 보면 만만치 않은 외식비가 든다. 호커센터라는 저렴한 로컬 야외식당 같은 곳도 있지만, 솔직히 소수만 괜찮고 나머지는 딱 3-5 불선의 맛이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러면 기본 외식으로 25~30불 이상을 생각해야 하는데 한 달의 3분의 2를 그렇게 먹게 된다면 정말 큰돈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사람의 기본적인 식과 주를 해결하는데 한국보다 큰돈이 든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외국인으로서 금융 상품에 대한 지식도 한계가 있어 잘 활용하지 못한다. 경험상 목돈을 모으기 위해선 돈을 일단 묶어두고 나머지 돈을 최대한 활용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싱가포르에서 나는 그걸 잘 이행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유는 계좌 만드는 것도 외국인이라 여간 까다로웠던 게 아닌데, 저축 상품까지 만들러 가자니 가기 전부터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의도적으로 기피했었다. 그러나 추측건대 외국인이 많은 싱가포르는 아마 그러한 제도가 잘 되어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이건 정말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시각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외화'라서 그런지 한국돈 보다 약간 돈 쓸 때 장난감 돈처럼 쓰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걸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감이 잘 안 오는데, 아무리 우리나라 돈 값어치로 5만 원 정도라고 해도 쓸 때는 한국에서 쓰는 5만 원처럼 심리적 타격이 안 느껴진다. 그래서 씀씀이가 조금은 헤퍼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 순 있지만, 나에게는 이제 국내 취업과 해외취업의 경계가 크게 없다. 해외취업을 하기 전엔 안 해본 것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이 있었는데, 해보고 나니 그 호기심과 갈망은 해소되었고 어디서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왜? 가 더 중요함을 깨달았다. 즉 해외취업 경험 이후론 오로지 내 커리어 발전에 큰 비중을 두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나의 쓰임에 따라, 미국으로 갈 수도, 유럽으로 갈 수도 있는 거겠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where'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게 되었다. 더 본질적인 건, 어떤 일? 그리고 그 일을 왜? 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니까.

세 번째 이유는 사랑하는 남자 친구와 가족이 한국에서 '잘'살고 있다.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남자 친구는 한국에서 연구의 길을 잘 가고 있다. 부모님과 동생도 마찬가지이다.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다들 잘 살고 있기에 좋은 일 슬픈 일 모두 가까이서 함께 축하하고 슬퍼한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달았다. 재작년 말 어머니가 크게 아프셨을 때도, 내가 옆에 없었다면 모든 걸 혼자 감당해내셨을 어머니를 생각해면 지금도 아찔하다. 내가 맏이라서 유독 책임감이 강한 것도 있지만 나는 태생적으로 효도할 때 큰 행복을 느끼고 어디서든 자랑스러운 딸이고 싶다. 얼마 전 남자 친구의 졸업식과 설 연휴에도 그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내가 다른 나라에 있었다면 아주 힘들거나 불가능한 일이었을 테니.

네 번째 이유는 내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안정감'이 주는 심적 여유는 꽤 크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의미 없이 내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옆 자리 상사의 눈치를 보는데 뺏기는 에너지, 아침에 지옥철을 탔을 때 가만히 있어도 뺏기는 에너지, 퇴근 시간이지만 퇴근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동안 쓰는 에너지 등 말이다. 그런데 해외에 있으면 그 나라 법이든, 문화든 100센트 아는 게 없으니 눈치껏 행동해야 하는데 그럴 때 오는 긴장과 에너지 소모를 한국에서 보다 더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싱가포르처럼 법의 규제가 엄한 나라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그리고 말을 할 때도 에너지를 한국에서 보다는 1.5배를 더 쓴다. 일단 잘 알아들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오는 긴장감과 '영어로' 잘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 문화적, 언어적 에너지 소모 대상들이 자연스레 해결되다 보니, 그 에너지를 대신 좀 더 내가 원하는 곳에 쓸 수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꾸며낼 수 있어서 좋다! 지금 내가 그러고 있는 것처럼.

마지막 이유는 2번째 이유와 연장선이기도 하다. 바로 '현재' 일하는 회사에서 나를 '한국에서' 가장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로써는 이 이유가 가장 크다. 내 유튜브 최근 영상을 보신 분들이 라면 알 수도 있겠지만, (아직 못 보셨다면 https://youtu.be/adZTol6THTQ​ ) 나는 올해 초 상해에 있는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그런데 결국 지금 이 자리를 택했다. 현재는 한 외국계 교육 기업의 한국 General Manager로 일하고 있다. 한국말로 하면 지점장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상사도 한국에 없이 지금 내가 HR, Operation, Program Management 등 모든 걸 다 하고 있다. 올해 나의 목표는 당연히 우리 회사가 성공적으로 서울에 설립되는 것이고, 내년에는 2배 이상의 규모로 확대되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나를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나는 성공적으로 그 임무를 해내고 싶다. 훗날 나만의 사업을 꿈꾸는 나는 한국 마켓을 대상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그래서 2번째 이유의 연장선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현재 내 일이 자율적이고 유동적이라는 업무 환경적인 면에서 만족스럽고,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잊지 않도록 눈앞에 보이는 결과들이 나와주어서 이 업무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Again, 'Where' is not a big deal to me.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해외취업 장려하는 여자로 활동하시나요?라고 묻는다면,

위에 언급한 모든 것들도 내가 해외취업을 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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