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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센스'

바로 전 글에서 나의 첫 외국계 기업 면접에 대한 개괄적인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인터뷰 기회를 갖게 되었고, 대충 어떤 인터뷰를 진행했는지.

그리고 오늘 그 회사의 한국지사로부터 2차 화상면접 일정을 전달받았다.

솔직히 서류 합격된 것도 좀 감격스러웠는데, 1차 면접도 합격이라길래 얼떨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면접을 잘 보았단 느낌보다는 '아, 첫 영어 인터뷰니까 경험이라 생각하자.' 가 인터뷰 후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잘 보진 못해도 '저 사람한텐 뭔가 있어'라는 느낌을 주는 데는 성공했기에 1차 인터뷰에 합격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래서 지극히 주관적인, 외국인 면접관을 사로잡는 나만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영어 인터뷰이기에 영어실력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영어 실력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자신감'을 표현해주는데 기본 요소다. 나의 영어실력은 외국인이랑 대화하는 데 있어서 크게 문제는 없는 편이고 혼자 생각하거나 혼자 걸어 다닐 때 마음속에 있는 말을 영어로 자꾸 내뱉는 습관이 있다. 심지어 영어로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릴 때는 전화 통화하는 '척' 하면서 핸드폰에다 대고 영어로 말한 적도 있다. 이러한 습관들이 영어 인터뷰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는 영어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닌 직무 이해와 동종 회사들의 전반적 분위기 파악 그리고 인터뷰어에 대한 이해도 함께 수반되어야만 했다.

또한 내가 지원한 회사가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조건이라 싱가포르 면접관의 싱글리쉬도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 싱가포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 익히 겪어왔던 문제였기에 더욱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그 긴장은 내 옆 지원자의 어마어마한 경력과 여유로운 모습에서 더욱 고조됐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인터뷰이가 앉자마자 네덜란드인 면접관이 그분에게 흥미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 너 ~에서 일했구나, 어땠니, 나도 그 지역에서 근무한 적 있거든~"

아마도 동질감을 느꼈나 보다. 그리고 이 네덜란드인 면접관은 면접 내내 나의 말에 그렇게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나에게 조금은 힘든 상황에서 평이한 질문들이 한 두 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

라는 질문이 왔다. 역시나 내 옆 지원자가  기다렸단 듯이 먼저 대답했다. "저는 이런 경력이 많아서 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싱가포르는 여러 맥락에서 매우 매력적이며..." 약간 모범 답안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 차례, 일단 마지막 질문은 정말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 보다 나는 마지막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는 두 면접관의 링크드인 경력을 쭉 살펴보고 들어갔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당신들이 다니는 회사에 흥미가 있어서 당신들을 찾아봤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본격 질문으로

" 찾아보니  두 분 모두 15년 넘게 한 회사에서 일을 하셨던데, 이직이 비교적 자유로운 싱가포르에서 한 회사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근무를 하신 것이 저는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인 면접관을 보며) 당신은 1999년도에 입사하셨던데, 벌써 17년째네요. 이건 이 회사에 분명히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이 질문이 의도는 복합적이다.

첫째, 나는 너네 회사에 그만큼 관심이 많아서 다 찾아봤어. 를 표현

둘째, 너네 회사 진짜 근무 환경 좋나 보다 그렇게 오래 일할 정도면, 너무나 매력적이야.

셋째, 나는 너네의 입사 연도까지 기억하는 그만큼 꼼꼼한 지원자야. 를 어필

 

내가 1999년이라는 정확한 수치를 이야기할 때 그 네덜란드 지원자는 눈이 실제로 휘둥그레 졌다.

이때 뭔가 내가 잘하고 있구나를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즉, 질문을 질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를 어필하는 타임이라고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전략은 당연히 사전조사에서 미리 준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일수록 좋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전략적 질문에 위기감을 살짝 느꼈는지 옆 지원자가

"저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해도 될까요?"라고 하더니 다시 한번 자기가 얼마나 이 회사에 큰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나도 질 수 없어서 "아, 저 꼭 해야 할 말을 못 한 게 있는데요 해도 될까요?" 한 후,  한국인 직원이 당신의 회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했다. "oo은행 마케팅 인턴을 통해서, 한국 비즈니스 시장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한국인 워커들이 싱가포르에 3000명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굴하여 귀사에 리쿠르터로서 기여할 것입니다."

그러더니 싱가 포리언 인터뷰어가 "3000명이요~? 저도 그건 몰랐네요!"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철저한 조사는 그 회사에 대한 나의 열정을 의미하고 그 열정을 면접관들이 당연히 높이 살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솔직히 이 사실이 면접 합격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여담으로 말하자면 인터뷰를 한 당일이 빼빼로 데이였는데, 면접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해준 그 두 분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면접 끝나고 웃으면서 빼빼로를 선물했다. 한국의 밸런타인데이라며.

당신이 한국에 와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그리고 이곳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라는 말과 함께.

 

이러한 센스는 직접적으로 인터뷰 결과에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적어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큰 걸음을 해준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따뜻한 마음이니까.

 

아무튼, 전반적으로 보면 100점인 면접은 아니지만,

그리고 첫 영어 인터뷰였기에 완벽하기는 불가능했지만,

나는 적어도 철저한 준비와, 센스로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옆의 경력 쟁쟁하고 여유가 넘치는 지원자와 함께 면접을 보았기에 더욱 배운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경험은 더 나은 나를 낳으니까.

2차 화상 인터뷰 후기도 곧 업데이트하게 되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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