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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최종 오퍼를 받은 날 - 갈까 말까 할 땐 가라! 가 아니고, 일단 생각 좀 해라.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특히 많은 수의 사람들 중 ‘굳이’ 내가 간택당했다는 것은 어쩌면 존재의 특별함을 인정받는, 자존감을 고양시켜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사회초년생 때 취업준비가 힘든 것은, 채용 담당자가 원하는 조건과 내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니다. 사실 지금껏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내 존재 가치가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회의감과 불안감, 막막한 감정까지. 그야말로 최악의 종합 선물세트이다. 

그래서 최종 합격을 받으면 기쁘다. 사실 별 것 아닌 일인데도. 그냥 노사관계가 성립되는 아주 기초적인상황인 셈이고, 돈이라는 매개체를 주고받으며 내 노동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간단한 수식임에도. 그렇게 즐겁고 기쁠 수가 없다.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나를 선택했으며, 내 존재 가치를 적확히 인정해줬다는 그 ‘사실’ 때문에. 

 

 싱가포르에 있는 일본계 게임회사에 최종 합격을 받았다. 해외취업에 성공하리라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기뻤다. 싱가포르에 입국한 지 딱 한 달 만이었으니까.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지만, 커리어와 취업과 일과 직무와 등등을 생각할 때는 절대 그냥 가면 안 된다. 향후 몇 년, 혹은 인생 전체가 고달파진다.


일단 직무.

내가 원하는 직무가 아니다. 한국 마켓과 다른 외국 마켓을 커버하는 일이지만 고객 관리를 하는 일이 주 업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특별한 기회를 찾아내는 일은 적성에 맞지만 그런 단순한 업무는 내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급여.

내가 받던 월급보다 더 적다. 내가 한국에서 특출 나게 돈을 많이 번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 들지도 않는 직무를 하면서, 스트레스는 더 많이 받으면서, 돈은 더 적다? 이거 너무 수지 안 맞는 장사 아닌가?

전망.

앞으로 이직은 쉽겠지만 동시에 내가 원하는 마케팅 잡으로 이직하기에는 아마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IT 업계로의 이직은 물론 쉬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포지션으로 이직하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게 불 보듯 훤하다.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서. 다른 업무를 한다니? 너무 돌아가는 길 아닌가? 아니, 돌아가더라도 목표에 정확히 도착한다면 상관없다. 그러나 목표에 도착 자체를 못 할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다.

 

나름대로의 장점.

업계.

내가 좋아하는 IT, 그중에서도 모바일 및 게임 업계다. 기술의 첨단을 달리는 곳이고, 배울 점도 나름대로 있겠지.

위치.

공교롭게도 우리 집에서 걸어서 13분이다. MRT타도 13분. 근데 너무 더워서 걸어가지는 못 할 수도. 아침에 늦잠 자고 여유로운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조화로운 인구구성

한국인, 일본인, 싱가포르인이 다 있다. 다이내믹하고 즐거운 회사 생활이 펼쳐지겠지. 업계 특성상 청바지에 맨투맨까지도 입을 수 있을 듯하다. 딱히 정장만 입고 출근하는 그런 딱딱한 분위기는 아닌 듯해 보였다.

문제없는 비자.

비자는 문제없이 발급이 가능해 보였다. 그 말은 걱정 없이 당장 다음 주부터 일하며 내가 지금 계획 중인 브이 로그도 시작할 수 있고, 여러 사이드잡과 프로젝트를 싱가포르에서 도전해볼 수 있다는 말. 슬슬 신분의 안정성을 위협받고 있었는데 솔직히 한 숨 놨다. 


 싱가포르 취업의 가장 큰 맹점은 이렇다.

100명이 온다면, 1명은 어마어마하게 좋은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다. 다국적 기업이나 엄청난 외국계 기업. 그러나 운이 아주 좋지는 않은 99 명은 본인이 원하는 직업/ 직무/ 급여를 얻지 못한다. 급여가 괜찮다면 직무가 원하지 않는 것이거나, 너무나 매력적이고 원하는 직무를 겨우 얻었다면 비자 문제에서 걸려서 탈락하거나 급여가 짜다. 가장 큰 문제는 직무도 성에 안 차고 급여도 입에 풀칠할 수준인 상황이다. 해외에서 일한다는 메리트와 미래의 빛나는 기회, 말고는 별로 얻을 게 없다. 정말 사실이다.

 

 어쨌든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나를 알아봐 주고 내 가치를 인정해주신 싱가포르 기업에게 진실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일할 지는 미지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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