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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취업 관문을 뚫는 무기는 글쓰기다. (이유는 앞선 포스팅을 설명했다.) 이제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대충 알겠는데 그다음 질문이 꼬리를 문다.

"그럼 무슨 글을 써야 할까?" 
<유리명왕의 황조가 / 출처: Kids 동아>
유리명왕의 이별 이야기

무엇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대부분 거창한 것을 떠올리며 지레 겁을 먹는다. 오바마의 명연설문이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세우면서 겪은 인생 굴곡 같은 것 말이다. 아니면 단군신화나 박혁거세의 난생 설화 같은 세상을 바꾼 인물의 이야기를 써야만 훌륭한 글쓰기라 생각한다. 이런 글이라야 당대는 물론 후대까지 널리 전해질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런 중압감에 펜을 들면 나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진다. 오바마 같은 어휘나, 스티브 잡스 같은 드라마도 없고 단군신화나 박혁거세 같은 특별하게 태어나지도 못했기에 쓸 말은 뻔하다. 가족, 짝사랑, 취미, 슬펐던 일, 즐거웠던 일 같은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그런 소소한 일 말이다.

 

만일 날 떠난 여자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소재로 한 글을 쓴다면 어떨까? 대단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시시한 내용이 2,000년이 넘게 생명력을 유지한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외로울사 이 내 몸은

누구와 함께 돌아갈꼬.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날 것이다. 유리명왕이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고 국경선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돌아오면서 썼던 시, [황조가]다.

황조가는 유리명왕이 사냥을 간 사이 벌어진 두 여인의 질투로 시작된다. 후궁 '화희'의 질투와 괴롭힘을 참지 못한 또 다른 후궁 '치희'가 궁을 떠나 자신의 나라로 돌아간 사실을 뒤늦게 안 유리명왕이 그녀를 뒤좇았지만 국경선에 다다를 때까지 따라잡지 못해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며 내뱉은 시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아들이라는 유리명왕의 이름값과는 달리 시에는 한 평범한 남자로서의 이별의 아픔만이 담겨있다. 

 

얼핏 보면 별 내용이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명력을 가진 글로 남게 된 이유는 유리명왕의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영화 히말라야 포스터>
진심이 있는 이야기를 담자

삼성 신입사원 교육에서의 일이다. 삼성 신입사원 교육은 약 3주간 합숙을 하며 그룹사 교육을 받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연과 단체 행동, 과제 수행 등 다양한 교육으로 타이트하게 짜여있다. 그러나 보니 강연 시간엔 강당에서 피곤한 눈을 이기지 못하고 조는 인원이 많다. 그리 이름값이 높지 않은 강사 거나, 재미있는 화술로 웃겨주지 않으면 강의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잠이 쏟아진다.

그냘의 강사는 산악인으로 에베레스트를 등반했다고 한다. 산악인 이야기가 삼성을 다니는데 무슨 도움될 일이 있으랴. 거기다 산악인은 말없이 산은 오르는 게 직업인지라 말주변도 그리 좋지 못했다. 자연히 잠이 쏟아졌다.

잠깐 졸다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강연이 시작된 지 1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도대체 언제 끝나나 하고 강사로 눈을 돌렸다. 강사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차린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투박한 외모에 어눌한 말투, 전혀 나와 관계없는 영역의 사람. 뭐하나 강의가 재미있을 구석이 없었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등반 이야기가 강당 내 모든 청중의 집중을 이끌어 냈다. 세계 최고봉 산을 마주할 때의 느낌. 크레바스를 건너면서 죽을 뻔한 경험. 등반길에 사망해서 영원히 산의 일부가 된 산악인까지. 영화 [히말라야]의 주인공 박무택 대장도 에베레스트에 남겨진 산악인 중 한 사람으로 그와 함께 했던 경험을 들으니 마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글에 담을 이야기는 진솔해야 한다. 그게 글의 핵심이다. 특히나 글로 자신을 어필해야 한느 지금의 시대에서는 진실성이 가장 중요하다. 글에서 어딘가 베낀 흔적이나 가공한 느낌이 들면 글 전체의 신뢰는 물론 흥미도 떨어진다. 

대단한 스토리가 필요하지 않다. 느낀 바 대로 전하는 방법의 글쓰기. 오늘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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