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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취업 시장에는 정말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기업에 근무하는 아르바이터들이건 정규 근로자 건 간에 근로계약서를 쓸 때 신중히 검토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알아서 잘 써줬겠지..', '계약서에 싸인만 하면 되지 세부 조항 뭐 그런 게 얼마나 중요하겠어?'라는 안일한 인식이 그것입니다.
물론 저도 근로자의 입장으로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기업과 근로자 간에 갑을을 구별하는 서열 중심의 기업 문화가 근로자에게 불안감을 형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기업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서를 꼼꼼히 훑어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근로자는 그런 갑의 눈치를 보며, 싸인만 하기 바쁘고 말입니다.
그런데 왜 기업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걸까요?
모든 기업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몇몇의 기업들이 근로계약서에 기업에게 최대한 유리할 수 있도록 조항을 삽입하거나 불리한 조항은 삭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이를테면, 구두로 말했던 연봉과는 다른 금액으로 기입한다던가, 근로 시간과 야근 수당 등 일전에 합의했던 내용과는 다르게 조항을 수정해서 삽입하는 것 등으로 말이죠.
쉽게 말해 꼼수를 부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서를 더더욱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것이죠.



만약 기업에서 여러분이 근로계약서를 꼼꼼히 훑어보는 것에 대해 불편해한다면 그 기업에는 다니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근로계약서는 기업과 근로자를 이어주는 상호 간 신뢰를 나타내는 문서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불편해하거나 불필요한 간섭을 한다는 것은 곧 기업과 근로자 간에 지켜야 할 기본 사항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근로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하는 여러분에게 그만큼 프로페셔널하다는 인상을 받고 더욱 깊은 신뢰와 기대를 바랄 것입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근로계약서를 검토할 때,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짚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표준근로계약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조항들은 우리가 필히 알고 있어야 할 것들입니다.
또한 근로계약서상에 나와있는 조항의 의미만 잘 알고 있어도 차후에 손해 입을 만한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근로 계약 기간

근로 계약 기간은 고용의 형태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기입할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자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명확한 근로 기간을 적습니다.
반면에 정규직 근로자는 근로 시작 일은 표기하지만 종료 시점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의 표준근로계약서는 계약직 또는 아르바이트에 해당합니다.



2. 근무 장소와 업무의 내용

근무 장소와 업무의 내용은 명확하게 표기되어야 합니다.
만약 기업이 근로계약서에 표기된 업무 외의 일을 맡긴다거나 다른 업무 장소에서 근무를 시킨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여러분은 해당 기업에서의 근로 중단을 요청하거나 근로계약서의 재작성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모든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상황에 따라 업무의 형태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변수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의경우에는 모기업에서 계약한 내용과는 달리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여러 업무를 병행해야 했던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저는 하나의 업무가 아닌 다양한 업무 역할을 경험해보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근로계약서 재작성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3. 소정 근로 시간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4시간 근로마다 30분의 휴게 시간을 제공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근무하는 총 시간이 몇 시간인지 확인하고 그에 따른 휴게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보통 8시간 기준으로 1시간의 휴게 시간을 제공받게 됩니다.
만약 기업이 업무 시간에 따른 휴게 시간을 알맞게 부여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정당한 휴게 시간 제공을 요청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몇 년 전, 명동의 모기업의 의류 플리마켓 행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어도 좀처럼 휴식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행사 첫날이라 다들 정신이 없어서 점심을 미처 못 챙기는가 보다..' 생각하고는 대수롭지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근무를 시작한 지 6시간째가 되어도 담당자로부터 식사는커녕 잠시 쉬고 오라는 어떠한 이야기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담당자에게 휴식 시간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이에 담당자는 상황이 너무 바빠서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곧 챙겨주겠다는 답변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담당자의 말을 믿은 채 시간은 흘러갔고 어느덧 시계는 6시를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아르바이트생들이 오전부터 점심도 먹지 못하고 저녁 6시까지 연속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담당자는 점심 식사와 휴게 시간뿐만 아니라 저녁 휴식 시간마저도 제공할 의사가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근로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판단한 저는 동료 아르바이트생들을 불러 모아 이에 대해 논의를 하였습니다.
이내 저는 저의 의견에 동조하는 몇 명의 아르바이트생들과 함께 담당자에게 근로에 대한 정당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아르바이트 현장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의 이야기를 통해서 드리고 싶은 말은 절대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지 말라는 겁니다.
아르바이트 건, 계약직이건 정규직이건 간에 말입니다.
그 몇 만 원의 하루 일당을 벌기 위해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와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 돈을 포기했을 때, 여러분 또는 여러분 가족의 생명이 위험해질 상황이 아니라면 제 말을 깊이 새겨들으시길 바랍니다.


4. 근무일/휴일

일주일 중 어떤 날에 근무할지를 정합니다.
주휴 일은 1주일을 모두 근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1일의 유급휴일을 말합니다.
1주일을 만근한다는 건 법정 근로시간인 1일 8시간,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것을 기준으로 합니다.
또한 주 15시간 이상을 근무한 자는 근무한 시간에 비례하여 모두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정규직 같은 경우에는 연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보통 주휴수당은 아르바이트처럼 기간제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주 15시간 이상을 근무한다면 내가 받을 수 있는 주휴수당이 얼마인지 잘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5. 사회보험 적용 여부

4대 보험은 여러분이 근로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이기 때문에 4대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에 대해서 아까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4대 보험에 가입하면 혹시 모를 업무상 재해나 법적 분쟁에서 보호받을 수 있고, 개인 신용 대출 또한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반드시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6. 근로계약서 교부

기업과 근로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에는 근로계약서 사본 또는 원본을 서로 한 부씩 나눠 갖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래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기본 2부를 작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근로계약서 한 부를 넘겨 받아 근로자가 보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만약 사업주가 여러분에게 근로계약서를 송부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송부해달라는 요청을 하시길 바랍니다.



위의 내용만 잘 이해하고 있어도 근로계약상에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문제는 예방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실제 아르바이트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필히 숙지하시기를 바랍니다.
근로계약서를 대충 훑어보고 안일하게 서명을 하는 것은 내가 나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자신은 타인에게 이용당해도 좋다는 뜻과 같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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