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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담당 업무를 맡지 못한 채로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엊그제 비로소 업무분장을 통해 자기 업무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생산팀 원부자재 구매를 맡게 되었다는 애기다. 원래는 회사에서 K를 자재업무 담당으로 뽑았는데, 그 사이 여건이 변화된 결과라고 한다. 원래 회사 일이란 게 그렇게 변화무쌍하다. 그러면서 생산부서에서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단다. 나로서는 참 기특한 일이다.    

 

제조업은 말 그대로 제조가 중심이다. 즉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다. 그래서 생산의 비중이 크다. 회사 규모가 작을 때는 생산에서 직접 구매와 자재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구매와 자재는 원래 생산에서 출발했다고들 말한다. 실제로 지금도 자재팀이 생산부서 조직 아래 있는 업체도 종종 볼 수 있다. 구매는 독립된 조직으로 분화된 반면 자재는 여전히 생산의 일부로 남아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재고관리의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생산에 필요한 자재를 외부로부터 구매하는 전담조직이 요구되었던 바, 구입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구매팀이 탄생한 것이다. 이처럼 전통적인 구매 조직은 생산부서에서 분화되었다.   

  

그렇다면 생산과 구매의 관계는 어떠한가? 생산팀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생산계획(Production Scheduling)을 수립한다. 이때 생산 담당자가 반드시 확인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인원과 설비 그리고 자재(여기서는 ‘원부자재’를 의미한다.)다. 이게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작업자가 부족해서 잔업시간이 무리하게 발생하거나 기계설비가 고장 나서 제대로 가동이 안 될 수도 있다. 또한 자재를 아무런 계획 없이 받을 경우, 재고가 지나치게 증가하거나 부족해질 우려도 생긴다. 결국 회사의 손익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자재는 생산팀과 구매팀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생산계획이 수립되고 자재 소요계획(Materials Requirement Planning)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생산은 자재의 공급일정에 매우 민감하다. 거의 목숨(?)을 건다. 왜냐하면 자재가 생산계획보다 늦게 입고되면 작업자는 일거리가 없어 놀아야 되고, 생산라인에 놓여 있는 설비 가동은 멈추어야 되기 때문이다. 자재가 일찍 들어와도 문제다. 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재고관리와 보관 공간 확보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잔뜩 긴장해야 한다. 자재만 제 때 들어온다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을 불필요한 일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생산계획이 틀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의 품질과 작업자의 안전도 생산 담당자는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요인은 결국 제조원가 상승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자재의 정상적인 공급이 이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회사가 구매와 관련된 전담 조직을 별도로 전문화시켜 놓은 것이다. 회사 내부에 있는 작업자와 생산 설비는 생산부서가 책임지고, 회사 밖에 있는 자재의 구매공급은 구매부서가 책임을 지라는 취지다.    

 

회사의 성장으로 자재의 물동량이 커지게 되면 구매부서도 분화가 된다. 자재를 구입하는 부서와 자재를 공급하는 부서로 분리되는 것이다. 즉 구매부서 안에서 구매팀과 자재팀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전문화의 길로 성장하고 발전한다. 그런데 자재 공급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자재팀의 입장이 난처해진다. 자재의 입고 지연으로 종업원의 일감이 없거나 생산 설비는 매번 대기 상태가 된다면, 회사 입장에서 자재팀의 전문성과 실력에 의문을 갖게 된다. 자재 공급이 지연되면 생산 일정이 늦춰지고 판매계획과 매출실적에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자재팀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는 업체들도 생겨나는 것이다. 원래의 자리가 어디인가? 바로 생산부서다. 생산조직의 하부구조로 자재팀을 편성하는 것이다. 종종 자재팀이 생산부서로 편제된 회사들을 볼 수 있는데, 다 그럴만한 사연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자재팀이 생산부서의 일원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회사의 특성에 따라 각각 처해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생산부서가 외부의 공급업체를 상대한다는 것은 생산의 집중력을 떨어트릴 수 있고, 재고관리의 객관성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자재 공급도 협력업체와 생산부서 양자 간의 협의로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어 제삼자의 견제 기능도 상실된다. 역사적으로 제조 기업이 구매와 자재를 생산부서에서 떼어내어,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하는 것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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