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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채인의 근무문화 – 출신성분이 갖는 차별의 아이콘

 

회사마다 법인마다 천양지차지만 한가지 공통적인 점은 현채인은 주재원의 보조업무 수행자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현채인과 일종의 주종관계가 맺어지는 명확한 상하관계 아래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쉽게 말해 신분제 사회에서의 주재원은 성골, 현채인은 6두품 정도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회사의 입장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채로 입사한 주재원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편이고 주재원들 역시 일종의 ‘선택받은 자’ 라는 선민의식을 갖고 현채인들을 대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단순히 복리후생이나 연봉의 차등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국내로 복귀하는 현채인 보다, 이러한 출신 성분으로 가르는 문화적 차별과 냉대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떠나는 현채인들이 상당수다. 특히 어느 정도 산전수전 다 겪은 경력자들 보다 신입으로 나간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이러한 차별과 출신성분에 대한 무시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카스트제도는 인도에만 있는게 아니다

따라서 본인이 만약 해외법인 현채인을 준비 중 이거나 채용 대기 중이라면 이러한 문화적 차별과 멸시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해두는 것이 좋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고 해도 주재원들은 기본적으로 현채인을 같은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물론 정말 인성이 좋은 주재원들도 있다. 기존에 현채인은 껴주지 않던 회식 자리에 자기 주도로 별도의 회식자리를 주최하여 현채인을 초대하여 같이 어울리는 등의 좋지 않던 과거의 폐습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주재원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비율적으로 아직까지 한국회사의 해외법인에서 현채인과 주재원의 관계는 불행하게도 주종 관계의 신분제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현채인의 업무 – 잡무 전문가가 되는 것은 피하자

현채인의 업무라는 것이 처음에는 주재원의 부족한 언어능력을 도와주는 일종의 통역이나 비서 업무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주재원들이 현채인의 메인잡 이외에도 자신의 잡무를 맡기는 경우가 매우 많다.

물론 최근에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재원의 수를 줄이고 기존 주재원으로 파견하던 포지션도 현채인이나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잡무 처리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현채인으로 나갈 시 자신의 메인잡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보통 현채인이 많이 나가는 직무로는 SCM, 재무, 엔지니어, 영업관리, 인사 직무가 있는데 엔지니어를 제외하면 나머지 직무로 나갈 시 자신의 메인잡이 무엇이고 자신의 일할 팀에서 자신의 직위나 팀원들간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자세히 파악하는 것이 좋다.

 

 

잡무만 하다보면 분명 열심히 일했는데 남는게 없다

대충 얼버무리면서 팀 내에서 긴급한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곳은 열이면 아홉 주재원의 잡무 전용 팀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제대로 된 경력 쌓기도 불가능 할뿐더러 시간이 흘러 이직을 할 때도 뭐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물경력’인 상태가 되기 쉽다.

예를 들어 SCM으로 나가게 되면 메인 거래처가 어디인지 어느 나라 담당인지, 맡게 될 물류업체는 몇 곳이나 되는지를 물어보거나, 재무담당자로 나가게 되면 재무회계 담당인지 관리회계 담당인지 자기가 직접 보고 해야 할 보고 라인이 누구이고 정기적으로 나가야 할 레포트는 몇 개나 되는지 결산은 누가 총괄하는지 등을 물어 보아야 한다.

제일 우려 되는 것은 인사팀 현채인으로 나가게 되는 것인데, 대부분의 해외법인의 경우 인사 주재원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인사 주재원 밑의 현채인은 인사 주재원의 잡무 전용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지 노동법을 모르기 때문에 노무 담당이나 채용을 진행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급여나 원천징수세를 담당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결국 단순 총무업무를 맡게 될 것이 뻔한데, 케이터링 업체나 청소업체 관리나 하다가 2~3년이 지난 뒤 한국으로 복귀하게 되면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치며

많은 이들이 외국계 회사 근무 혹은 해외근무를 희망하며 한번쯤 들어 보았을 해외법인 현채인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다. 분명 현채인은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출신 성분이 갖고 있는 내재적인 한계로 인해 주재원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멸시는 분명 현채인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이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할 부분이며 분명하지 못한 직무 정체성으로 인해 커리어 자체가 망가질 위험도 있다.

따라서 현채인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사원-대리급에서 2~3년 내 이직을 할 목적을 갖고 지원하기를 바란다. 본질적인 출신성분의 한계로 현채인이 그 회사에서 성장하는데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주재원이 바뀌면 고용의 안전성도 보장받지 못하고, 그나마 있던 주재원과도 불화라도 발생하면 현채인의 목숨은 말 그대로 파리 목숨이다.

그러한 불안정한 환경에서 무언가를 이루려 하기 보다, 인생의 전환점으로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하고 2~3년짜리 해외경력을 위한 디딤돌이라 생각하자. 그리고 그 디딤돌을 이용해 더 높은 커리어 성취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많은 주재원들이 이러한 접근방식을 보고 “현채인은 끈기가 없다” 라고 말하는데, 애초에 출신성분에 따른 출발선상이 다르다고 정의한 것은 그들이지 뒤늦게 들어온 현채인이 아닐 것이다. 출발선이 다른데 결승선은 주재원과 같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그 만큼의 충성심과 열정을 요구한다면 그건 그들의 관점일 뿐인 것이다. 굳이 그들이 설정해 놓은 프레임에서 싸울 필요 없이 본인의 커리어 발전을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하자.

그나마 LG그룹 계열 출신 해외 법인들의 경우 그룹의 사훈인 인화정신으로 인해 현채인에 대한 차별이 그나마 적다는 평이 많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LG그룹의 경우 현채인 채용 역시 본사 채용 사이트에서 진행하며 주재원이나 법인장 레벨에서 채용에 개입하여 갑질을 할 여지를 처음부터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구성원간의 융화를 우선으로 하는 사내 문화와 차별 조장을 배제하는 공정한 채용절차들이 수십년간 쌓여와 현채인 근무환경으로는 타사 대비 어느 정도 좋은 평판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여전히 현지에 나가있는 인사 주재원이나 법인장이 개인명의로 채용공고를 올리거나 친분이 있는 헤드헌터에 일임하여 알음알음 본사에 사후통보만 하는 식의 주먹구구식 채용절차가 만연해 있다. 이러다 보니 채용 단계에서부터 주재원의 갑질은 시작되고 명문화 된 계약서도 언제 주재원의 기분에 따라 사문화 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출처:  https://fcrecruiting-go.tistory.com/33 [외국계 취업 GO - 외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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