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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회사들의 기업 문화를 결정하는 요인 중 많은 팩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모회사가 어느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도 큰 영향을 미친다. 국가별로 가지고 있는 기본 문화가 결국 기업문화의 근간이 되는 만큼 어느 나라 출신 인지도 기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회사들이 나라별로 혹은 국가별로 일률적인 문화를 갖고 있지는 않으니 대개 평균적인 수준에서... 이렇다는 것이니 참고 사항으로만 알아두자.

 

미국계

미국계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는 M&A의 고향이라는 것이다. 미국계 회사들만큼 문어발식 M&A가 활발히 진행되는 나라는 없다. 특히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동종업계 내의 크고 작은 회사들끼리의 인수합병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나중에는 그 뿌리가 어디인지 조차 찾기가 힘들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는 미국이 기업의 시장 공개를 통한 주식시장 상장에 매우 적극적이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고 이에 따른 금융자본이 뉴욕을 중심으로 크게 번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문화를 배경으로 미국은 주주(shareholder) 우선주의 문화가 자리 잡았으며 대공황 시기와 2차 대전을 거치며 국가 재정으로 운용되는 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펀드들이 창립자 가문의 지분율을 넘어선 지 오래다.

특히 19세기 말 반독점법(Antitrust Law)이 제정되면서 철도왕 벤더필드, 철강왕 카네기, 자동차왕 포드와 같은 소위 산업화 재벌들이 해체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기업의 시장 공개와 이에 따른 창립자 후손의 대주주 지분율 약화가 가속화되며 경영권을 상실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실상 금융자본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따라서 개별 기업들 자체는 서로 시장에서 경쟁 관계이지만 주주 의결권을 놓고 보면, 사실상 경영권은 한 금융자본의 지배를 받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다수의 기업의 지분을 가진 금융자본에 의한 인수합병이 70년대 이후부터는 크게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미국계 기업 스탠리 블랙앤데커의 산하 브랜드, 인수합병을 통해 얻은 산하 브랜드가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인수합병 활성화에 의한 또 다른 특징은 구조조정의 상시화이다. 합병에 의한 두 회사 간의 중복된 조직 축소화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미국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정규직이라도 회사가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도 자유롭고 그에 따른 M&A도 용이한 것이다.

물론 미국계 한국법인들은 아무래도 한국의 노동법을 따라야 하므로 미국처럼 함부로 정규직을 해고하진 못하지만 사실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사람을 내보내려고 마음먹으면 그곳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회사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는 한국에 진출한 미국계 회사에서도 같은 문화가 깔려 있어, 내부 경쟁이 치열하고 그 와중에 도태된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상시 이루어지고 있어 고용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는 못하다. 단 경쟁에서 성공한 이들에 대한 보상은 확실한 편으로 능력 제일주의가 기업문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어 최고의 급여조건을 원한다면 미국계 기업이 적격일 것이다.(GE코리아 출신들은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많을 듯 하지만... 어디까지나 평균이 그렇다는 것이다... 평균이...)

GE 출신의 유명 CEO인 잭 웰치가 이 내부 경쟁시스템과 성과주의 시스템을 적용해 2000년대 초반 망해가던 GE를 반등시키며 CEO계의 교과서적인 인물로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근로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미국 본토의 실리콘밸리의 애플이나 구글 본사들 조차 악명 높은 근로시간은 이미 유명하다. 그것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미국에는 관리직, 행정직, 전문직, 외근 영업직, 컴퓨터 전문직 등 일부 직종에 시간 외 근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는 장치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추가 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도 근로자에게 노동을 시킬 수 있는 장치로, 물론 요즘에는 미국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이 높아 원래 주당 455달러(약 50만원) 급여 조건의 근로자에게만 적용시키는 조항이지만 이 상한선을 높여 상위 20% 이상 전문직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찌 됐건 이미 미국 본사에서 조차 이러한 근로조건과 기업문화가 있다 보니 미국계 한국법인들도 내부 경쟁과 근로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독일계

아마 미국계 만큼이나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국가가 바로 독일계일 것이다. 독일계의 특징은 이해당사자(stakeholder) 우선 주의다. 여기서 이해당사자란 회사, 은행, 노조를 각각 말한다. 이는 미국 기업 문화와 시장에서 신봉하는 주주(shareholder) 우선 주의와 배치되는 방향으로 그만큼 회사의 의사결정에 노조가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이 노조 문화가 이상하게 생산직 위주의 직렬 이기주의로 변질되어 버려 사무직들이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이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등 한국식과 독일식의 안 좋은 부분만 버무려진 나쁜 선례로 남아버린 케이스들이 많다.

과거 한국에서 복수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회사당 1개의 단일노조만 인정하면서 노조 구성 자체가 다수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생산직 위주로 짜이다 보니 생산직 이기주의가 노조 문화에 만연해 있어 같은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직이 역차별을 받는 아이러니가 종종 발생한다.(현재는 한국도 복수노조를 허용한다)

독일의 보쉬는 현재도 창업자 로버트 보쉬가 설립한 공익재단의 기금을 기반으로 하는 비상장 유한회사(GmbH)이다

 

또 다른 이해 당사자인 은행은 국가와 국민의 재정으로 대부분 다수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독일은 과거 바이마르 제국 시절 초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그 후유증으로 주식시장을 기본적으로 불신하는 문화가 있다. 그렇다 보니 국가경제 규모에 비해 주식시장이 작으며 주식시장에 주식 수 자체를 많이 발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식시장을 통해 인수합병이 활발히 진행되기도 힘들고 회사의 사업부문이 급변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안정적인 사업영위가 가능하다.

이러한 두 이해당사자의 영향으로 독일계 기업은 상대적으로 다른 출신 국가 기업들에 비해 구조조정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보수적인 투자 진행이나 급여산정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일본계

사실 국내 대기업의 문화 자체가 일제시대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일본 기업들의 문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따라서 국내 대기업들의 문화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외국계 기업을 꼽자면 일본계가 여기에 해당한다. 상명하복식의 수직적 구조, 군대 문화, 상대 존칭 등 사실상 이 모든 게 일본계 회사가 그 원조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법인에서 직접 채용한 현지채용인(이하 현채인)을 절대 본사 요직에 앉히지 않는 문화도 일본계 기업들이 초기 해외 진출할 시 사용하였던 문화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일본계 기업들은 본사에서 파견한 주재원(Expat)이 가장 상위에, 그 밑에 일본계 현지법인에서 채용한 현채인, 그 아래에 현지인들로 내려오는 수직적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캐논의 자회사인 캐논도키의 경우 OLED 증착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이다

따라서 모든 중요 의사결정은 사실상 일본 주재원 선에서 끝난다. 한국 법인에서 채용된 한국인들은 중요 의사결정에서 배재되거나 요직에 오르기 힘들고 일본 본사로의 전환 근무 배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 대기업들이 해외법인 출신 현채인에게 사실상 눈에 보이지 않는 차등을 주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이로 인해 업무적 성취를 꿈꾼다면 일본계 기업은 맞지 않을 수 있다. 단 일본계 기업의 최대 장점은 야근수당과 특근 수당 만큼은 아무리 작은 기업도 칼 같이 챙겨 준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본토의 문화에서 기인한데, 일본은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야근수당과 주말 특근수당은 1.5배로 계산하여 사무직과 생산직을 차별하지 않고 칼같이 지급한다.

한국 기업들이 사무관리직의 야근수당과 특근수당 지급에 매우 인색하고 이를 지출하지 않아야 할 비용으로 보는 것과 달리 일본 기업 문화 자체가 당연히 지급해야 할 돈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계 기업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사실상 이 야근수당과 특근수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단 이것도 최근에는 한국화 된 일본계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옛말이라는 평도 적지 않다.

 



출처: https://fcrecruiting-go.tistory.com/24 [외국계 취업  GO - 외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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