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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잡는 게, 매’라는 속담이 있다. 뭐가 되었던 꿩만 잡으면 모두가 매가 된다는 말인데, 매가 아닌 것이 어찌 매가 될 수가 있겠는가? 자연에는 거스를 수 없는 생태계라는 자연의 법칙이 있듯이, 인간에게는 인간사회의 도덕적 원칙이 있고, 기업에는 경영원칙이 있으며, 개인도 각각 살아가는 인생의 원칙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매가 자연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듯이, 인간도 윤리나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정정당당한 방법을 통해 꿩을 잡아야만 진정한 매로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2011년 내가 세라젬화장품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1년 쯤 되었을 때 일이다. 영업부에 사업자 사무실 임대를 담당했던 김대리가 있었는데, 조선족이었지만 바르고 비교적 성실한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는 사업자들에게 돈을 받고 계약서를 위조하여 사무실 임대료를 높이는 짓을 하였는데, 이는 몇 개월이 안되어 들통나고 말았다. 나는 중국 공안을 불러 그를 위협 반 설득 반 하여, 결국 그가 횡령한 자금을 다 돌려받고 퇴사처리로 일을 마무리했지만, 지금도 그가 마지막에 남긴 한 마디가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제가 처음부터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가 계약서를 위조해서 실비보다 더 많은 돈을 빼가는 것을 보고 윗 상사에게 보고를 하였지만, 윗 상사가 제말을 제대로 들어주지를 않았어요. 이미 그 돈을 주기로 약속했으니, 무조건 주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 너무도 억울해서, 그 큰 돈을 저들에게 다 주느니 차라리 나도 먹어야겠다 싶었던 거였어요. 왜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윗사람을 탓하지 않고 저만 탓합니까? 고양이 앞에 생선을 놓고, 나중에 고양이가 먹었다고 고양이를 탓해야 하나요? 아니면 생선을 놓아둔 사람을 탓해야 하나요?”

 

나는 한순간 말문이 막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분명 그의 말은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려는 궤변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맞는 구석도 있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윗 상사도 큰 잘못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초창기 인재가 귀했던 나는 두 사람을 모두 내보낼 수는 없었다. 사람은 절대 고양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과 양심과 윤리와 질서가 있는 사람은 설령 남의 돈이 내 앞에 있어도 함부로 가져가면 안 되는 일이다.

 

이처럼 직원 개인의 생각과 업무가 바로 원칙이 된 잘못된 사례는 잘못된 행동을 낳게 되어, 회사에 손실을 끼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생에도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된다. 당시 사무실 지원업무에는 아무런 원칙도 없었고, 영업부장은 매출 목표 달성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데 소홀하였으며, 김대리 또한 인간이 지켜야 할 보편타당한 기본 원칙을 어기고 자신에게 유리한 생각만 했기 때문에, 잘못된 실행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처럼 원칙이 없거나 잘못된 원칙은 잘못된 실행이라는 잘못된 만남을 가져온다. 만약 제대로 된 업무 수행 원칙이 제대로서 있었다면, 그도 과연 이런 짓을 쉽게 저지를 수 있었을까?

 

이때 내가 얻은 분명한 한 가지 교훈은 제대로 관리되는 원칙이 없으면,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도 잘못된 실행을 할 수가 있고, 그 잘못된 만남은 인재를 회사에서 떠나게 하는 잘못된 이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실행을 위해서는 올바른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 무조건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일을 올바르게 제 때에 해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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