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진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나는 4학년 1학기를 보내고 있었고, 내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나 선후배들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서야 갑자기 '왜 모두가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분명히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건 극히 예외였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에 대해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알게 된 것은 진로 선택에 대한 고민이 '알지 못하는 곳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직업 선택까지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혹은 '정말 관련이 있을까' 등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것이 상당 부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로 선택에 있어서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두려움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간접적으로 체험하여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간접 체험과 똑같은 경험을 할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이 '진로 선택'이다.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선택하는 데 있어서 편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 20대는 스마트 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이와 매우 친숙한 세대이다. 때문에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늘 스마트 폰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그래서 이런 불안함을 스마트 폰을 통해 확인하고 또 자신의 선택을 지지해줄 근거를 찾기도 한다. 이미 자신이 어떤 진로 선택을 하였으나, 그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선택에 믿음을 줄 근거를 의도적으로 찾는 것이라면 문제가 전혀 없다. 오히려 이로운 것이다. 하지만 이와 는 반대로 아직 진로에 확답을 찾지 못하였는데 이에 대한 판단 근거를 오롯이 손바닥 크기의 스크린에 나온 정보에 의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고, 자신을 계속 망설이는 상태로 두게 하는 일이 돼버린다.
가장 큰 이유는 어차피 우리가 손바닥 크기의 스크린을 통해 얻은 정보를 100% 믿지 않는다는 점, 그럼에도 혹시나 이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점 등 얻은 정보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할지 말지에 대해 고민만 더 하게 될 뿐 결과적으로 제대로 선택을 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의 특성상 어떤 일을 하려는 사람에게 조언을 줄 때 '긍정적'으로 주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과 같은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나 사실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 장소에서 올라온 조언들은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믿고 선택하려고 하더라도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보고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처음 고민했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시간만 낭비하고 고민만 마음에 가득한 채로 다시 돌아온 뒤, 아무것도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게 되는 것이다.
“
나는 어쩔 수 없나 봐. 정말 모르겟어.
”

진로 선택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본인만 어쩔 수 없고, 막막한 게 아니다. 당신의 주변에 있는 모두가 그렇다고 봐도 무방하다. 혹여 한 두 사람 정도가 확신에 찬 눈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면 그건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생각해도 좋다. 오히려 본인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진로 선택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망설이고 있기에 어느 것이라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선택하고 임하면 된다. 애초에 선택조차 하지 못하면 어느 것도 20대에 체험하고 이룰 수 없다.
당신이 두려워하고 망설이는 20대의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