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할 수 있어서? 그래서 제대로 못한다. - 남들도 할 수 있는 일만 하는 당신에게.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엄청나게 바쁘다. 바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바쁘게 만든다. 그래서 24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 학점은 기본이고, 컴퓨터 기본 자격증에 봉사활동이나 교외 활동, 여기에 수상 경력까지 만들어놔야 그래도 서류는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딱 그랬다. 나는 취업을 원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다 잘해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위의 것들을 했다. 학교 공부도 하고, 호주 워킹홀리데이 다녀왔으며, 매주 금요일 봉사활동도 나가고 교외 활동으로 설명회도 열어보고 글쓰기 관련 수상도 하였다.
그래서 나는 안심했다. 나는 대학생이 취업 스펙으로 쌓고자 하려는 대부분의 것들을 시도하고 해봤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안심했던 것이다.
대학 졸업을 앞둔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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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디든 갈 수 있겠지. 이렇게 소위 스펙이라고 하는 것들을 다 쌓았잖아, 나는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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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디든 갈 수 있겠지. 이렇게 소위 스펙이라고 하는 것들을 다 쌓았잖아, 나는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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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어느 조직이든 똑같은 사람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나는 내가 '똑같은' 사람이 되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나는 내가 '똑같은' 사람이 되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너도 나도 다 갖추려고 하는 것들만 쌓았을 뿐, 그 똑같은 사람들 중에서 내가 선택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답을 전혀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위의 깨달음을 얻는 데는 졸업 후 채 두 달이 걸리지 않았다. 취업을 목표로 하지도 않은 내가, 취업을 위해 달려온 사람들을 대신해 취업이 될 일도 없었지만, 면접이나 일을 하면서 나의 상태와 내가 지난 시간 동안 갖고 있었던 생각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를 쉽게 깨닫게 되었다.
시간을 쪼개며 노력했던 순간들에 비해 내가 내 상태를 깨닫는 시간은 터무니없이 짧았다.
그리고 내 20대가 대부분 끝나가는 시점이었기에 깨달음에 대한 상처는 매우 컸다.
그리고 내 20대가 대부분 끝나가는 시점이었기에 깨달음에 대한 상처는 매우 컸다.

그래서 나는 며칠간 내가 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 결과 답은 굉장히 단순했다.
그 결과 답은 굉장히 단순했다.
'다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루는 24시간이었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 24시간을 쪼개어 할 일들로 채워 넣었다.
당연히 쪼개진 시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채웠기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할 수 있은 일보다는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들로 내 24시간이 채워졌다. 그리고 그 일들은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것들이다.(간단한 컴퓨터 자격증, 토익 등)
당연히 쪼개진 시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채웠기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할 수 있은 일보다는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들로 내 24시간이 채워졌다. 그리고 그 일들은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것들이다.(간단한 컴퓨터 자격증, 토익 등)
당연했다. 하루 24시간 중 1시간만 투자하여 결과를 낼 일을 찾는다면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 하루 24시간 중 10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고 하면, 당연히 스스로 잘할 수 있고 또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걸만한 일에 그 시간을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즉, 나는 짧게 쪼개어진 시간들로 내 하루 일과를 채웠기에 전문성을 갖출만한 일들로 내 하루를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이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증거는 멀리 갈 것도 없다. 대학생이라면 도서관에 가보라. 같은 책을 가지고 같은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내가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선택하고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할까라고 질문을 하고 접근했다면 내 하루가 많은 대학생들의 하루와는 달랐을 것이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좋지만, 그 하루를 '다른 사람들도 다 할 수 있는 일'로만 채우는 것은 위험하다. 20대는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시기이다.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자.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다 할 수 있는 일'로만 채운 뒤, '나는 달라'라고 이야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들 똑같은 것을 해왔기 때문에 같은 결과들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다 할 수 있는 일'로만 채운 뒤, '나는 달라'라고 이야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들 똑같은 것을 해왔기 때문에 같은 결과들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