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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만에 글을 써 보려 한다. 오랜만에 끄적이게 된 글의 주제는 ‘꿈’.
언젠가 누군가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때 나의 사고 과정은 이랬던 걸로 기억한다.

‘내 꿈은 놀고먹으며 유유자적하는 신선과 같은 삶을 사는 건데… 이 대답을 원하는 게 아니겠지..? 그거 말고 내 꿈이 뭘까, 우리나라 최고의 마케터? 중국 이커머스 전문가? ‘

결국 중국 관련 전문가라는 대답을 던져놓고 나서, 그 뒤로 한참 동안 내 꿈이 뭔지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꿈이 의미하는 게 뭐고 ‘신선과 같은 삶’을 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꿈을 장래희망(장래에 무슨 일을 하길 희망하는지)이라고 통칭하고 있다. 그럼 대한민국의 자라나는 새싹들인 오구오구 해주고 싶은 아이들의 꿈이자 장래희망은 무엇일까?

 
유치원졸업사진

장차 크게 될 자라나는 새싹이었던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을 되돌아보면, 빨간펜 비슷한 과학 선생님이 집에 와서 가르쳐 주는 과학이 재미있어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전쟁 박물관 같은 곳에 있는 비행기를 보고는 비행 조종사가 되어 엄마 아빠를 태워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대통령이 되고 싶진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새싹이던 90년대에도 그랬을지 모르지만, 요즘은 애기들에게 ‘꿈(장래희망)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판검사, 변호사, 의사, 심지어는 건물주도 나온다고 한다. 이런 꿈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백만장자, 부자’라는 표현이 아닌 변호사, 의사라는 단어가 애기들 입에서 나온다는 건 부모의 야망 혹은 욕망이 담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럼 예전엔 애기였던 사람들이 현재 꾸고 있는 꿈들은 무엇일까

많은 대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대기업 입사, 고시, 공무원 시험 합격 등 취직에 관련된 답변을 하곤 한다. 물론 해당 기업에 취직해 개인의 야망 또는 욕망을 채우는 것이 꿈인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건 사회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에 자신의 꿈을 끼워 넣은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가슴 깊숙히서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그래서 네 꿈은 뭔데?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나의 꿈은

앞에서 말했듯 ‘대 카테고리- 신선과 같이 유유자적하는 삶’이다. 이 대 카테고리 안에는 연애, 여행, 효도 등의 중 카테고리가 있고, 또 이들을 구성하는 세부 소 카테고리들이 존재한다. 물론 이 꿈을 이루는 전제는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사람과 알콩달콩한 삶을 살고 있다’이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소소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은 이 소소한 것들을 이루기 위해 그 흔한 고생들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2011년 싸이월드에서 ‘드림 캠페인’을 진행하며 응답자들의 꿈을 수집한 적이 있다.

 
(싸이월드 “가수 꿈꾸는 10대 가장 많아”-뉴스토마토,2011)

가수, 여행, 요리사, 사랑/연애…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진정 원하는 꿈들을 하나씩은 마음에 품고 있다. 적어도 이 표에는 위에서 나왔던 대기업 입사는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대기업 입사도 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결국 네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적어도 내 한 몸, 아니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꿈을 이루기 더 쉬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야지, 그 과정 자체를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고 한정 지어 진짜 내 꿈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신선과 같이 유유자적 하는 삶’도 꿈이다.
꿈으로 포장된 중간 목표들 때문에 진짜 나를 위한 꿈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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