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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


오랫동안 상상만 했었던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보내고 나서는 왠지 모를 후련함이 밀려왔다.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 10여 년 동안 정들었던 내 자리를 둘러봤다. 책상의 왼쪽에는 서류가 수북이 쌓여있었고 오른쪽에는 그동안 써왔던 다이어리가 연도별로 꽂혀 있었다. 파티션에는 행사 마다 직원들과 찍었던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모두 환하게 웃는 사진들이었다. 그동안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동료들이다.
 컴퓨터를 켜고 D드라이브 속 한 번도 열지 않은 폴더를 클릭해서 열었다. 언젠가 내가 일을 그만두는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겠다고 스스로 약속한 폴더다. 그 동안 수없이 그 폴더를 열까 말까 사이에서 고민을 했었다. 오늘 결국 그 폴더를 열었다.
 폴더 안에는 ‘사직서’라는 한글파일 한 개만 있다. 그 파일을 열고는 맨 위에서 부터 천천히 빈칸들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성명, 소속, 입사일, 퇴사일……. 마지막 ‘사직사유’ 기입 칸에서 커서는 깜박깜박 멈추어 있었다. 


‘사직사유라…….’


 지난 8년의 시간들이 영화의 필름처럼 지나갔다.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밤새 행사를 준비하던 일, 1분 지각에 노발대발하며 집에 가라고 소리치던 팀장에 맞서서 “조금만 있다가 가겠습니다!”라고 대들며 객기를 부리던 신입사원시절,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대포한잔에 풀어내던 이야기들. 이 모든 것들이 눈앞에서 지나갔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빈칸을 메꾸어 넣었다.



'개인 사유'


 8년간의 회사생활의 마무리는 딱 네 글자로 귀결되었다. 회사를 위해서 지난 수년간 부단히도 노력을 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퇴직을 결심한 일 년 전, 내 자신 스스로가 준비가 되면 오랫동안 속에서 맴돌았던 그 말을 하고자 했다. 그날이 바로 오늘 이였다. 나의 퇴직 소식을 듣고 수년 동안 내 옆에서 나를 지켜봐온 지인들을 모두 찾아와 한마디씩 건네며 태풍 앞의 나무 마냥 내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았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정직원 자리를 마다하고 나가니.”
“너 어디 가서도 그 정도 급여와 대우 못 받는다. 다시 생각해보고 계속 다닌다고 해라.”
“직장을 다니면서도 너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잖니?”


 회사에 계속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입사 후 10년 동안 월급을 받았지만 늘 마이너스 잔고였기에 빚을 갚아가며 삶을 유지 시켜줄 수 있는 산소호흡기와 같은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소통이 되지 않는 조직과 나의 인생을 살고 싶은 갈망은 점점 나의 마음을 기울게 했다.


 질문을 받은 수의 곱절은 더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항상 어지러운 생각 끝에 나오는 답은 항상 같았다. 나의 이상과 목표를 위해서 회사가 걸림돌이 된다면, 회사를 그만두어야할 100가지 이유 중에 99가지가 날 위한 타당함이고 한 가지가 경제적 문제라면 그만두어야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스스로 이야기 했다. 오늘의 내 나이 서른다섯. 나는 내 인생에 전환점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즉, 내 인생 변화의 시기다. 만약 이 기회를 반환점으로 삼고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앞으로 남은 40년을 후회 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칠 듯이 외롭고 힘든 순간은 언제든지 날 찾아올 수 있게 바싹 붙어서 나의 정신이 나약해지기만을 기다리며 잔인한 눈빛으로 날 항상 응시하고 있다. 


 청춘들은 어리숙하게 남의 눈치를 살피며 살아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나의 방식을 남에게 고집할 필요도 없다. 남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살게 놔두면 된다. 나는 나대로의 삶의 방식으로 살면 된다. 단, 목표만큼은 명확하게 정하고 행(行)하기를 바란다.
 어느 날 강연을 하며 청소년들에게 물었다.


“앞으로 살면서 금전적으로 얼마를 벌어야 행복할 것 같니?”
“10억이요”
일제히 청소년들이 그것밖에 못 벌어서 어떻게 할 거냐며 야유의 소리가 들린다.
“그래 그럼 10억을 벌기 위해 넌 어떻게 할 거니?”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갈 겁니다.”
“그래, 그 다음은?”
“네. 그 다음은 대기업에 취직을 할 겁니다.”
“그렇게 하면 10억이라는 돈을 벌 수 있니?”


이내 그 친구는 조용해진다. 만약 여러분들이 10억을 벌고 싶다면 그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를 채워나가야 한다. 일상의 모든 초점이 그 목표에 집중이 되어야 한다. 목표로 가는 여정의 나태함은 무서운 적이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을 힘들다고 멈추거나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망설이고 주저하는 순간도 시간은 야속하게 째깍째깍 흘러간다.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만큼 세상은 주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곳은 정해 놓고 가는 거지?”
“아니요. 이직하려는 직장은 없습니다.”
“에이…….그래도…….설마.”
“후회 안하겠어?”


 후회…….내가 되묻고 싶었다. 혹시 당신은 후회할 것이 두려워 결정을 못하는 자신이 더 후회스럽지 않냐고. 오히려 직장 생활을 했던 시절이 나에겐 오히려 더 불행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난 이른 서른다섯의 나이에 ‘나’를 찾으러 가는 긴 여행을 막 시작하려는 시점이다. 


나는 농구생활을 통틀어 9,000개 이상의 슛을 실패했고
거의 3,000게임에서 패배했다.
그 가운데 스물여섯번은 다 이긴 게임에서
마지막 슛의 실패로 졌다.
나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농구 황제 마이클조던도 수많은 실패의 과정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그의 현역 시절 화려한 동영상이 수백 개가 나온다. 단, 실패의 과정에 대한 동영상은 없다. 세상은 1등만을 기억하고 1등의 영광의 그림자만을 쫓고 1등의 결과가 곧 성공의 법칙이 된다. 2등의 결과는 곧 사라지고 만다. 우리는 “실패”라는 가면을 쓴 “성공으로 가는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고 단단해진다. 그러한 과정들이 모여 “나”라는 멋진 사람을 만들고 있다. 인생은 나를 만들어가는 작품의 제작 과정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과정을 통해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며 오류를 배우고 다른 길을 모색하며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 1등과 2등의 차이가 아니다. 직장을 떠난다는 것은 큰 결심이다. 그리고 그 결심의 결론은 힘들다. 그리고 외롭다. 경제적인 압박이 시작될 것이고 앞으로 내 인생 설계도면을 내가 온전히 그려야 한다는 점이 굉장한 부담감으로 다가 올 것이다. 
 언젠가 중소기업에 면접을 본 날이었다. 그 회사는 중소기업 중에서도 자그마한 회사였다. 면접이 끝날 무렵 면접관이 나에게 물었다.


“사실 저희 회사가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시면 많은 양의 업무가 부여될 겁니다. 근무환경도 그리 좋지 못합니다. 그리고 경쟁 업체에 밀려서 지금은 매출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도 오시겠습니까?”
잠시 생각한 뒤 입을 뗐다.
“면접관님, 말씀하신 것을 바꿔 생각하면 더 내려갈 여지는 적은 것이고 올라갈 기회가 앞으로 더 많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 순간 면접관의 옅은 미소를 본 듯했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그 분야에서 최고에 도달한 사람이 적다는 뜻이다. 그리고 도달 했을 때에는 다른 경쟁자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퇴사를 며칠 앞둔 유난히 추운 날씨의 어느 날 이였다. 업무 인수인계와 관련된 업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나가려고 입고 있던 두툼한 외투의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는 휘저어보았다. 까슬하게 걸리는 한두 장의 종이 느낌이 손끝을 타고 올라왔다. 나는 그 종이를 꺼내어 내 눈앞에 놓았다. 천 원짜리 두 장의 모습이 구겨진 채로 보였다. 


‘이천 원…….’


그 돈이 마치 내 인생에 보증수표처럼 보였다. 그리고 왠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래!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멋지게 한번 내 인생을 그려보자!’


지금의 난…….내 인생의 경영권을 내가 움켜쥐었다는 것 그 자체로 굉장히 흥분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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