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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세울 것 없지만 또한 버릴 것 없는 내 생이다."

- 윤재철, <젖은 꽃> -


 

 어느 덧 익숙해진 새벽 4시, 

긴 밤의 끝을 붙잡고 있는 눈꺼풀을 들어 올려 잠을 멀리 보낸다. 스탠드의 스위치를 올리고 서재에 앉아 어제 작성 된 원고를 다시 한 번 읽어 내려간다. 수정된 원고는 나만의 원고 상자에 넣어 놓는다. 아마 내일이 되면 다시 수정된 원고가 그 자리를 대신 할 것이다.

 

 2시간 정도 글쓰기가 마무리되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한강으로 천천히 내달린다. 새벽의 신선한 공기는 마음속에서 무언가 불끈거리게 하는 힘이 있다.

 

 사무실로 돌아와 샤워를 한 뒤 그 날 기분에 맞는 책을 꺼내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한 챕터를 정독한다. 다음은 간단한 회의 후에 책가방 하나 둘러매고는 사무실을 나선다.

 

 매일 아침, 세상 밖으로 출근 한다. 시선과 발길이 닿는 곳. 그 곳이 나의 사무실이다. 어느 날은 홍대 앞 카페가 사무실이 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공원의 고즈넉한 정자(亭子)가 사무실이 되기도 한다. 이글은 백운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자그마한 카페에서 쓰고 있다.

 

 나는 지금 ‘글’이라는 새로운 길로 들어서려하고 있다. 1년 전, 명함 한 장에 규정된 삶을 벗어나기 위해 10년을 다닌 회사를 퇴사 했다. 주위에선 평생 안정된 삶이 보장된 직업이라 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고민의 나날들을 보내면서 나는 점점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갔다.

 

 ‘선택’을 강요받고, 지시에 무조건 복종해야하는 사내문화에서 내 생각 따위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존재의 부존재...’늘 허한 가슴을 안고 퇴근하는 길, 바람은 언제나 차가웠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런 삶을 동경했지만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무모하기도 했고, 어리석기도 했다. 그러나 ‘퇴사’는 스스로의 결정이었고 그 중심에는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받아들인 선택이었다. 내 인생에서 이처럼 큰 용기를 낸 결정은 또 없을지도 모른다.

 

 퇴사이야기를 서두에 꺼내놓은 것은 내 삶을 바꾼 가장 큰 변곡점이 ‘퇴사’였기 때문이다. 조직이라는 배경이 사라지자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도 틀려졌다. 그러나 나는 외롭지 않았다. 하얀 화폭에 스케치부터 다시 한다는 생각만으로 설렜고 즐거웠다.

 

 회사를 나오기 전, 이름 모를 해변을 거닐다 방파제 위에서 바늘에 낚인 물고기가 온몸을 파닥 거리며 세차게 꼬리를 튕겨내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사력을 다해 드넓은 바다로 돌아가고자 하는 생명의 의지가 지금의 내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벌어진 아가미 사이로 목숨이 새어나가는 현장감에 숨이 막혀왔다.


‘숨 쉬고 싶다!’ 

 

온힘을 다해 자유의 바다로 뛰어들고 싶었다.

 

 바다에서 돌아온 이후 그간 속에만 담아 두었던 글쓰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행동하지 않는 가능성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관망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 나도 모르게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란 것을.

 

 이후 새벽시간을 이용해서 매일 두 시간씩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어느덧 두툼히 쌓인 원고 위로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듯 넘어 들어온다. 그사이 계절이 바뀌고 내 나이도 한살을 더 먹기 일보직전이다. 여전히 난 퇴사이후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기분 좋은 음악과 갓 내린 커피와 함께 글에 젖어 있는 이 행복을 난 사랑한다. 먼 산의 신선한 초록과 투명한 하늘이 만들어내는 설렘의 앙상블에 취해 글을 쓰는 이시간이 행복하다.

 

 이 글은 보통의 존재로 여겨졌던 한 남자에 대한 인생 성장기다. 그리고 그의 삶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꿈꾸는 사람들과 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누구에게나 삶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가 소중히 다루지는 않는다. 나 역시도 그랬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남은 인생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지금 당신이 행복하다면 불행했던 과거는 재해석 될 수 있다. 현재가 행복해지기 위해 내가 어떤 결심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길 바란다. 당신이 생각하고, 당신이 결정하고, 당신이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해 질 것이다.

 

 지금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책’이라는 또 한 번의 행복의 항해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이 순간, 행복하다. 인생의 목표는 결과가 아니라 매순간의 과정에 있음을 변화와 성장을 만끽하는 이 하루를 통해서 느낀다. 이 황홀한 걸음걸이를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도전의 크기만큼 두려움도 커지겠지만 기꺼이 그 두려움에 맞설 것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여정 속에서 여러분들이 이 변화와 성장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운명에 순응할 것인가 맞설 것인가는 언제나 나의 선택이다. 그 선택을 언제나 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 누구에게나 선택의 권리는 있다는 것. 인생은 미치도록 두근거리는 황홀한 여행이다. 청춘이여 지금부터 내가 걷는 낭만의 바다로 그대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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