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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님, 과연 제 문제가 뭘까요?"

 

5번의 입사와 신입 생활 그리고 퇴사.

가장 길었던 신입 생활은 6~7개월 남짓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은 한 번 입사하기도 힘든데, 이 후배는 5번이나 서류와 최종면접에 합격한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정말 뛰어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바는 취업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자신도 맡은 바 업무를 잘 해내고 승승장구하는 직장인을 꿈꿨을 테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건 없었고 몇 개월 만에 여럿 회사를 뛰쳐나온 결과를 맞이했다.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시간을 내어 그 후배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여러 포인트들이 튀어나왔다. 직무, 사람, 조직, 문화, 비전 등. 한 회사에선 이것이 마음에 안 들고, 다른 회사에선 저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힘들었다고 했다. 가장 오래 있었던 회사는 웬만큼 견댈 수 있던 곳이었는데 결국 사수와 갈등의 골이 깊어져 도망쳤다고 한다. 대화를 하는 내내, 나는 그 친구 입에서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도록 가이드했다.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면 답이 없다. 문제는 나에게 있고, 그것은 나쁘고 비난해야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외부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란 고찰을 한 뒤,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하나 둘, 그 후배의 입에서 스스로의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워라밸에 대한 환상"

 

앞서 언급한 대로 그 후배는 취업을 한 사람이라면 겪게 되는 다양한 고민과 문제를 맞이했었다.

그런데, 공통분모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워라밸'이 보장이 안되어서...라는 것이었다. '워라밸'이라는 키워드에 좀 더 집중해보니 그 후배의 잦은 퇴사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자신은 '워라밸'을 보장해주는 회사를 원했는데, '워라밸'은 둘째치고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후배가 원하던 '워라밸'은 무엇이었을까?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것. 정해진 시간에 칼 같이 퇴근하고, 이후 시간이나 주말엔 간섭받지 않는 것. 당연한 것이었다. 한국 기업 문화가 그것에 이르지 못하여, '워라밸'이라는 것이 핵심 키워드가 되는 세상. 분명 한국 기업도 변화가 되고 있는데 그 후배는 그 과정조차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물론, 기업이 앞서 직원의 '워라밸'을 보장해줘야 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 후배는 '워라밸'에 대한 환상이 컸던 게 분명했다. '워라밸'은 회사가 해주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노력하여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회사가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시켜줬다고 해도 그 나머지는 자신이 채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에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일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신입사원이라면 더 그렇다. 우리는 외국 사람들이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는 자유롭다는 생각을 한다. 네덜란드에서 주재원으로 있을 때, 네덜란드 사람들은 업무 시간엔 집중해서 일하는 것을 봤다. 점심도 자리에서 샌드위치로 대신했다. 시간에 맞추어 퇴근을 하더라도, 필요한 일이라면 집에서든 휴가지에서든 이메일이 날아오곤 했다.

 

"워라밸은 말 그대로 Balancing(균형 잡기)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과함'과 '부족함'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내 역량이 부족하다면 '일'에 무게를 좀 더 둘 수 있다. 너무 힘들다면 '일'을 줄이고 '휴식'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만 마냥 쏠릴 수 없다. '균형'이 잡히는 건 순간이다. 우리는 평균대를 걸어갈 때, 좌우로 흔들린다. 체조 국가대표도 좌우의 쏠림이 덜할 뿐이지, 팔을 뻗어 균형을 잡는다.

 

다시 그 후배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자신이 '균형'을 잡겠다는 생각보단 이미 '균형'이 잡힌 곳에 있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즉, '환상'이 컸다. '워라밸'은 일찍 끝나서 하고 싶은 일 하고 쉰다는 게 아니다. '직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역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 중엔 '휴식'도 포함되어 있다. 즉, 잘 쉬는 것도 실력인 것이다. 본질적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직장인이라는 '업'을 가지고 있다면 결국 '쉬는 것'도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수단'이다.

 

 

'균형'을 잡으려면 아등바등해야 한다.

한쪽으로 쏠린 걸 인지 했다면, 다른 한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처음부터 '균형'이 잡힌 길로 가거나, 누군가 그것을 잡아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자 환상이다. '균형'은 내가 잡아야 한다. 취업을 하여, 처음 하는 모든 일이 낯설다면 그것을 catch-up 할 노력이 필요하다. 퇴근 시간을 좀 더 늦추더라도,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일을 알아가야 한다. 아니면, 퇴근해서라도 노력을 해야 하고 자존심은 살짝 접고라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달려들어 물어봐야 한다. 직장은 사람을 '자원'으로 본다. 그래서 우리는 'HR'이란 말을 쓴다.

 

후배에게 물었다.

혹시 본인이 생각하는 '워라밸'이 자기중심적으로 편향되어 있는 건 아닌지. '균형'이라는 요소를 망각하고 일을 덜 하거나, 회사에 대한 기여도는 고려하지 않은 자신만의 '시간'을 바란 건 아닌지. 아마도, 우리네 직장인들이 그동안 직장에 뜯겨온(?) 것들이 많은 약자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적대적으로 마주하기엔 '직장'이라는 대상은 소중한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 잘 들여다보면 상부상조하여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 분명 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은 '균형'을 잡는데서 더 명확하게 그 존재를 드러낸다.

 

 

함께 이야기하던 후배도 고개를 끄덕이고, 스스로를 돌아보아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연락하자고 했다. 후배의 뒷모습에서 새로운 다짐과 열정을 보았다. 그리고 예전에 썼던 글 하나를 링크로 보내줬다. '워라밸'보단 회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좀 더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 또한 스스로를 돌아봤다. 멘토링의 묘미다.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참고 글: 회사를 악용할 것인가, 이용할 것인가, 활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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