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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회사에 출근한지 몇일이 되지 않았는데 슬럼프가 시작될때 문득 내 머릿속을 스치는 질문 빅와이가 스쳐갔다. ‘대체 왜?’

대체 왜 나는 영어를 공부하고 싶었던가? 대체 왜 나는 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계속 부딪히며 도전하는가? 대체 왜 나는 이 여정을 시작하였던가?

마땅히 대답할 답들이 없다. 마치 광활한 사막위에 이정표없이 있는데 도대체 나한테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냐고 물어보는 것 같다. 걷다 보면 그 끝이 있긴 하지 않겠냐는 막막한 답을 스스로에게 하며 끝이 보이지 않은 사막위를 걷는 기분이다. 그래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아주 따깝게 내려쬐는 호주 햇빛을 사막에서 맞고 있다고 상상하면 얼마나 뜨겁고 갈증이 날찌 상상이 잘 된다. 그 따가운 햇빛을 피하기위해 잠시 그늘이라도 어디 쉴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나는 정말 언어라는 거대한 사막에 덩그러니 홀로 놓아진 것 같다. 언어라는 것은 문법과 어휘를 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다음 장벽이 있다. 바로 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경제와 트랜드에 관련된 문화에 대한 내용은 내가 문법을 단어를 몰라서 못알아듣는게 아니다.

한단계 더 호주 사회로 들어오니 나는 호주에 대해 아는 것이 정말 없는 사람이다. 유명한 프렌차이즈 가게정도는 알아도 요즘 알만한 사람들끼리는 잘 안다는 사업가,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는 투자 그룹, 목축업과 관련해서 주로 소와 양이 키워지는 곳과 그곳의 문화등 아는게 하나 없는 외국이었다.

하나 하나 관심이 생기면서 찾아보고 기사도 읽어보고 하다보니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가끔 카톡으로 주고 받는 대화 내용이 오히려 또 먼나라 이야기같다. 요즘 한국연예인들이 뭐어떻다고 하면 그것도 또 마음에 잘 안와닿는다. 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영어도 한국어도 둘다 잘 못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쭈구리 기분. 하 -

이런 쭈구리 기분이 들때,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조금의 물방울, 작은 나무 한그루라도 찾으면 너무 반가울 것 같은 간절한 마음이 들때 갑자기 뜬금없이 오아시스가 앞에 펼쳐길때도 있긴하다.

내가 처음 호주에 와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을때 그것도 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나의 첫번째 오아시스가 펼쳐졌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그 첫만남의 강렬함은 잠시인것 같다. 그 물가 앞에서 영원히 살 수는 없다. 잠시 목을 축이고 나는 또 이 사막을 떠나기 위해 채비를 해야한다. 걷다가 치질때면 다시 오아시스가 나타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나는 발걸음을 한걸음씩 떼어야한다.

나는 그 걸음을 떼었고 과연 다시 목을 축이긴 할 수 있을 까? 막막한 마음이 컸지만 어떨때는 부풀어오르는 기대감으로 어떨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겼다. 그러다 — 마침내

나는 호주에서 두번째 오아시스를 만났다. 지금의 호주 사장님과 얼마나 일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너무 막막하지만 영어도 잘 못하는 나에게 똑똑하다는 칭찬을 해주는 것을 보면 내 껍데기 인종과 내 어눌한 영어능력을 넘어선 내 디자인 실력을 보아주는 안목에 고맙다. 하지만 또 나는 이 오아시스도 이내 내가 완전히 정착 할 수 없는 곳임을 알고 떠날 채비를 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오아이스를 만난 반가움은 보통 반가운 마음을 넘어 경이로울 정도로 신비해보이기까지한다.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성장 할까? 과연 잘 정착 할 수 있을까? 영어가 정말 늘긴 할까? 아직도 난 너무 긴장된다. 원래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 친해지는 과정에 쏟아야하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에 친해지는 과정이 내삶이 복잡할 땐 참 귀찮다. 하지만 또 친해지면 얼마나 편하고 고맙고 재밌는지 알기때문에 그 과정에 정성을 쏟게 되는 나이다.

진심으로 외국 사장님을 대하는 것, 정말 이 사람이 하는 프로젝트가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 내가 참여하는 디자인 작업이 이 사장님이 하는 일에 정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이것을 영어로 한다는 것이 이런 마음을 갖을 만한 자질이 되는지 모르겠다.

영어로 조금이라도 소통 할 줄 알게 되면 나의 인생이 180도 변할 것 같았는데 역시 그런것은 없었다. 수능을 보고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 영어를 배우고 외국사람들과 일을 하면 이라는 전제로 내 행복은 완벽해 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면서도 헛된 오아시스를 꿈꾸는 것은 아닌지.

결국 사람은 죽기 전까지 각자 걸어야 할 길, 십자가가 있다는데 그것을 그냥 떨쳐버리고 싶은 때가 지금 인것같다.

나이가 더 들면 내가 생각한 깊은 행복감은 결국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닌 노력하는 과정에서 오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머리로만이 아니라 내 몸과 밖으로 나오는 행동과 언어에까지 자연스럽게 묻어나왔으면 좋겠다.

그게 정말 지혜로운 사람 같다.

이번까진 이런 마음과 자세로 아직 고뇌하고 있지만 세번째 오아시스로 떠날 채비가 되었을 땐 더 다양한 방면에 지혜가 생긴 내가 되어있길 바란다.

지금은 괴롭지만 삶을 살며 고뇌하는 것도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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