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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기획 역량에 대해 자세하게 정의해보았는데요,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현황에 대한) 분석

(업무나 부서, 사업 등의) 방향성 또는 목표의 수립

목표까지의 도달 계획 및 실행, 그리고 모니터링

 

하지만 더욱 현실적인 직장인의 업무에 비춰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사결정자에게 몇 가지 옵션을 제안하고

그 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주장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 

물론 기획의 최종적인 목표는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만, 윗사람의 의사 결정을 통과해야만 가능한 것이니까요..

 

여기서 '옵션'은 사실 우리가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 끝에 만들어낸 논리 체계입니다. 3C 분석과 Pro & Con, Cost benefit analysis나 시나리오 플래닝 등등은 모두 이런 맥락에서의 논리 체계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회사에서 작성하는 많은 기획서들은 열심히만 준비하면 꽤나 탄탄한 내적 논리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애써 만든 기획서도 한 번에 통과되는 경우는 드물죠. 논리의 비약이 심하거나 근거가 부족해서 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것보다는 '뭔가 핀트가 어긋난 것 같은', 혹은 '부장님이 원하는게 이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어김없이 100% 반려당합니다. 

 

그렇다고 부장님한테 따질 수도, 머리 속에 들어가볼 수도 없고...핀트를 맞추고 부장님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제는 맥락이야!

 

이럴 때 생각해야 할 요소가 바로 '맥락'입니다. 

 

그 사람이 이 업무를, 하필이면 지금 이 시점에서 추진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조직 전체와 그 사람의 상황을 고려해서 추정하는 것을 바로 '맥락을 생각한다'라고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고민해서 논리가 탄탄한 기획안을 가져가도 "이게 아니야!"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맥락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논리 구성에 앞서, 이 업무의 맥락을 생각해보면 내가 도출해야 하는 답이 무엇인지 더욱 명확해집니다.  

 

하지만 맥락도 열심히 생각하고 논리도 잘 구성했는데도 싫은 소리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제3의 요소인 '감정'이 개입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냥 다 싫은 것 같은데...

 

객관적인 상황을 봐도 우회전을 해야 하고, 회의 시간에도 우회전이라고 지시했지만 막상 그 말을 한 당사자의 감정은 도저히 우회전을 하고 싶지 않은 경우입니다. 모든 맥락을 고려하고 논리성이 철저한 기획안을 가져가도 까이죠.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좋고 싫고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기존 사업 하나가 망가지고 있고 아무리 따져봐도 손절하는게 맞는데, CEO가 애착을 가진 사업이라 도저히 손을 못 떼고 있는 상황이 아주 대표적입니다. 

 

기획안이 잘 빠졌어도 부장님이 OK를 해주지 않는 것은 물론, 괜한 역정을 듣기 쉽상이죠.

 

이런 경우 유일한 대안은 바로 그 사람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에서는 1) 망해가는 사업은 어쩔 수 없이 유지하되 그 데미지를 최소화하고 2)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속도는 조금 늦춰서 균형을 맞추는 아이디어가 최적의 기획안이 됩니다. 

 

상사 비위 맞추는데만 너무 신경쓰는거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아무리 내가 기획을 잘 해가도 상사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조직에서의 기획입니다. All or Nothing이라는 극단적인 자세보다는 그래도 반 발자국이라도 전진하는게 보다 현명합니다. 

 

조조군이 쳐들어오고 오늘 당장 혼자 탈출해도 성공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신야성 백성들을 다 데리고 피난가겠다는 유비를 보고 제갈공명도 아마 속이 터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완강한 상사와 옥신각신하기보다는, 유비의 감정을 이해하고 지금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타협안을 제시해서 결국에는 적벽대전까지 연결시킨 제갈공명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난 번 글에 이어서 기획 역량을 정의하면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전체 맥락을 생각해서

논리적 흐름을 구축하는 것

그 속에서 함께하는 사람의 감정까지 반영된 계획을 생각하는 능력

 

잊지 마세요. 기획의 끝에는 사람이 있고, 그의 감정이 있습니다.

 


※ 일전에 브런치 프로젝트 대상 수상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곧 책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드디어 나왔습니다! 

 

브런치, 매거진 <B>, 유유출판사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일의 기본기 :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교보문고에서 보기/ 영풍문고에서 보기/ 인터파크에서 보기/ 반디앤루니스에서 보기/ 알라딘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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