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자기소개서 작성 원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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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동기가 제일 어려워요. 요즘 같은 시기에 지원자가 회사를 가릴 여유가 있나요? 채용공고가 뜨면 일단 다 지원하는 거죠. 막말로 돈 벌려고 지원하는 건데, 여기서 뭘 더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원동기가 제일 어려워요.

 

기업의 신입 채용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져가면서, 최근 심심치 않게 이런 말을 듣는다. 

 

그래. 돈 벌려고 지원하는 거지. 하지만 지원자들도 안다. “돈 벌려고 지원합니다.”라고 쓰면 떨어진다는 걸. 그래서 어떻게든 내가 지원하는 이유를 만들어낸다. 자소서가 자소설이 되는 순간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정말 돈이 전부일까? 단순히, 오롯이, 순전히 100% 돈을 벌기 위해서 취업을 하는가? 만약 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진지하게 묻고 싶다. 당신의 반짝반짝 빛나던 어린 날의 꿈은 대체 어디로 갔냐고.

 

지원서를 접수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두 가지가 결정된다.
바로 '회사'와 '직무'다.

 

지원자가 지원서를 접수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두 가지가 결정된다. 바로 ‘회사’와 ‘직무’다. 하지만 돈을 버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굳이 이 회사, 이 직무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게 된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다. 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채용 담당자라면, 당신이 함께 일할 사람을 뽑는 팀장이라면, 당신은 그런 사람과 한 팀이 되고 싶을 것인지.

 

한 사람이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소개팅을 했다. 상대는 제법 괜찮은 인상에 특별히 모난 곳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상대가 이렇게 말한다. 

 

“제가 이제는 연애를 할 때가 되었다고 느껴서 소개팅을 나오게 됐어요. 그런데 꼭 당신과 연애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당신의 외모나 성격이 나빠 보이지는 않네요. 그리고 요즘 연애를 하겠다는 사람도 잘 없어서 소개팅 자리도 잘 잡히지 않고요. 게다가 당신이라면 나를 거절할 것 같지도 않아서 주선자에게 소개팅을 부탁했어요. 저와 연애 한 번 해보지 않으실래요?”

 

수족관의 광어가 된 느낌이다. 지느러미로 물이라도 한 바가지 튀겨주고 싶지 않은가?

 

어쩌면 너무 비약이 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회사가 신입을 채용할 때는 '나와 오래도록 함께하며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렇지 않다면 왜 업무 경험도 없는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는가. 아무리 군대 같고 딱딱해 보이는 회사도, 신입 채용에는 나름의 로맨스와 꿈이 존재한다. 그런 기업에게 이런 마음가짐의 지원자는 매력적이지 않다. 

 

신입 채용은 성적순으로 상위 몇 명을 고르는 수능시험이 아니다.

 

신입 채용은 지원자를 스펙이나 성적순으로 줄지어놓고 상대평가로 상위 몇 명을 고르는 수능시험이 아니다. 향후 몇 년이 될지 모를 긴 시간 동안, 최소 하루 8시간 이상을 한 공간에서 호흡을 맞춰 함께 일할 사람을 고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기업도 채용에서 “Only you!”를 외친다. 나만의 왕자님을 찾는 공주님의 마음인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 왕자님도 나를 향해 “Only you!”라고 외쳐주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가짐이 없다면 애초에 연애를 시작할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정주고 사랑 주고 다 줬더니, 더 조건 좋은 사람이 나타났다며 휙 하고 사라질 것 같은 사람에게 어떻게 애정을 쏟을 수 있을까. 그렇기에 같은 내용의 채용공고가 시간차를 두고 몇 번씩 다시 올라오는 일이 발생한다. 회사가 ‘바로 그 사람’을 찾는 것에 실패한 것이다. 

 

정말 준비가 잘 된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서부터 눈에 띈다. 그리고 그런 지원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왜 ‘이 직무’를 하고 싶은지, 왜 ‘이 회사’인지가 분명한 사람. 이 두 가지가 만나면 ‘목표’라는 이름의 예쁜 아이 하나가 태어난다.(우쭈쭈, 오구 이뻐라) 당신이 지원서를 쓰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세 가지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직무'와 '회사'가 만나면
'목표'라는 이름의 예쁜 아이 하나가 태어난다.

 

당신이 지원하려고 하는 회사의 무엇이 지원서를 쓰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게 만들었는가? 단순히 급여와 복지뿐인가? 구직자 치고 급여와 복지가 좋은 회사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급여와 복지 때문에 “저 회사는 순 깡패 같아 보여. 들어보니 조직문화가 조폭 뺨친다던데.”라는 말이 나오는 그런 회사에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그 회사가 내게 좋은 인상을 주었을 테고, ‘여기라면 한 번 일 해보고 싶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직무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당연히 지원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직무에 도전할 것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사람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하면, '할 수는 있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 어지간한 보상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자신의 몸을 던질 것이다. 나의 커리어는 그렇게 시작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직무), 내가 가고 싶은 기업(회사)이 정해지면 이 둘이 연애를 시작한다. 물론 그 연애 스토리는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100명의 연인이 있다면 100가지의 대서사 로맨스가 펼쳐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예를 들어보자. 

 

한 취준생이 있다. 그는 모 카드회사의 마케팅 업무에 지원하며 그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대학 시절 2년 동안 밴드 생활을 할 만큼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군생활을 오지에서 했던 관계로 휴가를 자주 나오지 못했고, 군생활 동안 라이브 공연을 접할 기회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제대 후 처음으로 보게 된 공연이 바로 이 회사가 주최했던 XX콘서트였습니다. 호화로운 무대, 인기 절정 연예인의 공연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자기만의 음악을 하는 밴드들로 이루어졌던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이 공연을 접한 이후, 이곳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케팅의 효율성 측면에서 이 이벤트는 회사에 크게 도움이 되는 행사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문화 예술을 즐기는 고객을 위해 회사가 얼마나 고민해서 이 행사를 기획했는지, 이 회사의 마케팅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이곳에서 고객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는 마케터로 성장하여, 더욱 많은 고객에게 제가 느꼈던 감동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 지원동기를 냉정하게 뜯어본다면, 사실 대단할 것은 없다. 음악을 좋아하는 한 남자가 제대 후 카드사에서 주최하는 콘서트에 다녀왔다. 그게 전부다. 하지만 그는 '마케팅 업무'라는 직무를 '진정성 있는 마케팅을 하는 회사'와 연결 지었다. 꾸밈없고 솔직한 회사와의 인연에서 오는 연결고리, 그리고 이를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 목표와 자연스럽게 연결 지었다.

 

회사는 대단한 것을 원하지 않는다.
진솔한 당신의 이야기, 그것 하나면 족하다.

 

채용은 연애와 같다. 연애를 할 때 후보자들을 줄지어 놓고 스펙으로 점수를 매겨 최고득점자와 사귀는 사람이 있을까?(그런 사람은 만나지 말자. 위험하다.) 회사도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 단순히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점수가 높은 사람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당신과 함께 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어필하자. '당신과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보여주자. 그리고 ‘당신이어야 하는 이유’를 적극 어필해보자.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모두가 "우와~ 대박!"이라고 외칠 만큼 거창한 내용일 필요는 없다. 그저 진솔한 당신의 이야기, 그것 하나면 족하다. 그 이야기 하나에 당신의 열정을 담는 것이다. 채용에 있어서, 열정을 담은 구애가 독이 되는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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