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대체 어떻게 평가하나요?_면접 평가 시스템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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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사이트에 채용공고를 띄우고 며칠 뒤, 사무실의 적막을 깨고 차장님이 큰 소리로 웃는다.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 모니터를 가리킨다. Q&A 게시판에 볼멘소리 가득한 질문 글 하나가 눈에 띈다.

 

“채용 인원이 0명인데 채용공고를 왜 올리셨나요? 채용인원도 없는데 공고를 올리는 이유가 뭔가요?”

 

피식, 하고 웃음이 난다. 메마른 사무실에 한 줄기 햇살 같은 질문이다. 그래, 모를 수도 있지. 이렇게 모르는 것들을 질문하라고 만들어 놓은 게시판이니까, 친절하게 답변해줘야 한다. 문장에서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요즘은 채용도 홍보업무의 일부가 되는 시대니까.

 

그런데 따지고 보면 구직자 입장에서는 참 애매한 숫자다. 0명, 혹은 00명이라고 적힌 채용인원. 회사는 왜 정확한 채용 인원을 알려주지 않는 걸까? 다섯 명이면 다섯 명, 열 명이면 열 명, 정확하게 써야 하는 게 아닌가? 뭐가 그렇게 숨길 것이 많아서 0명, 00명이라는 되지도 않는 숫자를 넣는 것인지, 일견 궁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HR에서는 인재 채용 방식을 낚시에 비유하곤 한다.

 

흔히 HR에서는 인재 채용 방식을 낚시에 비유하곤 한다. 그물로 낚는 낚시와 작살로 표적을 찍는 낚시가 그 주인공들이다. 과거에는 그물 낚시가 주류였다면, 이제는 점점 작살 낚시로 그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과거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던 시기에, 기업은 항상 인력에 목말라 있었다. 아무리 채용을 해도 인력이 부족할 만큼 사업은 빠르게 확장되었고, 이에 발맞춰 ‘공채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대량으로 인력을 뽑아 업무에 투입하기 위한, 효율성을 강조한 시스템이다. 이런 공채 시스템에서는 선발되는 인력 한 사람 한 사람보다는 확률을 더 중시한다. 성적순으로 지원자를 줄 세워놓고 상위 100명까지 무더기로 입사시킨다. 그러면 파레토 법칙에 따라 20%의 성실하고 똑똑한 직원과 80%의 평범한 직원이 뽑힐 것이다. 하지만 상위 20%의 성실하고 똑똑한 직원이 큰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그중 임원의 싹이 보이는 인력을 집중해서 키운다. 그리고 나머지 80%의 직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만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좀 더디더라도 일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고공성장 시대가 지나가고 한국 경제가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렇게 줄어든 이익성장률은 경영진의 눈을 자연스럽게 ‘인건비’ 문제로 돌리게 만든다. 이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작살 낚시다. 성적순으로 줄을 세워 커트라인으로 자르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필요한 포지션에 딱 들어맞는 ‘바로 그 사람’을 찾아 작살로 콕 찍어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 측에서는 채용 인원을 확정하기가 어렵다. 내부적으로 정해진 T/O야 당연히 있지만, 지원자 중에서 포지션에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거나 오히려 반대로 정해진 T/O보다 더 많은 인재를 찾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그런 경우 원래 T/O가 10명이었다면 최종 채용 인원은 8명이 될 수도, 혹은 12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채용 패러다임의 변화는 면접 대상자 선정 방식과 면접 평가 방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인적성 시험 결과가 나오면 채용 담당자는 적성검사의 수치화된 점수와 인성검사의 코멘트를 토대로 면접 대상자를 선발한다. 적성검사의 경우 성적에 따른 순위 부여가 가능하지만 인성검사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인성검사를 치러본 경험자라면 잘 알겠지만, 인성검사 문항 중에는 중복해서 들어가 있는 것들이 제법 많이 있다. 이는 지원자가 거짓으로 답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일정 비율 이상 이 문항의 답이 서로 다르게 체크된다면 이 인성검사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신뢰도에 하자가 있는 결과는 ‘거짓말’ 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면접 대상자에서 제외되곤 한다. 한 마디로 적성검사의 성적순보다 인성검사의 결과가 우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성검사는 단순히 신뢰도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양한 이유로 ‘과락’이 발생하곤 한다.

 

인적성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지원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면접이다. 가장 보편적인 면접 전형은 ‘1차 실무면접’과 그 뒤를 잇는 ‘2차 인성면접’ 일 것이다. 보통의 경우 실무면접은 실무자 중 최상위자(팀장급)급에서 이루어지며 실제 업무수행능력이 얼마나 될 것인지를 판단하는데 중점을 둔다. 그리고 인성면접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이 면접관 역할을 하며 지원자의 인성을 검증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보면 실무역량 검증과 인성검증이 분리된 것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실무면접에 인사팀 팀장 혹은 차상위자가 면접관으로 참석하곤 한다. 대부분의 질문이 직무와 관련된 것이다 보니 문과 출신이 많은 인사팀 면접관은 질문할 것도 많지 않고, 실무 관련 답변을 들어도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연구직이나 개발직의 경우는 정말 외계어를 듣고 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사팀 면접관이 정신줄을 놓고 멍 때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면접자가 이야기하는 자세, 눈빛, 태도, 제스처, 목소리 톤의 변화 등을 통해 이 지원자의 ‘진짜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눈과 귀를 연다. 자세가 앞으로 기우는지, 혹은 뒤로 향하는지, 다리와 팔이 놓이는 자세와 위치의 변화 등을 통해 면접자의 심리상태를 엿본다. 실무 면접에서도 그렇게 지원자의 인성검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신입을 왜 채용하는지,
왜 면접을 보는지를 생각해보자.

 

애초에 왜 신입을 채용하는지, 그리고 왜 면접을 보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업무를 잘 할 사람을 뽑을 생각이라면 경력직을 뽑는 것이 맞다. 단순히 뛰어난 자질을 가진 사람을 뽑고 싶다면 성적과 스펙으로 점수를 매겨 상위부터 T/O 숫자대로 골라내면 된다. 자기소개서도 면접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신입을 뽑고, 면접을 진행한다. 더 이상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지 않게 된 것이다. 이제는 작살로 ‘바로 그 사람’을 고른다. 그리고 ‘바로 그 사람’은 성적, 스펙, 경력 1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회사 업무는 혼자서 하는 일이 없다. 모든 업무는 보고체계가 있고, 다른 팀원의 업무 협조가 필요하다.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이런 환경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단순히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회사에 득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함께 일할 수 있는’ 자질이 훨씬 중요하다. 물론 면접관들은 면접을 통해 지원자가 팀원으로서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자기소개서에 혹시 거짓말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기본적인 업무 수행 능력이 갖춰져 있는지를 모두 검증한다. 하지만 그중 단연 으뜸으로 팀원으로서의 자세를 중요하게 본다. 결국 ‘그 사람’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이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면접비를 지출하면서까지 지원자를 면접장까지 불러들이는 수고를 들이는 것이다.

 

회사 업무는 혼자서 하는 일이 없다.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난감할 것이다. “글쎄, 옆 동네 거시기가 우리 동네 거시기랑 거시기해서 거시기했다잖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회사가 원하는 ‘그 사람’의 모습은 지원자에게는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뭘 알아야지. 내가 다녀본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모든 지원자는 동일한 환경에 놓인다.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그 해에 회사가 원하는 지원자의 모습이 어떠할 것인지는 당사자들 밖에 모른다. 그마저도 같은 회사 안에서 부서나 팀, 상사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때로는 인사팀도 헷갈린다. 대체 뭐 어떤 사람을 뽑아달라는 건가, 하고.

 

그냥 솔직한 것이 최고다.
억지로 꾸며낼 필요가 없다.

 

그러니, 그냥 솔직한 것이 최고다. 회사가 이런 모습을 좋아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내가 아닌 모습을 억지로 꾸며낼 필요가 없다. 그저 오롯이 나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100% 내보이는 것. 

 

만약 회사의 기호에 맞춰 자신을 꾸며냈다고 쳐보자. 당신은 최소 하루의 8시간을(점심시간을 포함하면 9시간이 된다) 내가 아닌 모습을 연기하며 살아야 한다. 1주 40시간, 1 달이면 약 160시간이다. 그리고 이 짓을 몇 년 동안 해야 할지 알 수도 없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치게 마련이다. 이런 연기는 길어봐야 1년을 넘기지 못한다. 그럼 이제 슬슬 당신 본연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때 팀장은 ‘어? 얘 봐라? 뭐야, 이런 애였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당신이 회사에 들어오고 변했다며 혀를 찰 지도 모른다. 그리고 당신을 향하던 하트 모양 눈동자가 점점 곱지 못한 시선으로 싸늘하게 바뀌어간다. 그쯤 당신은 또 당신 나름대로 변한 직장 상사들의 태도를 피부로 느끼며, 회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뭔가 이건 아닌 것 같아,라고.

 

신입사원 입사자 중 1년 이내 퇴사자가 대기업에서도 20%를 넘긴다. 중소기업으로 내려가 3년 이내 퇴직률을 보면 60%까지 치솟는다. 이런 상황은 회사에도, 구직자에게도 좋지 못하다. 회사는 채용에 실패함으로써 비용과 시간, 인력이라는 큰 기회비용이 발생했고 구직자는 인정받지 못할 물 경력에 다시 신입으로 새로운 회사를 찾아야 하는 지옥문에 들어서게 된다. 

 

명심하자. 솔직한 것이 최고다. 집에서 가족 대하듯 편안하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성향이나 생각, 경험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예의를 갖춰 전달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회사가 나를 파악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지원자도 회사를 파악하기 위해 면접관을 잘 살펴보자. 그 면접관이 앞으로 나와 함께 하루 8시간을 보내게 될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채용과 취업은 동등한 관계에서 맺는 쌍방계약이다.

 

결국 채용과 취업은 동등한 관계에서 맺는 쌍방계약이다. 회사가 당신과 함께 하고 싶은지를 판단하는 것처럼, 나도 회사를 잘 들여다보자. 당장의 취업 성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회사가 ‘바로 그 사람’을 찾는 것처럼, 당신도 ‘바로 그 회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면접은 그런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맞선 자리 같은 것. 내 삶을 함께 나눌 상대를 서로 마주하는 , 그런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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