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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나를 숨김에 익숙해져 간다는 것을

 

문득 발견하고는 자조 섞인 혼잣말로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말해본다. 그러나 곧바로, 굳이 드러내서 뭐하겠냐는 듯 허무주의적인 표정으로 해야 할 말들을 꾹꾹 눌러 담는 것이다.

 

소위 사회적 기준과 질서, 제도 같은 것들에 길들여질수록, ‘그 속에서 영롱히 빛나야 할 나는 왜 점점 사라지는가.’하는 딜레마를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분명, 나는 ‘올바른 사회인’으로서 적당한 이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합리적,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나의 존재를 보다 더 확실하게 규명해 줄 영역으로 침투하는 순간, 자신이 없어진다. 과연 그렇게 나를 드러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자기 의심이 개입된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형식적인 말들로 일종의 예의와 배려를 표현하며 ‘저는 굉장히 교양 있는 사람이에요.’라는 의미를 넌지시 던지다가, ‘영화는 드라마 장르가 제일 좋아요. 특히, 대사에 메시지가 많이 담긴 그런 담백한 작품들이요.’라고 나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때에 이르면, 극명하게 다른 두 가지 반응이 되돌아온다. 통과 불통으로.

 

그리고 드러난 나를 불통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는, 다시 처음의 형식적 관계로 돌아가게 된다. 알다시피, 삶 속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인연은 불통이다. 불통과의 시간들은 종종 기시감과 염세적인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다 아주 가끔씩 통을 마주치면, 불통으로 인해 어두워진 존재를 부여잡은 다음, 말끔하게 해방시켜 주는 것이다. 드러냄으로써.

 

나는 그래서 드러내는 것이 좋다. 최대한 많이 드러내서, 통을 찾으려고 한다. 쉽게 발견할 수도 없을뿐더러, 반대로 불통인 관계가 계속해서 축적되지만, 그러므로 통이 더 소중하고 값진 것이 되기에.

 

그렇다면 자문해보자. 당신은 끝내 자신을 숨길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더 드러내는 것에 몰두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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