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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직 크루즈 승무원이었다.   

 

크루즈 승무원은 졸업 후 처음으로 갖게 된 첫 정식 직장이었다. 그렇다 보니 포지션을 정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대학시절 학교에서 강의를 듣는 만큼이나 사회에서 경험을 쌓는 외국의 교육제도와는 다르게 한국의 대학생들은 4년간 내내 강의를 들었어야 했으니  4년 동안 한 번의 인턴쉽 경력도 쌓지 못했던 나는 온전히 아르바이트 경력으로 인턴쉽 경력을 대체해야 했다.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했던 아르바이트였는데 그 아르바이트가 경력이 되어 이력서에 올라가는 순간 가난도 취업에 도움된다는 걸 처음으로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아마 이것도 한국기업이었으면 상상도 못 하였을 일일 게다. )

 

아무래도 4년 동안 쉬지 않고 했던 아르바이트가 주로 식음료와 관련된 일이다 보니, 크루즈 승무원을 지원할 때에도 식음료 부서로 지원을 하는 게 유리했고, 면접관 역시 식음료 부서로 가길 원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르바이트도 경험인지라 손에 익숙한 일을 하다 보니 크루즈 안에서도 생각보다 빨리 업무에 적응을 했고, 삼 개월이 지나고 부서이동도 하게 되었다. 그 후 5번의 포지션 이동이 더 있었다.

 

   

나에게 크루즈는 바다 위에 떠다니는 단순한 선박이 아니었다.  

나에게 가능성을 찾아주고,  내가 할 수 있 여러 길과 기회를 가져다준 희망, 그 자체였다.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어떠한 포지션도 괜찮았다.  이 곳에서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마지막엔 내가 원하는 포지션으로 이동도 했고, 경력을 쌓고 하선을 했다.  

  

 

크루즈에서 3년간 승무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여행사에서 크루즈 업무를 맡았다. 역시 내가 원했던 분야기에 야근에, 주말근무에, 잦은 출장도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2년을 여행사에서 근무하던 중 예전 승무원으로 근무했던 크루즈 회사의 아시아지부에서 연락을 받고 이곳 상하이로 오게 되었다.

 

상하이로 오게 되면서 두 가지 포지션을 제안받았는데,  Charter operation team(전세선 운영부서)과 지금의 비서직이다.  전세선은 비행기의 전세기처럼 여행사나, 기업이 전체 크루즈 객실을 예약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크루즈에도 이런 경우가 잦기 때문에 전세선을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비서직은 President to China & Global SVP의 비서직이었다.  

 

먼저 두 포지션으로 면접을 보았다.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포지션과 처음 시도해보는 포지션.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결정을 내린 건 비서직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가능성이었다.  

 

 

SVP와 비서직 최종 면접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 있냐는 말에 나는

 

“전 비서학과 졸업생도 아니고, 비서 관련 경험도 없으며, 더구나 한국인인데 중국에서 외국인의 비서직으로 지원한 게 아이러니하지 않으세요?”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SVP는 “ 직무에 국적이 어디 있으며 유경력자도 처음엔 무경력으로 시작했다.”라고 답했다.  

 

그 말에 난 가능성을 보았다.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말이다.

 

 

모든 것이 완벽히 내가 원하는 대로 맞아떨어질 수는 없다.   

 

크루즈 승무원일 때는 프런트 데스크에서 멋지게 제복을 입고 근무하고 싶었으나, 경력이 부족해 식음료 부서로 가야 했고, 그곳에서 하루에 10시간을 무거운 쟁반을 나르며 큰 크루즈 안을 휘젓고 다녀야만 했지만 3개월 만에 제복을 입을 기회가 주어졌었다.  

 

여행사에 있을 때는 주말도 없이 매일 일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해도 일할 때마다 크루즈를 볼 수 있어 행복했고,  크루즈에 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지금 근무 중인 비서직은 산업을 전반적으로 크게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고,  자기 PR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단점,  업무의 한계가 있다는 단점,  승진의 기회가 적다는 단점도 있다.  

 

이처럼 크루즈 승무원을 지원할 때도, 여행사에 있을 때도, 지금도,  모든 직업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다른 일을 선택해도 그럴 것이다.  

 

그림자가 있는 곳에는 빛도 있다.  

 

빛이 있는 곳에는 그늘도 지게 마련이다. 장점과 단점은 동시에 존재한다는 말이다. 직무를 선택할 때에도 무조건 그림자만 보지 말고 그림자를 비추는 빛도 한번 봤으면 좋겠다.   

 

가끔은 그림자가 너무 커서 잠깐 새어 들어오는 빛 한줄기만을 보고 그 일을 선택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할 때도 있다. 그럴 땐 빛을 가리는 장애물을 보고 내가 넘어뜨릴 수 있는 장애물인지 아닌지 판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애물을 넘어뜨릴 수 있다면 한줄기 빛은 금세 퍼져나가 주변을 비춰줄 것이다.

  

나 역시 지금도 장애물을 하나하나 넘어뜨리는 중이다. 넘어 뜨리다 보면 장애물 뒤에 가려져 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입사 후 첫해에는 업무 적응하며 장애물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시간을 보냈고, 두 번째 해부터는 내가 넘길 수 있는 장애물부터 하나하나 넘어뜨리며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점점 많은 프로젝트에도 참여도 하고 있다.  

그리고 장애물도 하나, 두 개 넘기다 보니 어떻게 넘기면 잘 넘어가는지 하는 요령도 생긴다.

 

그러니 관심이 있는 직무임에도 불구하고 관련학과 출신이 아니라고 해서 먼저 스킵(SKIP) 버튼을 누르지 않았으면 하고,  관련 경력이 없다고 해서 지레 겁을 먹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의 관심이 바로 빛이기 때문이다.












만리장성위에서 진행된 프로젝트, 그리고 체어맨과 함께




















드라마 촬영& 강타콘서트 동시통역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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