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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가 집중하는 조직관리는 사장의 역할을 최소화하면서 조직이 스스로 효율성을 찾아 굴러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각자의 영역에 오너쉽을 갖게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배려와 협업하는 자세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 중요하다.



한 발 떨어져서 조직을 바라보면서 먼저 결재서류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기존의 결재서류는 상황별로 결재선이 달랐고 그 마저도 확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모든 결재는 사장인 나를 거치게 되었고, 막상 결재하려고 열어보면 더 많은 질문이 생기곤 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기안서 형식은 보통 통상적으로 범용 되는 포맷을 차용해서 사용하다 보니 기안서를 작성하는 사람은 이 서류를 작성하기 위해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들춰보며 세부 텍스트를 채워야 했고 그것으로 보고 내용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대면보고가 필요했다. 결재자인 나도 한 장짜리 기안서로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보고된 건에 대해 승인, 반려라는 단순한 말로 나의 입장을 설명할 수 없기에 해당 직원과 대면회의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결재서류는 의사결정을 위한 더 긴 회의의 시발점이었고 이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에 서류를 리 디자인한다면 전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결재 형식으로는 전산화의 의미가 무색하게 더 많은 아날로그 노동이 필요하다. 몇 가지 기안서를 다듬다가 발견한 공통적이고도 근원적인 문제를 공유할까 한다.



모든 결재서는 결재자가 의사결정을 하도록 설계되어있다.

현안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사실 보고서 작성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인과 반려 권한은 결재자에게 있다. 바로 이 원칙 때문에 보고자는 모든 상세정보를 결재자에게 전달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고 하나 이상의 결재를 책임지는 결재자는 각 결재 문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직원들에게 결정권을 넘겼을 때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결정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만일 그 질문에 대한 답이 yes라면, 가장 이상적인 조직이 되지 않을까?



사실 답은 이미 yes이다.

이를 조직에서 신뢰하는가의 문제일 뿐, 프로젝트 실무자보다 다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실무자가 구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렇다면 그 조건에 맞는 환경을 디자인해 보자. 프로젝트 운영 각 단계에서 핵심 정보가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시스템화한 것이 결재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단계에서 실무자가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방향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각 그룹에는 적절한 역할이 있다.

실무자다 실무레벨에서 성과에 집중한 결정을 구하듯 일의 가이드를 제시하고 큰 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실무자는 가끔 미시적 관점에 빠져 거시적 흐름을 놓칠 수 있다. 여기에서 회사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서비스의 레벨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이 시니어들의 진정한 역할이다. 그래서 주니어들이 상세 매뉴얼을 만들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러한 역할분담으로 조직은 유기적으로 결과를 향해 전진하는 이상적 형태를 갖춘다.



기안서를 작성할 때 70%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기안서를 디자인하는 나의 첫 번째 조건은 내용 작성자가 서류를 작성하면서 이미 상당 부분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상황을 이끌어갈 몇 가지 가능한 가설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외부 발송용으로 작성한 견적서를 승인받는 기안서에는 고객의 주요 요구사항 분석 결과를 기재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간략히 정리해 적어야 한다. 그리고 첨부된 견적에 대한 예상 질문을 작성하고 답안을 미리 작성하는 란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이로써 기안서를 받은 이후의 커뮤니케이션을 80% 이상 줄일 수 있을 뿐아니라 실무자가 다음 액션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주 작은 변화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오늘은 어떤 것을 시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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