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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효율적 회의를 고민하는 궁극적 이유는 직원들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함이다. 회사에 할애된 그들의 근무시간이 조금도 허비되지 않고 성과에 집중되도록 치밀하게 계산된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고 싶기 따문이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고객과의 첫 미팅이다. 첫 미팅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그 이후의 스케줄은 엉망이 되기 마련이다. 그뿐인가 미숙하고 센스 없는 회사로 낙인찍힐 것이다. UCLA의 알바트 메라비안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한번 결정된 첫인상을 바꾸기 위해 최소 60번의 추가 만남이나 상응하는 정보가 필요하다. 다만, 과연 치열한 비즈니스 필드에서 마음에 썩 들지 않는 파트너사를 60번이나 더 만나줄지는 의문이다.




제대로 된 질문을 준비하라

고객과의 첫 미팅에 고객사에 대한 최소한의 사전조사 없이 참석하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떤 제품군이 있는지 최근 어떤 이슈가 있는지 등 최소한의 사전 조사를 하라. 홈페이지만 찬찬히 살펴보아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정보조차 훑어볼 시간이 없다면 미팅에 참석할 자격이 없다. 그다음은 고객의 타깃 시장에 대한 배경지식이다. 이 부분은 하루아침에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만일 평소 관심이 있었거나 준 전문가가 아니라면 궁금한 부분들을 솔직하게 고객에게 물어볼 수 있다. 어떤 그룹을 타기팅하는지, 시장의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 등 고객이 전문가인 영역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물어볼수록 의뢰받은 프로젝트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답변을 연구하라

첫 미팅의 주요 목적은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것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에 있다.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며 어떻게 구현되기를 바라는 가를 알아내는 기술이야말로 재능이고 능력이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징후들을 어떻게 해석할까. 변죽 좋은 농담만 주고받다가 일어나도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두 시간씩 앉아서 치열하게 업무적 대화만 했는데도 반신반의하며 긁적이는 사람이 있다. 무엇이 다를까.





실무자의 성향을 파악하라

대부분의 경우 프로젝트를 의뢰하고 미팅을 주선하는 사람은 실무자이다. 미팅을 진행하면서 그의 니즈를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물론 실무자이기 때문에 가장 말이 많을 테니 그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그의 모든 것을 관찰하라. 그의 말하는 방식이 두괄식인지 미괄식인지, 찬 커피를 마시는지 더운 커피를 마시는지, 말이 빠른지 느린지, 자주 웃는지, 예시를 드는지 비유를 하는지, 메모를 하는지 타이핑을 하는지 등 가능한 많은 것을 관찰하고 그의 성향을 파악하라.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매우 자주 사생활의 성향과 업무적 성향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그의 업무적 성향이 파악되면 모든 업무는 그의 성향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방식, 비주얼라이징, 도큐멘테이션 등 모든 세부 사항이 그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상사를 관찰하는 일이다.

매니저 레벨은 과묵할 수도 있고 성격상 더욱 적극적일 수도 있다. 여기서 집중할 것은 그가 말하는 프로젝트의 목적, 목표이다. 그들은 이 프로젝트의 결재자로서 회의에 배석했으며 앞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그의 역할도 회의에서 보이는 정도의 관여도만큼 참여할 것이다. 집중할 것은 그가 원하는 것이 반드시 프로젝트 완료 시점에서 성과에 반영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프로젝트의 전략 목표 자체가 최종 성과에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사업에 대한 책임이 있고 그 과정이나 세부사항들에 집중하기보다 결과를 통한 성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되었을 때 그가 원하는 성과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이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정된다.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조금 복잡하다

시장을 분석하는 것은 마케팅 대행사가 프로젝트 제안을 위해 반드시 선행해야 하면 과정이지만 전문 리서치 회사가 아니고서야 모든 영역의 시장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는 어렵다. 또한 같은 리서치 결과를 가지고도 시장 공략에 대한 전략은 제각각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장분석에 대한 정보는 고객의 해석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이후 제안할 프로젝트 진행방식을 설득하기 쉽다. 문제는 실무자와 매니저 레벨이 각각 다른 세계관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두 그룹은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다르므로 서로 조금 다르게 시장 상황을 설명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거론하는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를 프로젝트 구성 시 구성 요소, 실행 방안에 적용한다.







다시 말하면 회의가 끝났을 때 내 손에는 프로젝트의 목적, 기대성과와 진행방식, 실현 시 고려할 사항 그리고 이를 내 앞에 앉은 실무자와 어떻게 풀어갈지, 그 옆에 있는 매니저의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에 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니셜 미팅에서 기획자가 들고 일어서야 할 회의록이다.



당신의 회의록은 몇 점짜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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