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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차량이 줄어든 게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아이 유치원에 확진소식이 자주 들린다. 일일 확진자 수가 십만명 이상 꾸준히 나오고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지난 주 사무실 근무자 중 확진인원이 생겨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길어진 격리생활로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라이즈에 투자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무공간을 조정해서 출근과 재택근무의 비율을 확정공고한 회사들도 다수이다. 이제는 새로운 업무방식을 받아들이고 적응해가기위해 회사마다 각기 워크프레임을 발표하고 내부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더러는 재택근무를 통해 리소스를 줄이는 방법을 찾았고 이전의 근무방식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찾았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유기적 업무방식을 계속 계발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환경적으로도 오늘 찾아온 위기는 예견된 것이며 앞으로도 지속적 위험요소가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과연 인간의 사회화가 정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우리 회사도 간헐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다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프로토콜이 정해져서 재택 근무 첫날인 오늘도 출근 시간에 맞춰 업무용 메신저로 모두 인사를 나눴다. 보통 나는 재택근무 기간에도 사무실로 출근한다. 집에 어린 아이들이 있어서 집중해서 일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들을 맡길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집에서 맡는 첫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제 시간에 출근부를 찍었다고 증명하기 위해 의무적인 인사말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치 지금 이 순간 인사말을 남기지 않으면 지각생인 것처럼. 업무가 얽힌 직원 두세명과 간단히 통화를 하고, 메신저로 서류를 넘겨받고 메일을 한통 썼다. 오늘 해야할 최소한의 일을 처리했고 회사에 나갔어도 더 많은 일을 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 회사에서도 정신을 흩트리는 것은 수없이 많으니까. 하지만 네살짜리 아기가 허리춤을 잡고 졸졸 쫒아다니거나 내일 모레로 다가온 큰 아이 입학식 가방이 그것들 중 하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이 아침만 챙겨주고 일해야지, 설거지만 해두고, 점심먹으면 낮잠 잘테니까.. 하면서 컴퓨터와 싱크대를 오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눈앞의’ 현실에 진심이다. 내가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이 적기때문에 회사에 머무는 동안 일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보다 아이가 훨씬 소중하지만 (비교자체가 우스울 정도로) 눈앞에 더 가까이 다른 문제가 있다면 먼저 해결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다. 물리적 차단을 통해 집중력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다. 그러나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은 물리적 차단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아마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보려고 다들 인위적 차단제를 개발하려고 난리인가보다. 회사마다 제각각 발표한 워크프레임이 궁금해진다. 다들 더 나은 방법을 찾았을까.



쫒기듯 아이를 재워보려는데 오랜만에 엄마랑 단 둘이 있는 게 아까운지 아기가 눈을 치켜뜨며 졸음을 참는다. 웃픈 마음에 그냥 일어났다. 그냥 쓰러져 잠들 때까지 놀자.



하루 휴가인 셈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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