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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벼먹어

우연히 김지윤 소장의 강의영상을 본 적이 있다. 출생순위에 따라 고유의 행동학적 특징을 보인다는 내용이었는데 가령 첫째는 으레 성실할 확률이 높고 둘째는 불평등에 민감하다 같은 이론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지인 중 첫째인 사람과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게되었는데 상대방의 기호와 상관없이 정석대로 비벼먹도록 강요했다는 예시를 들었다. 실제로 그녀의 비빔밥이론이 매우 자주 내 현실에 등장한다. 이를테면 출장길에 휴게소에 들러 맛없는 점심을 먹다가 신나게 면치기 중인 동료 정수리 너머로 미국식 핫도그 집 간판을 보고는 앞뒤 설명도 없이 그만 먹으라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눈을 동그랗게 뜬 동료는 우동면을 뚝뚝 끊는다. “맛없잖아, 그만 먹어. 핫도그 먹자." 지금 생각해도 맹세코 그녀를 위해서 한 말이었다. 그리고 분명히 그녀도 핫도그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먹이사슬

그룹의 구성 인원이 적을 수록 개개인의 특성은 더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내 작은 일터는 늘 크고 작은 갈등으로 가득하다. 작은 조직은 더 다루기 쉬울 것 같고, 구성원 간의 관계도 돈독할 것 같지만 실상은 개구리와 뱀, 여우, 표범, 토끼, 사슴, 사자 등 각 먹이사슬 단계의 경쟁자와 소비자가 공존하는 카오스 상태인 경우가 더 많다. 조직이 크면 포식자 무리와 피식자 무리로 나뉘어서 나름의 균형을 이루고 서로 견제하거나 타협하면서 독립된 생태계를 구성해 갈 수 있다. 하지만 작은 조직의 경우 개인의 개성을 대변할 그룹이 구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모두가 결핍에 시달리게 된다. 인정에 목마르고 공감을 열망한다. 늘 견제 중이거나 싸움 중이고 쫓고 쫓기는 관계를 관망하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그 정글 속에 유일한 중재자이자 생존자가 바로 사장이다. 경쟁구도의 두 사람을 협업하게 만들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협공에 늘 대비해야 한다.



질서와 균형

최근들어 직원들과 자주 면담을 한다. 새로 유입되는 인원들이 많아지고 코로나 상황으로 서로 관계를 쌓을 기회가 없다보니 갈등이 더 잦고 해결이 늦다. 나는 매달 급여명세서를 보내면서 직원들 개개인에게 짧은 편지를 곁들인다. 그 달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하고 소소한 칭찬이나 최근 업무진행에 대한 피드백을 남기곤 한다. 표현이 서툰 편이라 말로 전하기 어렵기도 하고 일일이 모든 직원들과 소통할 기회도 많지 않다보니 어떤 달에는 그 편지 내용을 정리하느라 급여명세서가 늦게 송부된 적도 있을 정도로 꽤 고민하면서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그로인해 사업주와 직원 개개인의 관계는 개선되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근무한지 1년이 넘도록 말 한마디 건네기 어색했던 직원과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되었으니.



하지만 이로인해 더 많은 문제들이 생기고 있는 것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마음을 열고 거리를 좁히다 보니 객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업무성과을 비롯해 갈등관계 해결을 위한 직원 평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쉽게 설명하면 직원 전체가 이사진에 속해 있는 것과 같다. 모두가 성과를 위해 적극성을 갖게된 반면 서로를 평가하거나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위계질서를 무시하는 경우가 생겼다.





결과적으로는 직원들과 조금은 거리를 두고 질서를 강조해야한다고 느낀다.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위해 노력했는데 역사가 증명하듯 자유는 규범안에서 가능하고 평등은 배려를 통해 실현된다. 제한이 없는 자유는 때때로 방종이되고 배려가 없는 평등은 선의의 피혜자를 낳는다. 예를 들면 이제까지는 연차사용에 차별과 억압이 없도록 휴가결재는 사유불문 대표직결로 처리했다. 그럼에도 우리 훌륭한 직원들은 서로 업무 일정을 조율해서 업무상 무리가 없도록 자중했는데 ‘업무상 무리가 없는’의 기준이 개인마다 상이하므로 불만의 근원이 되었다. 그래서 이미 정한 절대원칙에 따라 가장 먼저 회사의 기본 규범인 결재라인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직원들과 조금은 거리를 두고 질서를 잡아가는 것도 나의 역할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리더는 외로워야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리더는 외로우면 안된다. 더 많은 리더들과 소통하고 더 나은 리더가 되어야 맞다. 소통의 방식과 방향이 틀렸다. 직원들과 소통하기에 게을러서는 안 될 일이지만 같은 눈높이로 친분을 쌓으면서 그들을 통솔할 수는 없다. 호감가는 사람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리더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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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은 innovation으로 새로운 50년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Exploring the Energy Frontiers 지난 50여 년 동안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해 온 SK이노베이션은 일찌감치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 진출하여 베트남, 페루, 미국 등지에서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킴으로써 세계 자원개발시장에서 주목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오늘도 세계 11개국 14개 광구에서 세계적 에너지기업들과 경쟁하며 에너지자립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Pioneering the World of Opportunities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신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일류 수준의 Technology Leadership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본격적인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였습니다. Developing Future Flagship Technologies 세계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바다 속이나 땅 밑에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과 이를 저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재생산하는 CCU (Carbon Conversion & Utilization) 기술 개발로 지구온난화 방지 및 신소재 생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개척하는 기술,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Sharing Success and Delivering Happiness SK이노베이션은 세상의 행복 극대화를 위해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도 사회구성원이라는 인식 아래 지속적인 의무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단순한 기부나 일회성 지원이 아닌 근본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해결노력을 통해 사회변화와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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