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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인생의 선택'

 
삶이 바뀌는 순간이 있다. 새로운 문으로 들어가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보통은 19살쯤 되면 인생의 첫 번째 큰 선택을 경험하게 된다. 대학이라는 통로를 통해, 사회로 나가는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물론 대학교를 졸업하고 전혀 전공과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고민해보며 그 선택에 집중해서 살아보고 싶었다.
 또 다른 세상이 열리는 그 순간의 선택, 난 영상의 길로 한 발자국 내딛고 있었다.

© geralt, 출처 Pixabay


멀티미디어과는 뭘 하는 곳인가?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
 멀티.....라는 말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 한 가지에만 집중해서 매달려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과거적인 생각의 틀을 깰 단어임에 내 마음이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들이 필요한 멀티미디어 분야는 앞으로 새롭게 뻗어나가는 산업임에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접한 멀티미디어학과는 예체능이 아닌 공학과에 속해 있었다. 간단하게는, 영상, 프로그래밍, 웹,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으로 구분된다. 멀티미디어라는 말 그대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미디어 활용능력 구축이 주된 목적인 학문이다. 당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 것은 단연 영상의 세계였다. 2년 차부터 전공과목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는데, 초년생부터 마음은 이미 영상 쪽으로 기울었던 것 같다. 사진, 영상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고, 참 매혹적인 개성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정지된 사각 화면 한 장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영상은 연속된 사진들과 소리가 하나가 되어 사람의 시각과 청각적인 경험을 극대화시킨다. 물론 현재는 3D와 4D까지도 가능하니 조금 더 발전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도 영상은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임에 틀림이 없다.

© geralt, 출처 Pixabay



사진과 영상의 또 다른 매력은? 일단 멋스러움이 있었다. ‘예술 아닌 예술 같은 느낌의 멋?’과 ‘트렌디하다는 느낌?’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메신저의 역할도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턱수염과 콧수염을 기르고, 자유롭고 패셔너블한 느낌의 옷차림으로 시크한 매력까지 겸비한 사진작가나 영상감독들을 보면 멋이 있었다. 나 스스로 생각해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재창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어쨌든 그렇게 관심분야를 선택했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20대의 시작은 영상과 사진, 컴퓨터, 음악이 항상 함께하게 된 것이다. 그래 좋아 멋지고 폼나게, 나의 삶을 시작해보자.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 aleskrivec, 출처 Unsplash

 

 열정을 다해서 나의 삶을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영상인으로써의 새로운 삶을 열게 된 것이다. 1999년의 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밀레니엄의 끝으로 다가가고 있는 99년의 봄 햇살은 그 어느 해의 빛보다 따스했고 나를 평온하게 감싸주었다. 캠퍼스의 공학관 옆 벤치에 누워서 가방을 베고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띵할 정도로 어지러운 맑은 하늘이 기분 좋게 펼쳐졌다. 새로운 세상은...... 내가 여태껏 살던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삶이었다. 많은 자유가 보장되었고, 마음에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직 휴대폰이 보급되기 전이었기에, 여기저기서 벨소리가 많이 울리는 일도 없었다. 가끔씩 삐삐가 울리기는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1999년도는 우리가 휴대폰의 노예가 되기 직전의 마지막 자유를 누리고 있던 시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어떠한가? 단 한순간도 휴대폰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때로는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족쇄같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어쩌다가 집이나 사무실에 두고 외출하면 너무나도 허전해서 자꾸만 주머니에 손이 간다. 그래서 가끔은 일부러 무음으로 바꾸고 잠시나마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껴보기도 한다. 그 시절엔 좋은 것이 있으면 눈으로 보며 마음으로 느꼈었는데, 지금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실시간으로 어디론가 전송한다. 여기저기 알리고, 댓글이 달리고 서로의 가상공간을 공유하며 안심한다.

© igorovsyannykov, 출처 Unsplash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예전의 그 느낌이 자꾸 생각나는 것을 보면, 그때의 그 감성이 가슴속 깊은 곳에 살아있는 이유일 것이다. 기계를 통하는 것이 아닌 인간 본연의 눈으로 바라본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그 순간을 경험해 본 사람은 어떤 느낌인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려주고 싶다. 이런 느낌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마음에 느껴보기를......
 
어쩌면 그런 마음에 이렇게 글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다지도 대단하지 않은 내가 이렇게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그 시절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인생을 되짚어보는 또 하나의 경험을 찾기 때문이다. 누구나 늘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책을 더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며 선택하게 될 것이고 누군가를 만날지,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게 된다. 오늘은 나 자신을 위해 선택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고민은 필요 없다. 한 사람의 40여 년 가까이 살아온 얘기를 몇 시간 동안 공유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선택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때로는 선배로, 친구로, 파트너로 나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나누고 싶다.

© TheDigitalArtist,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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