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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거라고 한다.

 

문제를 찾아내고, 발굴하고, 해결한다. 그렇게 조악함과 싸우며 완성시키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한다. 조악함과의 싸움은 끝이 없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항상 닥치는 문제가 있다. 현실에서 디자인은,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최고의 디자인을 추구할 수 있는 시간도 없고, 내가 생각한 디자인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한 오래된 동화가 있다.

어느날 첫번째 돼지가 맘에 쏙 드는 디자인을 만들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커다랗고 못된 기획자 늑대가 나타나 '디자인을 수정해야 한다' 하고 말해버렸다. 불쌍한 첫째 돼지의 디자인의 여기저기 누더기가 되었다.

 

첫째 돼지는 둘째 돼지에 가서 기획자 늑대가 디자인을 수정해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둘째 돼지는 2018 디자인 트랜드에 맞는 멋진 디자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획자 늑대가 나타나 어쩔 수 없다며 여기저기 수정해 버렸다. 당신이 셋째 돼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큰일났어! 기획자가 디자인을 수정해 달래." 이미지출처: scott gustafson, three little pigs

 

 

셋째 돼지는 디자인을 만들고, 절대 고쳐주지 않았다. 그리고 행복하게 퇴근했다.

그러나 난 이런 셋째 돼지의 방법이 아주 예전부터 싫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현실에 꽤 많은 제약이 있고 모든 제약은 항상 변한다. 디자인에 어떤 내용이 글자로 들어가는지, 어떤 사진이 어떤 크기와 해상도로 들어가는지, 전체 디자인이 어떤 크기가 되는지 모두 다르다. 규칙이나 형식을 지정할 수 있을 뿐이다. 

 

UI 디자인은 데이터베이스에서 데이터를 끌어와서 스마트폰 스크린 위에 채우는 디자인은 상자 속에 상자를 계속해서 담는 일이다. UI 디자인은 화면이 로딩되고, 데이터를 받고, 터치가 시작되면서 완성된다. 그리고 상자 안에 담기는 것은 상황과 사람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무언가 채워지기 전까지 디자인은 가치가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없을 때는 없고, 있을 때는 있는 것 같지만, 없는 상태인 것이다.

 

UI 디자인에서 UI 디자이너는 터치가 시작되면서 조립되기 시작하는 디자인을 상상해야 한다.

 

디자이너가 콘텐츠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화면에서 완성된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그 완성된 결과가 사용자의 손에서 완벽하게 재현되지는 않는다. 많은 경우의 수에서 적당한 수준의 디자인이 재현될 뿐이다.

 

적당한 디자인의 구성은 겉으로 보면 바로 알 수 없는  레이아웃, 간격, 선의 굵기, 곡선, 비율로 만들어진다. 한 때는 버튼에 Postive Color로 브랜드 컬러로 하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만든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잘 생각해보면, 모바일의 경우는 디바이스 스크린마다 색이 약간씩 다르게 나온다. 같은 기종이라도 색이 다르게 재현된다. 게다가 모바일 디바이스는 자동으로 밝기가 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 우리는 애플이나 에어비앤비, 우버의 디자인에서 쉽게 조악함을 찾을 수 있다. '디자이너'로서 뭔가 이상하고, 맘에 들지 않은 부분말이다. 세부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디자인되고 완성도를 추구하는 것은 버튼이나 아이콘 하나가 아니라 '전체 디자인이 콘텐츠나 메시지 혹은 무언가를 전달하기에 적당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 이다.

 

적당한 형태를 조금 멋진 말로 하면,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다. 아이덴티티는 다른 디자인과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형태를 유지한다. 디자인의 문제 해결하려면 최고의 결과가 아닌 최저의 결과에서 최대한 멀어지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넓은 범위에서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세부적인 것들은 계속 채워넣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규칙을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대다수는 규칙을 정하면, 세상 끝까지 지켜야할 원칙이라고 생각하는데, 규칙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규칙을 바꾸면 엄청난 작업을 해서 다 일일이 수정해야 했지만, 스케치나 재플린을 이용하면 금방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코드를 조금 이해하면 혼자 일하는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디자인 시스템을 구성하고 업데이트 할 수 있다. 프로토타입도 그럴싸하게 바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해볼 수 있다. 

 

버튼의 모양을 바꾸거나, 색을 바꾸거나, 배치를 바꾸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닌 일이다.

 

적당한 디자인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은 디자이너의 권위가 아니라 참여를 유도하는 편안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이가 많건 적건, 경험이 많건 적건, 팀원 모두가 참여하고 의견을 내면, 존중해 줄 수 있는 디자인.

 

나이를 꽤 먹었지만, 여전히 셋째 돼지가 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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