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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하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경험이 사람들이 쓴 글을 참고하게 된다. 숫자와 제목이 붙어 있는 몇 가지 목록으로 당신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고, 당신의 현실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조언을 듣기 전에 필요한 것 한가지를 잊으면 안된다. '정말 그럴까?' 라는 의문 말이다. 당신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조언에 대해서 '정말 그럴까?' 라는 단 한 문장의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인사이트를 얻은 것이 아니라. 바이어스를 학습한 것이다.

 

스타트업에 누가 필요하고 누가 필요하지 않은지 쉽게 알 수 있는 일은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명해 보이는 문장들의 다른 면에 대해서는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http://ppss.kr/archives/70564 는 'ㅍㅍㅅㅅ'에서 꽤 많이 공유되고, 나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도 많이 보이는 글이다. 하지만 난 이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일까?

 

'불가능하다고 말하기 전에 방법을 찾아보자는 사람'. 그냥 들으면 좋지만, 실제 업무에서 불가능한 일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근거다.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상황은 누군가의 의견에 반박하는 경우다. 이 항목은 '가능한 모든 상황을 다 고려해보는 사람'과 연관이 있다. 결국 이 항목이 내포하는 바는 '내가 한 생각을 남이 실행하는 과정'에 해당되는 말이다. 이 두가지 항목을 지키려면, 결국 '상사의 눈치보다 자기 스스로의 눈치를 보는 사람 / 자기와의 싸움이다.'라는 항목에 도달하게 된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결국 이 항목은 어떤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 아이디어의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본 후에 기존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실행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 항목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최소한 아이디어가 현재 상황에 적합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한다.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가 모든 가능성을 시험해볼 만큼 중요한 아이디어인지 검증에 대한 부분은 불분명하다. 모든 가능성을 따져서 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데, 실행해야 하는 아이디어는 순서가 없이 쏟아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면 당연히 비순차적인 처리 능력이 있어야 하고, 런닝커브가 빨라야 할 수 밖에 없다.

 

의사 결정을 빨리 하려면, 적은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해야 하고, 신중하게 할 수록 모든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을 신중하게 하면 좋겠지만, 시간과 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조언인지 의심스럽다. 시간과 돈과 인력은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항상 부족하다.

 

 

정말 스타트업에 맞지 않는 사람일까?

 

'고객 만족보다 자기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는 사람'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고객의 만족의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주요 요소이긴 하지만, 설명은 '성과보다는 자기 주장을 피는 사람' 이다.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의 설명은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면, 아닌 사람은 일의 결과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어지는 항목은 '자기보다 똑똑하거나 탁월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는 사람'인데 설명은 '늘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사람만 뽑으려는 경영자'이다. 경영자처럼 행동하려는 사람인지, 실제 경영자에 대한 조언인지 애매하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에 대한 조언에 따르려면, 통제하기 쉬운 사람이나 통제당하기 쉬운 사람을 뽑을 수 밖에 없고, 당연히 성과에 대해서 다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자기개발서들의 목차가 떠오른다.

 

 

불분명한 성과를 강조하고, 책임과 권한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의 덕목'은 일을 실행하기 전에 회의나 아이디어 발상 위주로 작성되어 있고, '스타트업에 필요하지 않는 사람의 특징'은 실행과 결과에 대한 부분으로 서술되어 있다. 대체적으로 지시와 이행에 관한 상황을 묘사한다.

 

전반적인 내용은 성과 위주의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자기 개발서 내용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감정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본 경험이 적고, 자신의 능력이 높게 평가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회의 과정에서 언쟁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른 항목들은 쉬운 단어를 사용했지만, Work-life balance는 탁월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하는데, 부여하는 사람은 분명하지 않다. 작은 일이라도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고, 실행해보면, 정시 퇴근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가능성이 있는 일 중에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실행 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시도하겠지만, 조언에 따르면 한 두가지 방법만 해보는 사람은 일을 대충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모든 조언은 사람을 새로 구하는 상황에서는 적용할 수가 없다. 이미 같이 일을 해 본 사람에게 적용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항목은 그 사람에게 일을 부탁하거나 지시를 하는 상황에서 적용되는 사항이다. 

 

 

편견을 배우지 말자.

 

스타트업의 로망은 새로운 일을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해석하고 도전해서 성공하는 것이다. 성공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물질적, 정신적인 풍요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사람은 자신의 성장을 확인하고 스스로 더 높은 목표를 품을 때 더 나은 사람이 된다. 그리고 팀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어떤 난관은 겪을 수 밖에 없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 만들어지는 난관도 있다. 권위를 존중해야하지만 추종하면 안된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누군가의 조언으로 당신의 옆에서 일하고 있는 팀원을 의심하거나 제단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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