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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디자이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디자이너라고 부르고,

디자인을 해서 돈을 벌고 있다.
지금 나는 UX 디자이너라는 명함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큰 범주에서 디자인을 하는 것을 옳은 선택이었다. 디자인을 시작한 것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디자인으로 어떤 결과를 내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결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정말 많은 것들을 찾아보며 답을 찾았다. 어떤 때에는 도구에서, 어떤 때에는 책에서, 자연에서, 프로세스에서, 이미 성공한 유명한 디자이너에게 답을 구해보려고 했다.

 

지금은 UX 디자인의 시대이고, 많은 회사에서 그러한 디자이너를 원한다. 시간이 갈수록 UX디자이너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제한된 자원을 낭비없이 사용하는 계획과 프로세스, 시장과 사용자를 놀라게 할 혁신적인 인사이트, 이성과 감정을 아우르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진 무언가로 변해갔다.

 

UX 디자이너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 무거운만큼 그에 대한 팁과 조언도 많다. 브런치에서도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짐의 무게, 그 자체를 줄여주는 조언은 적었다. 모두 다른 순간과 상황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시점에 따라 관점에 따라 결정의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선택지를 만들고 나면, 그 선택지가 쓸모없게 된다. 계획을 만들면, 다른 계획이 필요하게 된다. 

 

적당한 시안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 수도 있다. 계획을 만들 수도 있고, 실행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어려운 일은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제품에 투영하고, 제품 그 자체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더 나은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지게 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제품이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해야 한다.

모호함과 모순 투성이인 이 문제의 해결책은 매우 간단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개의 복잡한 일이 그렇듯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간단한 것은 어렵고 어려운 일은 두렵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아침마다 어린 나를 깨우면서, 일어나라는 말 대신, '용기'를 내라고 하셨었다. 기껏 이불을 차고 일어나는데 '용기' 씩이나 필요하냐며 웃곤 했는데, 하루를 시작하는데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나보다 먼저 아셨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무실 책상 위의 모니터에는 몇 달동안 쌓인 작은 실패들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다.

몇 시간 뒤면, UX 디자이너의 아침이 시작된다.
어제의 두려움과 맞설, 용기가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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