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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 어느 순간부터 든 생각이다.

생각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

 

디자이너에게 확 와 닿는 짤 중에 이런 게 있다.

 


<무제> 무명씨의 명작. 왜 싸인을 안 한 걸까...

 

실제로 해보면, 디자인하면 안 나온다.

핀터레스트에서 몇 시간씩 검색해봐야 안된다. 시간낭비일 뿐.

 

디자인을 약간이라도 더 잘 하기 위해 여러 가지 팁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팁을 마구 모으다가 보면, 부스러기를 모은다는 생각만 든다. 팁 자체가 관리가 안된다. 지금 디자인 배우는 사람은 어이없겠지만, 예전엔 포토샵만 썼다. 그리고 서점에 가면, 아주 두꺼운 포토샵 책이 엄청 많이 있었다. 처음엔 그게 정답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팁이나 스킬 위주의 포토샵 책은 별 도움이 안 된다.

 

요리책을 아무리 갖고 있어봐야, 먹을 반찬 없는 것과 같다. 그러다가 우연히 외국 사람이 쓴 포토샵 책을 찾았다. 많은 돈을 쓴 후에 본 외국작가의 포토샵 책은 신세계였다. 생각이 달랐다.

 


 

이유를 알면 되나?

 

그 사람은 일단, 포토샵의 구조부터 설명했다. 왜 포토샵에 채널이 있고, 레이어가 있고, 채널이 있고, 커브가 있는지. 그리고 각 아이콘의 의미와 한계는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그걸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때 난 내가 매뉴얼을 전혀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나는 생각이 없었고, 그 말은 이유를 모른다는 말과 비슷했다.

그런데 더 많은 문제가 생겼다.

 

세상엔 잘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눈으로 보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되질 않았다. 디자인에는 보이지 않는 구조가 있었다. 그 구조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글자 한 단어를 배치해도, 선을 하나 그려도 멋있었다. 

 

이번엔 이유는 아는데, 구조를 몰랐다. 구조라는 것이 실은 단순하다. 기준선을 그리거나, 칼럼을 나눈 후에 그 위에 텍스트를 배치하는 것이다. 

 

더 많은 문제가 생겼다. 문제는 계속 생긴다.

 

 

구조를 알면 되나?

 

똑같은 그리드를 따서 비슷한 오브젝트를 올려도 내가 만들면 이상하다. 강연을 들으러 갔다. 몇 번의 강연을 들어본 결과 2가지로 압축됐다. 뭔가 잘 하려면,

 

1. 많이 해봐야 한다.

2. 생각하며 많이 해봐야 한다.

 

첫 번째는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나는 무식했고, 무식하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는 해결이 되지 않았다. 생각하며 하려면, 혼자서는 안 된다.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 회사에서 일하며 빠듯하게 먹고사는 처지에 어디 가서 뭘 배우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강제적으로 첫 번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에 내가 사용한 것은 드리블(www.dribbble.com)이었다. 운 좋게 어떤 영국 사람이 날 드리블로 초대해줬다. 거기에 작은 그림을 올리면서 이런저런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 의외로 모바일 디자인부터 하면, 구조에 대한 이해가 빨라진다. 아트보드를 크게 잡을 필요도 없고, 좁은 화면에서 이렇게 저렇게 배치해보면, 판단이 쉬웠다. 모바일 디자인을 하면서 데스크톱의 큰 공간에 대한 이해가 생겼다. 

 

하지만 구조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구조는 대개 복잡하고 범위가 크다. 게다가 디지털 디자인의 스크린은 움직인다. 보는 사람마다 다른 스크린과 색상을 본다. 디자인 구조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구조, 기기의 구조도 고려대상이 된다.

 

문제는 점점 더 커진다.

 

 

생각을 알면 되나?

 

불행히도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아까 두 번째 방법을 쓸 수 있었으면,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야속한 운명이다. 다시 책과 강연을 팠다. 흔한 말로 대가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차고 넘친다. 쭉 들어보면, 이제 드는 생각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디자이너의 생각이란 이유와 구조 그리고 관점과 자세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의 디자인은 브랜딩을 포함하여 목표와 연관이 있는 다양한 채널에 접근하는 방법과 접근하는 방식을 포함한다. 그리고 목표는 항상 인간이다.

 

이걸 하는 게 디자이너의 생각이다. 생각은 두리뭉실한 게 아니다.

디자인이 안 나오면 생각이 부족한 것이다.

그걸 모르면, 일은 그냥 답답해진다.

피드백을 들으면 귀가 따갑고, 수정하기도 싫어진다.

고집이 생긴다.

 

픽사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머릿속을 표현하는데 이렇게 통찰력 있는 표현을 본 적이 없었다.

 


 

 

이 영화를 보면, 머리 속에 여러 가지 섬들이 있다. 이 섬(islands of personality)은 주인공 라일리의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영화에서 하키를 주제로 한 섬이 있는데, 이 섬을 움직이려면 '핵심 기억'이 필요하다. 핵심 기억을 방 중앙에 넣으면, 하키 섬에 전기가 들어오고, 하키를 제대로 할 수 있다.

 

더 재미있는 건, 나중에 섬들 근처로 가게 되는데, 멀리서 보면 테마파크 같은 섬들이 가까이서 보면 거대한 산업단지처럼 묘사되어 있다.

 

강연의 디자이너들은 대개의 경우, 자신의 생각이 분명했다. 그리고 여러 번의 강의를 할수록 더 분명해졌다. 그리고 이미 한 것에 대해서 설명도 잘 하지만, 해야 할 목표들도 잘 설명했다.

 

 

나만 알면 되나?

 

멋진 강연과 책의 세계에서 돌아오면 처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한 디자이너들과 이야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디자인적으로요.'

 

그리고 높은 확률로 다음에 듣는 이야기는,

 

'해외 사례 가요.'

 

잠시 창문을 찾아서 구름 낀 하늘이라도 보고 싶어 진다. 담배피는 사람의 마음이 이런걸까? 시간의 흐름은 무섭다. 누구나 자신의 과거를 잊고 아주 쉽게 꼰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결론

 

디자이너의 생각은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누군가 참여할 수 있는 생각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디자이너에게도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디자인에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디자인 콘셉트, 가이드나 디자인 시스템 같은 규칙이 필요하다. 

 

그러나 규칙을 만들면 누군가는 그 규칙을 지키지 않고 결국 규칙은 쉽게 해체된다. 그렇게 되면 무의미한 일이 된다. 그래서 유연한 규칙이 필요하고, 유연한 규칙이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하면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섬들처럼 디자이너들 사이에 공유되는 자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규칙을 이해하려면 자신의 입장과 위치가 있어야 한다. 그걸 정하려면, 이유와 구조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 이해하고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스마트한 디자이너다. 생각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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