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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살아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퍼스 공항에 도착 한순간부터 나는 혼자가 되었다.

부산 - 나리타 - 시드니 - 퍼스라는 긴 여정의 끝에 도착한 퍼스는 어색한 듯하지만 낯이 익은듯한 모습이었다.
공항에서 휴대폰 개통을 하고, 미리 알아본 셔틀버스를 타고 백패커에 도착하는 그 모든 과정들을 혼자서 해냈다.

앞으로 호주에서 지낼 1년간의 생활을 혼자서 헤쳐가야 한다니 흥미롭고도 살짝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그렇게도 오랜 시간을 꿈꾸었던 이곳이지만, 막상 꿈을 이루면 허무함을 느낀다고 했던가?
설레는 마음보다는 당연한 마음이 컸다.

여유를 가지고 퍼스 시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 지나가며 늘 '하이'하며 인사를 하는 사람들,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는 문화.
기대했던 것보다 호주는 여유롭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예상외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일,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일, 음식을 사 먹는 일들은 어렵지 않았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하나 둘해야 할 일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뿌듯했다.

해외에서 외국인의 신분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은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과도 같다.
당시 호주 나이 18세로, 영어도 못하고 해외 경험 단 하나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은 더더욱 말이다.
2주마다 꼬박꼬박 나가는 집세와 한 달마다 내야 하는 휴대폰 비를 부담하려면 일을 구해야 했다.

노스브릿지의 한 피시방에 가서 이력서를 100장 뽑았다.
장장 2페이지에 걸쳐 열정 있게 적은 이력서에는 나를 만나지 않아도 나의 살아온 환경을 알 수 있을 법한 이력들이 담겨있었다.

· 오영수 연극제에서 상을 탄 적 있음.
· 포토샵, 영상 편집을 할 줄 앎.
· 여행을 좋아함.
· ㅇㅇ고등학교를 졸업함.
· 고등학교 때 연극 영화과를 만들어서 대표로 활동함.

그렇게 나는 나의 이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카페, 레스토랑, 푸드코트를 전부 돌아다니며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다.
20년 인생에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을 했던 일 중 높은 순위에 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하루 종일 100장의 이력서를 들고 거리를 배회하며 이력서를 돌린 결과 내가 받은 전화는 단 한 통.
그것도 호주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급을 주겠다던 한 푸드코트였다.

해외에서 외국인의 신분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은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과도 같다.
하지만 나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대신 똑똑해져야 한다.


1. 우선 카페, 레스토랑과 같은 곳에서는 고용을 할 때 이력서에서 아래와 같은 사항은 확인하지 않는다.

- 불필요한 학력(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 각종 자격증(포토샵, 엑셀이 웬 말이냐)
- 자원봉사
- 취미(전혀 궁금하지 않아)

고용주들이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일을 할 수 있는 비자인지, 관련 경력이 있는지 이 두 가지를 확인한다.
특히나, 호주에서의 경력이 있다면 고용될 확률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단 하루를 듣고 딴 바리스타 자격증은 전혀 필요가 없다. 카페에서는 트라이얼을 시키며 커피를 정말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한다.

2. 이력서를 1장으로 깔끔하면서도 눈에 띄게 만들자.

3. 딱히 사람을 구하지 않는다고 하는 곳에 이력서를 낭비하지 말자

4.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이용하여 사람을 구하는 매장에 직접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는 노력을 보인다면 고용 확률은 높아진다.

해외에서는 '가만있으면 언젠가는 되겠지'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나보다 잘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이곳에서는 가만있으면 늘 제자리걸음을 할 뿐이다.
하늘은 노력하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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