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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내가 일했던 레스토랑

 

나는 21살에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정식 풀타임 일을 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한국에서, 호주에서 단기로 알바를 한 경험밖에 없었다.
싱가포르에서는 3년 정도 일을 하였고 그 후 다시 돌아온 호주에서는 다양한 곳에서 알바를 하다가 그 후 회사를 두 번 다녔다.

 

일을 일로서만 한적도 있었고 일을 하면서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 자체의 만족도나 회사의 만족도가 100%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다.

 

내가 그동안 했던 일들을 다시 할 수 있을지, 관련 분야에 일을 하고 싶은지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도가 높은 회사에 다니는 건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아니, 내가 회사를 다니고 싶은 걸까?

 

예전부터 늘 여행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평소 SNS를 열심히 한 덕분인지 호주에서 우연한 기회로 여행사에 일을 할 수 있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서 오로지 내가 하기 나름이었다. 직원 책상도 제공할 수 없는 작고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만큼 생활비만 낼 수 있는 수준의 적은 임금을 받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서 행복했다.

 

 


동행했던 투어에서 손님으로 만났던 커플

 

여행사에 일을 하게 되면서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았다.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의 계정을 열어서 투어 상품을 홍보하고 예약을 받는 것이 내가 했던 일이었다.
정해진 업무라던지, 일하는 시간도 없는 그래서 굉장히 자유롭고 누구나 꿈꿀만한 환경의 일터였다.
그만큼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내가 너무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분야의 일이다 보니 내 개인 블로그에 상품을 올려서 소개하기도 하고 새벽에도 회사 sns 관리를 하기도 했다.
사장님은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시드니 투어 상품도 무료로 참여했다

 

감사하게도 2주간 시드니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파트너 회사로 2주간 출근하며 그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시드니는 대도시답게 여행 수요도 많았고 직원들도 정말 바빠 보였다. 2주간의 시드니 출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고 경험했다.
나에게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고,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것이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정해놓은 룰을 따라가는 게 아닌, 나의 방식으로 마케팅을 해서 손님이 하나 둘 모이는 것이 너무 흥미로웠다.
퇴사를 하기 전, 거의 20명이 되는 손님들을 투어에 모객 한 적이 있었다. 여행 수요가 적은 서호주에 살다 보니 20명도 많은 숫자였다.
손님을 많이 모았으니 나는 나대로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손님을 많이 모은 거 아니냐고 한소리를 들었다.
회사가 작다 보니 손님이 많이 모여서 컨트롤을 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금전적인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회사를 다니고 있었지만 적은 임금 때문인지 나의 잔고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었고 결국은 지갑에 있던 미국 달러 몇 장, 그리고 동전까지 탈탈 털어서 집세를 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더군다나 임금은 계속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몇 달간의 긴 연락 끝에 밀린 임금을 받고 퇴사를 했다.

 

퇴사 한지 며칠 되지 않아 운이 좋게도 다른 회사에 바로 취직을 할 수 있었다.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일을 바로 구해서 다행이었다.
예전부터 일 해 보고 싶었던 분야이기도 하고,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 않은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에 하나였다.

 

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2년이 훌쩍 지나있었지만 마음 한편은 늘 빈 느낌이었다. 이 일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맞는 것인지, 앞으로 몇 년을 더 해볼 만한 일인지,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민 법무사는 아니지만 비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했고 늘 업데이트되는 학교나 코스 정보에도 잘 알고 있어야 했다.
내가 이 분야를 100% 알고 있는 전문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미팅, 학생 상담처럼 사람들을 알아야 하고 만나야 하는 자리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한계가 오기 시작했고 다양한 이유로 이제는 그만둬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 후, 여행과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퇴사를 하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퇴사를 하게 만든 요인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밀린 임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함이 정말 크더라도, 당장 내야 할 집세를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그만두는 게 맞다.
금전적인 문제를 겪다 보면 사람이 한없이 비참해진다. 혹시 어딘가 공돈이 있진 않을까 생각하게 되고, 먹고 싶은 것들이 있더라도 늘 저렴한 것만 찾게 된다.
예전의 나는 그러지 못했지만, 미래의 나는 그런 일이 다시 생긴다면 퇴사할 용기가 생겼다.

 

 

 

회사의 사정을 강제적으로 들어야 할 때

 

회사에 돈이 없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들려올 때 회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회사에 소속된 직원은 맞지만 돈이 없다는 얘기를 윗사람으로부터 직접 듣는다면 직원의 입장은 난감하다. 일을 더 열심히 해달라는 건가?
월급을 삭감해 달라고 얘기를 하라는 건가? 일하는 시간을 줄여달라고 말하길 바라는 건가?
직원에게 회사의 내부 사정을 구구절절 말하는 곳이라면 퇴사를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정작 회사에 돈이 없다고 했지만 부유한 생활을 즐기는 윗사람들의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프로젝트에 배제시킬 때

 

만약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고 처음부터 배제시켜 버린다면 당연히 서운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직원도 많이 없는 회사에서 그렇게 된다면 더더욱.

 

 

직원에 대한 안 좋은 말을 하는 상사

 

직원에게 대놓고 외모 비하, 예전에 일하던 직원과 비교하기, 퇴사한 직원 험담하기 등을 하는 경우도 보았다.
나는 축구를 좋아해서 휴가를 내고 다른 나라로 축구를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 후, ‘여자가 남자 축구 좋아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
아니 입장을 바꿔서. 남자가 여자 축구 보러 간다고 하면 좀 이상하지 않아?’라는 말을 들었었다.
요즘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작은 규모의 회사

 

싱가포르에서는 대기업에 일을 해서 직원들이 정말 많았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위해서 아파도 병가를 쓰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나와 같은 포지션으로 일하는 동료들은 병가를 사용할 때가 많았다.
그래도 누군가 백업을 해줄 사람이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지만, 똑똑하게 일하라는 것이 맞는 말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다른 회사들은 규모가 작았다.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직원들이 2~4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아프지 않은 이상은 병가를 쓰기가 힘들었고, 휴가를 가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 쌓인 휴가를 못 쓰기도 했다.
또한, 내가 자리를 비우는 만큼 돌아와서도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하루를 빠질 때도 인수인계를 할 것이 많았다.

 

 

체계가 없는 회사

 

이건 싱가포르에서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업이었지만 내가 일을 하게 되었던 레스토랑은 아직 문을 열기도 전인 상태였고 나는 오프닝 멤버로 들어가는 입장이라 레스토랑에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다.
오프닝 멤버들끼리 레스토랑을 오픈함과 동시에 일을 하면서 체계를 잡아가는 상황이라 그런지 초반에 실수도 정말 많았고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들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첫 1년간은 정말 바쁘고 정신없게 지나갔다. 그 후 일했던 곳들도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된 트레이닝도 없었고,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서 일을 하면서 혼자 검색을 해서 알아가거나 문제가 생겨도 혼자서 대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나도 완벽한 직원은 아니고, 완벽한 회사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돌아보면 다양한 이유로 꾹 참고 버틴 적이 많았다.
1년만 하고 퇴사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입사했는데 몇 년이 지나버린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꾹 참고 일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너무 질려버렸고 모든 것에 무기력해졌다.
그래서 현재는 일을 구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거나 불합리한 일이 있다면 퇴사를 하고 행복해지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문득 어제 읽은 책에서 본 글귀가 생각난다.

 

회사에 다니기 싫으면 다니지 마세요… 모두 내 마음입니다. 내 마음대로 하세요.
헤더 Heather 작가님의 글 '더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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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플랫팜은 2017년 인포뱅크로부터 시드라운드 투자 유치와 R&D 자금 연계를 기점으로, SBA 서울혁신챌린지에서 최우수상, 베트남 글로벌 컨퍼런스 SURF 컴피티션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 이듬해인 2018년에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전략 투자를 유치하여 지속적인 플랫폼 개발을 거듭하였고, 2019년 삼성전자와 기술 제휴를 통해 당사 이모티콘 플랫폼인 `모히톡(mojitok)` 서비스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연동하여 연 3억 대의 기기에 탑재되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자회사인 베트남 법인 Zookiz에서는 신한그룹 퓨처스랩의 프로그램 지원에 힘입어 베트남 최대 플랫폼 VNG zalo와의 파트너십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2020년 상반기에는 구글 <Tenor> 검색서비스 콘텐츠 파트너십 체결, 국제 AI학회 <ACL> SocialNLP 챌린지 1위, 2020 Kocca 스타트업콘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2021년에는 Facebook 그룹의 Whatsapp 메신저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는 한 편, 동남아시아 최대 사무용품 전문 업체 Thien Long과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마켓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누적 투자액 50억원을 달성하며 높은 기술력과 디자인 상품성의 융합을 통해 세계 무대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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