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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 논리적 사고력(Logical Thinking)

디자이너는 그림을 그리고, 개발자는 코딩을 한다. 그리고 기획자는 기획서를 쓴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일한 결과물이 매우 가시적이다. 실력있는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결과물은 한눈에 봤을 때도 구분이 갈 정도로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기획자들의 결과물은 가시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모든 기획자들이 고민하는 것이 바로 자신들의 작업물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어필할까.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세상에 적용될까 하는 것이다. 

 

기획자의 결과물을 간단히 말하면 논리적 주장과 근거들의 다발이다. 가령,

 

"이런 저런 근거로 봤을 때 OO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소비자 데이터로 미루어 보아 소비자들이 원하지만 아직 세상에 없는 니체 마켓이 존재하는데 바로 이런 컨셉의 제품입니다."

 

이런 문구들처럼 무언가를 주장하고 그것에 맞는 근거를 함께 제시한다. 그러면 이 말을 듣는 클라이언트들은 본인들만의 머릿속 로직에 따라 주장과 근거를 분석한다. 만일 클라이언트를 설득시켰다면 그 기획안은 통과가 되는 것이고 설득시키지 못했다면 다시 해야 하거나 아니면 다른 기획자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본인이 만든 기획안, 주장과 근거의 다발이 얼마나 정교하면서 실제로 작동할 기획인가 하는 것이다. 어쨌든지 간에 기획서는 실행으로 옮겨져서 원하는 효과를 낼 때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냐이다. 아무리 좋은 기획서, 실제로 행해지기만 하면 대박날 기획서를 가지고 있으면 무얼하는가. 정작 클라이언트들을 설득할 수 없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기획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점에서 기획자로서 중요시 해야 할 두가지 포인트는 주장과 근거의 다발을 잘 만들고 잇는 로지컬한 사고력과 그것을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는 설득력이다.

 


 

지관이 어디 땅으로 먹고 삽니까? 혀로 먹고 살지

 

개인적으로 2번 이상 본 관상, 궁합, 명당. 역학 3부작

 

"지관이 어디 땅으로 먹고 삽니까? 혀로 먹고 살지"

명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을 꼽으라면 이 한 문장을 꼽을 것이다. 기획자의 관점으로 명당을 보면 꽤나 인사이트 있는 문구와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저 한 문장이 이를 모두 표현하기 때문이다. '논리적 사고(땅)를 통한 기획안과 설득력(혀)', 이것이 기획자에게 필요한 전부이기 때문이다.

 

먼저 명당에서는 지관 즉, 풍수지리에 따라 명당 자리를 봐주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하지만 과연 풍수지리가 정말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일까? 아니면 그저 미신의 한 부류일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믿을 만한 근거로써 충분한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마치 요즘 시대에서는 과학이라고 믿는 의학이나 심리학, UX/UI 관련된 학문들이 세월이 흐른 뒤에 비과학적인 것들, 과거의 미신으로 치부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현재 우리가 논리적인 주장을 뒷받침하는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명당의 지관들은 당시 사람들이 진실로 믿고 돈을 지불해서라도 듣고 싶은 얘기인 풍수지리에 관한 주장들을 각자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논리적 근거를 대며 말한다. 가령

 

"이곳은 수맥이 양옆으로 흐르고 바위가 뱀처럼 있어 흉당이오." 혹은

"저곳은 산세가 좋고 마을을 한 눈에 내려다 봐서 명당이오." 등등 말이다.

 

기획자도 이와 똑같다. 또한 컨설턴드도 이와 같다. 

 

"고객들이 빨간 색을 좋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빨간 색 제품을 출시해야 합니다."

"관객들이 같이 공연에 참여할 수 있을 때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이비행기 이벤트를 공연에 추가해 고객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게 해야 합니다."

 

등등 기획자의 '주장+근거' 프레임이 명당의 지관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주장을 원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혀'가 필요하다는 것도 기획자의 역할을 아주 잘 표현했다. 그렇기에 기획자의 역할을 요약하면 

 

"기획자가 어디 기획안으로만 먹고 삽니까? 말빨도 있어야지." 가 되지 않을까 싶다.

 

때로는 정말 엄청난 인사이트와 빈틈없는 근거들로 이뤄진 기획서가 전달하는 사람의 설득력 부족이나 클라이언트의 취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고 서랍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반대로 근거도 약하고 주장의 타당성도 애매한 기획안이 기획자의 전달력 덕분에 혹은 클라이언트의 취향과 맞아 떨어져 채택되었다가 사업을 말아먹는 경우도 많다. 즉, '말빨 = 혀' 역시 기획자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논증하는 습관과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력

앞서 말한 논리적인 사고와 설득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두 가지 습관 혹은 훈련법을 제안한다. 실제로 필자 역시 좋은 기획서를 만들고 이를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이다.

 

(1) 논증하는 습관

기획자들은 주장을 한다. 이래서 저래야 한다. 이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 등등 주장을 한다. 그러나 그 주장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에는 많이 익숙해져 있지 않다. 본인은 논증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 3자가 보기에는 적절한 근거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 주장에 맞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도 적절한 근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근거를 통해 주장을 뒷받침 해주는 연습이 중요하다. 사소한 주장 하나라도 반드시 논증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해보면서 본인의 논증을 검증하는 습관을 들이자. 이 작은 습관이 본인 기획서의 엣지를 살려줄 것이다.

 

(2)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력

이 부분은 긴 글 대신 영상 하나로 대체하려 한다. 이 영상이 필자가 기획서를 쓰고 전달할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보는 영상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필자와 같은 영상을 얻었으면 해서 영상을 올려본다. 동영상을 요약하면, 사람의 뇌는 Why-How-What의 순서로 사고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왜 제가 기획서를 제안하냐면요. 이러저런한 이유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렇게 하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들 마음 속에 집어 넣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제품과 서비스가 있어야 해요."

   

이와 같은 순서로 생각하고 설득할 때 클라이언트의 뇌의 사고 구조를 자극하고 쉽게 설득시킬 수 있다. 

 


기획자라면 다시 한 번 명심하자!

 

"지관이 어디 땅으로 먹고 삽니까? 혀로 먹고 살지"

"기획자가 어디 기획안으로만 먹고 삽니까? 말빨로 먹고 살지." 

"논리적인 사고력과 전달력, 그것이 기획자에게 필요한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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