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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쓴 글, <한국인이 주로 취직하는 포지션은?>에서 원하시는 마케팅/홍보 같은 직무가 없어서 혹시 실망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분야는 소위 말발로 버티는 직군인 데다가 한국에서 살다 이제 막 온, 해당 경력도 많이 없고 특출 난 기술이 없는 사람이 바로 가기에는 조금 힘들 수가 있다. 한국에서는 사원으로 입사하여 잡무를 하며 해당 부서의 일을 배우기 시작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사람을 뽑으니 더 그럴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그렇듯 이 직군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 지원자로 넘쳐난다.

 

그러면 원하는 곳에서 일하지 말라고?

지금 당장 힘들다면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노려보면 어떨까? 관심 있는 업계에서 일을 하며 경력과 지식을 쌓은 뒤 회사 내부 이동이나 이직을 노려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싱가포르는 연봉 인상과 승진을 위해 이직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직이 굉장히 잦다.

 

싱가포르를 포함한 외국회사에서는 전반적으로 구인 공고를 내기 전에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공고를 먼저 낸다. 이력서를 검토하고 면접을 본 뒤 새로운 사람이 회사에 적응할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분명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그 시간을 확 줄일 수 있다. 필자의 친구도 애플에서 2년 동안 고객관리 직군에서 일하다가 영업관리 부서로 옮긴 적이 있다. 물론 그 시간 동안은 옮기고 싶은 분야의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정보를 얻고 공부를 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나는 영어는 못했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궁극의 스킬'로 나를 포함해서 한국인이 두 명인 곳에 취직하게 됐다. 당연히 내 스킬을 발휘할 수 있는 한국 마켓이 나의 담당이었다. 내가 원하던 여러 국가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곳이었지만 생전 처음 들어보는 영어 억양에 기가 팍 죽었다. 게다가 야심 차게 사람까지 채용하며 밀던 한국 시장은 발전하기는커녕 정체하고 있었다. 우리의 상품이 한국과 맞지 않다는 것만 깨닫는 중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나를 채용한 이유 중의 하나도 회사의 상품과 한국이 잘 맞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하려는 시도의 일부였다. 그렇게 나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듯했다. 그 무렵 나와 같은 날 취직한 동료 둘이 잘렸고 매일이 가시방석 같았다.

 

어떻게 들어온 회사인데 이렇게 나가고 싶지 않았다. 아직은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일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나는 한국인 특유의 성실성을 발휘했다.(사실 한국인만큼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없다.) 나의 그 점을 좋게 본 회사에서는 내 포지션을 아예 없애고 내게 성격이 좀 더 다른 업무를 주었다. 이전 업무가 세일즈였다면 나는 사업개발, 제품 개발, CS 등이 복합된 일을 하게 되었다. 같은 날 들어온 사람들이 잘렸던 시점이라 나는 그렇게라도 내게 일을 주는 회사가 고마웠다. 비록 지금까지 하던 것과는 일의 성격이 달라졌지만 나는 새로운 과정에 적응하며 일을 해 나갔다. 내가 그전에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대충 하거나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내 포지션과 함께 회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열심히 한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나는 한국과 관련 없는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내가 일하는 마켓에서 다른 국가의 비중이 더 많아지기도 했다. 그렇게 회사에서 나는 업무능력을 인정받았다. 여전히 사무실의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영어실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업무 능력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게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는 것을 보며 다시 깨달았다. 나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있고 그것만 잘 해내면 되는 거였다.

 

어떻게 보면 다른 일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나는 회사 밖에서도 혼자 공부하고 연구하는 시간을 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 가면서 내게 다가오는 기회 역시 조금씩 늘어났다.

 

회사에서 잘릴 수도 있고 그만둘 수도 있다. 어찌 됐든 그곳에 있는 동안에는 열심히 일한다. 노예같이 들리기도 하지만 내가 어느 곳에 몸담고 있든 최대한 뽕을 뽑아 먹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 승진을 하고 보너스를 받는 것도 보상이지만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혀 내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크게 뽕을 뽑아 먹는 일이라고 여전히 생각한다. 내가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일을 회사의 보호 아래 돈까지 받으며 시도해 본다고 생각하면 내가 해야 하는 그 일이 그렇게 괴롭지 만은 않다. (그래서 웬만한 일에는 YES라고 하는 편.)

 

돌아보면 내가 해야 할 일보다 조금 더 했던 것에서 길이 생겨났다. 당장 내가 원하는 곳에 가지 못하고 그것을 가지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 그것과 나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곳에 갈 수 있는 준비를 하면서 이 길을 걸어 나가면 그 여정은 그렇게 괴롭지 않을 것이다.

면접 - Two way street
https://brunch.co.kr/@swimmingstar/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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