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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래 이 가이드를 처음 쓸 때 독자로 생각한 분들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혹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했으나 해외취업에 관심 있는 분’이었다. 해외취업에 관심은 있는데 어떤 것인 것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 진짜 몇 년 전의 나와 비슷한 분들에게 내가 넘어지고 삽질해 가면서 알게 된, 누군가 좀 미리 귀띔해줬다면 좋았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싱가포르란 나라에 대해서 구구절절 썼다. 이 나라 이런 곳이니, 오시기 전에 잘 선택 혹은 준비하시라고. 이런 걸 모르고 갔던 나는 싱가포르에 간지 3일 만에 개실망하고 그 실망에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지금 나는 싱가포르를 엄청 매우 정말 좋아한다. 

 

지금까지 쓴 내용은 누구에게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앞으로 쓸 내용은 내가 원래 생각한 독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일 듯하다. 외국에서 일해보신 분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신 내용일 테니 패스하셔도 된다. 그동안 내게 이메일 주셨던 분들이 물어보셨던 내용도 함께 다루었다. 

 

 

① 구직은 한국에서부터 

 

싱가포르 취업 가이드를 쓰고 난 후 이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나의 대답은 당연히! 제발! 싱가포르에 오시기 전에 최대한 구직을 하고 오시라는 거다. 이건 어느 나라로 취직을 준비하시든 동일한 사항이다. 인터뷰 약속을 잡고 오신다면 금상첨화! 그게 구직자 입장에서 아무것도 없이 오는 것보다 심리적 안정도 준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너무 순진하게 여기 와서 구직을 시작했다. 그래서 취직이 늦어졌나 싶기도 하다. 

 “지금 한국에 있지만 여행으로 싱가포르에 갈 예정인데 그때에 맞춰서 인터뷰를 볼 수 있어요.” 

한국에서 인터뷰 약속을 잡게 된다면 위와 같이 말하는 게 좋다. 인터뷰 때문에 한국에서 싱가포르에 온다고 하면 인사 담당자가 괜히 부담스러워 오지 마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만나기 전에 우선 화상면접이나 전화면접을 하도록 유도한다면 더 좋고.

 

 

②  약간 돌아가는 방법 - 파견 근무의 기회가 있을 국내 기업에 도전 

 

당장 싱가포르에 가는 게 아니라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으신 분들은 한국에 있는 외국계나 한국계 회사에서 파견 근무가 있는 곳에 도전해 보는 방법도 있다. 조금 느리게 보일 수 있지만 어쩌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우선 파견 근무를 가게 되면 회사에서 주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집값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집값이 비싼 나라들 같은 경우라면 더더욱. 그리고 통상 파견 근무를 가면 월급도 함께 오르고, 처음 혼자 이 나라에 툭 던져진 느낌 없이 바로 일할 곳이 있다는 건 장점이니까. 물론 언제 파견 나갈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지금 당장 나가고 싶어 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수 없지만…. 아무튼 구직 사이트에 보면 파견 근무를 전제로 사람을 뽑는 곳도 꽤 보았다. 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국내 기업도 괜찮고, 외국계 기업 같은 경우에는 파견 근무의 기회가 더 많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당연히 회사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의 업무와 영어(그 나라 국가의 언어) 실력을 어필해야 한다.

 

 

③ 싱가포르 Job market의 피크 시즌은?

 

보통 싱가포르 Job market에 피크 시즌은 3월~10월이다. 1년에 한 번 내는 세금 공지와 납부기간이 설 전후라 이 부분을 매듭짓고 회사를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더불어 회사에서 보너스 주는 시기도 이 시기이다. 받을 거 다 받고 퇴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전반적으로 회사에 공석이 많이 생긴다. 도전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지금이 좋은 시기니 지원해 보시길. 이걸 몰랐던 나는 정 때문에 원래 퇴사하려던 시기보다 3개월 더 늦게 갔다가 이 좋은 시기를 놓쳤다. 취직이야 노력과 운에 달린 것이지만, 좋은 시기라면 그 운과 기회를 좀 더 많이 당길 수 있지 않을까?

“너 좀 일찍 오지 그랬니. 지금 10월/11월이잖아.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고 있어. 아마 내년 2월까지는 이럴 거야.” 

헤드헌터들에게 이런 말 많이 들었다.ㅠㅠ 실제로도 11월부터는 점점 줄기 시작하면서 12월~2월에 구직 사이트에 올라오는 공고의 수는 확 줄어든다. 12월에는 다들 휴가를 떠나지 회사를 떠나진 않는다. 곧 설도 다가온다. 하지만 지금이 상대적으로 좋은 시기라는 거지, 공채 개념이 없는 싱가포르는 공석이 있으면 항상 사람을 구한다.

싱가포르에 갈까말까 고민하던 시절 매일 봤던 문구. 20년까지 갈 필요도 없이 10년 후에 '그때 갈걸 그랬어.'라고 후회할 생각하니 끔찍했다.

 

 

④ 영어를 어느 정도 해야 할까요? 

 

이 질문도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다. 나의 대답은 ‘잘 하면 잘할수록 좋습니다.’ 

근데 사실 질문이 너무 애매모호하지 않은가? 내 생각에 이 질문은 다르게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영어를 이렇게 저렇게 못하는데 과연 취직할 수 있을까요?” 

 

싱가포르에 오시면 알겠지만 영어를 못해도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한국인이 필요하지만, 다른 영어 잘 하는 한국인이 있어 내가 영어 쓸 일이 없는 곳이라면 영어를 못해도 취직할 수 있다. 주로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실 거면(직급과 하는 일에 따라 다르지만) 매일 한국말을 쓰며 살기에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다.  

 

필요한 영어의 수준에 대해서는 회사마다 다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잘 하면 잘 할수록 좋다. 막 싱가포르의 한 다국적 기업에 취직했을 당시 내 영어 레벨을 어학원에서 테스트한 적이 있다. 부끄럽지만 그 레벨을 공개하자면 Upper Intermediate였다.(토익이 별 의미가 없어서 당시 토익을 치지는 않았다.) 이 정도면 그냥 싱가포르 초등학생 수준이다. 아니 초등학생도 안 되려나? 예상 면접 질문을 달달 외워 다행히 입사는 했지만 난 영어를 못해서 개무시를 몇 번 당했고,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정말 생존을 위해 영어공부를 했다. 워낙 절박했던지 그때 영어가 엄청 늘었다.

 

로컬 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실 거면 당연히 잘 해야 한다. 내가 영어를 훌륭하게 구사하지 못해도 한국인이 필요해 나를 뽑은 그들은 처음엔 내 영어실력에 별 기대를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초반의 일이지, 일한 지 6개월이 지났는대도 여전히 어버버 하는 사람을 과연 좋아할까? 그리고 내가 아무리 한국어를 많이 쓰면서 일해도, 회사 내의 인사팀, 한국인이 아닌 동료들, 외국인 상사와의 소통에서 영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회사는 한국인이 나 혼자 거나 극소수인 경우도 있다.

 

슬프게도 싱가포르에서 일한다고 해서 영어가 자동적으로 늘지 않는다. 일할 때 쓰는 영어는 그 범위가 정해져 있고, 그 범위를 부수어야 하는 사람은 나다. 따로 영어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동료들과 고객들이 내게 보내는 이메일을 연구하고, 미팅 때 어떤 영어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연구하고, 집에 가서 따로 공부하고. 계속 공부하셔야 한다. 어쩔 수 없다. ㅠㅠ

 

그리고 처음 시작이야 한국인이란 장점으로 일을 시작했다 해도, 계속 그걸로 일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업무지식을 늘려가며 내 영어실력을 올린다면 나중에는 한국인을 뽑는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로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구사하는 영어만큼 내가 만나는 사람들, 할 수 있는 경험의 깊이에 차이가 난다. 싱가포르에 오실 분들은 지금부터 조금씩 영어공부를 시작하시면 좋겠다. 토익 공부가 아닌 진짜 내 영어실력을 향상하기 위한 공부. 파이팅!!

 

무슨 언어 자격증이 있어야 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싱가포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영어와 중국어(중국인 비중이 많아서)를 쓴다. 내가 토익 몇 점, HSK 몇 등급 이런 거 밝혀 두어도 어차피 면접에 가면 내 실력이 드러난다. 언어 자격증, 시험 성적 대신 진짜 해당 언어 실력이 필요하다. 나는 레주메 Resume에 토익 점수를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Tip 하나,

지금 사용하고 계시는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설정을 전부 영어로 바꿔서 거기서 쓰는 단어와 표현에 익숙해지는 것을 추천합니다. 휴대폰의 설정도 다 영어로 바꾸시고요. 그게 괜찮아지면 지금 쓰는 컴퓨터와 MS OFFICE 프로그램의 설정도 영어로 바꾸어서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렸으면 좋겠어요. 회사에서 내게 주는 컴퓨터는 전부 영어로 되어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영어실력에 의외로 도움이 되고, 일 하다 보면 그 단어로 의사소통도 많이 합니다.

 

 

⑤ 졸업예정자

 

한국은 4학년이 되면 이미 구직활동을 시작한다. 회사에서도 ‘졸업예정자’를 졸업자로 간주하고 신입으로 뽑는다.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바뀌었는지 모르겠으나 싱가포르는 ‘졸업예정자’란 개념이 없다. 이건 우리가 외국인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졸업장이 없는데 니가 학사학위를 받을지 아닐지 내가 어떻게 아니?” 

생판 모르는, 그것도 외국인이 남의 나라 와서 일 구하는데 아직 졸업장은 없지만 곧 졸업할 예정이란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의문을 품는 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나야 한국에서 졸업하고 일까지 하다 왔으니 별 문제없었지만, 이 개념을 회사에 이해시키느라 힘 빼는 친구들 몇몇 보았다. 다행히 그걸 이해시키고 다 취직은 했다만.. 모든 걸 문서로 증명하고 증거로 남기는 걸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싱가포르 사람들이라 더 그럴 수도 있다. 졸업예정자로 싱가포르 취업을 준비 중이라면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준비하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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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흙수저인 내가 해외취업을? ①      

2. 흙수저인 내가 해외취업을? ②      

3. 그래도 싱가포르라 다행이야. (많고 많은 나라 중에 싱가포르라서 좋은 점)      

4. 내가 생각하는 싱가포르 취업의 장점① 

5. 내가 생각하는 싱가포르 취업의 장점② 

6. 싱가포르 취업 시 감당해야 할 것들

7. 싱가포르 취업 전 알면 좋을 것들

8. 어떻게 직업을 찾을까 

9. 신입이자 특별한 전공이 아닌(특히 문과생) 당신이 싱가포르에서 찾을 수 있는 일은?      

10. 영문 구인광고, 도대체 뭐라고 써 논거야? 

11. 레주메(이력서) 쓰기 - 자소설을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12. 영어면접, 겁먹지 마세요.      

13. 화상면접은 어떻게 할까?      

14. 외국 회사에서 살아남기      

15. 외국 회사 풍경      

16. 영어로 이메일 쓰기 - 이것만 알고 있자.      

17. 인터뷰 - 싱가포르에 사는 그의 이야기 ①      

18. 인터뷰 - 싱가포르에 사는 그녀의 이야기 ②      

19. 소소한 싱가포르 생활기 

20. 친구는 어찌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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