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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3군데 외국계 회사를 거치면서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리~과장 시절 정말 분위기 좋은 회사에서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차~부장 시절 업무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으며, 현재는 싱가포르로 이주하면서 글로벌 회사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처럼 외국계 회사를 다니면 좋은 점을 한 번 밝혀보려 한다.

 

1. 보다 합리적인 기업 문화

무엇보다 합리적이다. 지금껏 15년 넘게 외국계 회사를 다녔지만, '아니 무슨 이런 경우가 있지?'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반면에 국내 회사 재직 시절에는 비합리적인 상황을 꽤나 마주했었다. 외국계 회사라도 사실 본사가 어디에 있느냐, 한국 지사 임직원 수가 얼마나 있느냐, 그리고 회사가 어느 산업군에 속하느냐, 그리고 그 업계에서 위상이 어떠냐에 따라 기업 문화 역시 많이 다르긴 하다. 크게는 미국계 회사와 유럽계 회사로 나누어 보면 기업 문화에 차이점이 있다. 미국은 알다시피 자본주의의 본거지다. 즉 개개인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업무능력, 리더십, 그리고 정치력을 모두 포함한 개인의 능력이 좋을수록 보상이 커진다. 하지만 유럽계 회사는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다. 능력에 따른 보상이 미국계 회사보다 약하다. 또, 한국 지사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한국 기업의 문화와 비슷해져 가는 것 역시 감안해야 한다. 국내 임직원 수가 수천 명에 이르는 외국계 회사 지사의 경우 생각보다 국내 회사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가 많다.

 

2. 글로벌한 업무 환경

국내 대기업을 다니게 되면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환경에 노출되지 않는다. 반면 외국계 회사를 다니면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외국어를 사용할 기회 역시 외국계 회사에서 더 많다. D사를 다닐 때는 외국계 회사임에도 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었지만, J 사로 옮겨 가면서 영어로 인터뷰를 봐야 했고, 교육을 받으러 미국으로 출장을 갔고, 아시아 여러 나라 동료들과 함께 일했다. T사는 한국과 일본이 같은 조직으로 묶여 있는 데다 한국/일본을 담당하는 사장님이 외국인이라 영어로 발표하고 대화하는 일이 더 늘었다. 싱가포르로 와서는 업무의 99%를 영어로 하고 있다. 깜작가의 경우 처음 D사 입사할 때 영어로 대화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글로벌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외국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외국에 나와 아시아 전체를 담당해 일하고 있다. 국내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내가 이렇게 될 수 있었을까?

 

3. 폭넓은 경험

외국계 회사에서는 폭넓은 경험을 하는 게 가능하다. 조직이 작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은 조직이 크다. 따라서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이 넓을 수 없다. 인사 업무를 예를 들어보지. 수천 명, 혹은 수만 명이 근무하는 회사라면 1년에 채용하는 직원도 적게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 이상이 된다. 따라서 한두 사람 가지고는 채용 업무가 커버되지 않아 채용팀을 꾸려진다. 이때 채용팀에 속한 한 개인은 채용 업무의 일부분을 맡게 된다. 예를 들어 인터뷰 관련 업무만을 맡는다던가 후보자를 찾는 업무만 하는 식이다. 그래도 일이 많다. 하지만 수십 명 혹은 수백 명 규모의 외국계 회사라면 채용을 전담하는 사람은 한두 명이 전부다. 따라서 외국계 회사 채용 담당은 후보자 찾는 일부터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종 보상 제안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즉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4.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

나는 아시아 지역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담당한다. 때문에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 일해도 상관이 없다. 싱가포르에서 일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도 혹은 또 다른 국가에서 일해도 큰 문제가 없다. 실제로 나와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이 외국계 회사에는 꽤 많이 존재한다. 이렇게 아시아를 담당하는 일을 맡게 되면 혹은 글로벌을 담당하는 일을 하게 되면 어느 국가에서 일하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며, 상황에 따라 일하는 국가를 옮길 수 있다. 아시아 혹은 글로벌을 담당하는 일을 맡게 되면 아시아 본사 혹은 글로벌 본사로 옮겨 근무하는 경우가 아직도 일반적이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재택근무 혹은 원격근무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상황에 따라 회사와 협의하에 근무 국가을 정할 수 있게 되었다. 꼭 아시아 담당이나 글로벌 담당을 하지 않더라도 업무 특성상 원격 근무가 가능하다면, 근무 시간뿐 아니라 근무 장소에도 유연성을 부여하는 일이 외국계 회사에서 보기 힘든 일은 아니다.

 

그 외에도 본인 능력만 있다면 외국계 회사에서는 정년을 넘겨 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본인이 회사에 보탬이 된다면 임원이 아니어도 정년 연장이 가능하다. 재직 중인 T사의 한국 지사에는 이미 정년인 만 60세를 넘겨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여러 명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정년을 넘겨 근무할 거로 보인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T사의 본사가 소재한 유럽의 경우 정년이 60세보다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략 65세, 혹은 그 이후의 나이가 되어야 정년을 맞는다. 이 때문에 60세를 넘겼다고 해서 꼭 필요한 한국 직원을 고용하지 않을 이유가 본사 입장에서는 없다.

 

소망일 수도 바람일 수도 있지만, 국내 대기업도 외국계 회사의 장점을 앞으로는 더 많이 따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글로벌한 근무 환경 같은 경우에는 이미 글로벌 일류 기업 반열에 든 S사나 L사 같은 경우 외국계 회사 못지않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개인 역량에 따라 다양한 해외 체류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직 기업 문화는 더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직원에게 제공하려면 좀 더 유연한 인사 제도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외국계 회사가 더 좋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업무를 체계적으로 규모 있게 배우려면 국내 대기업이 낫다. 외국계 회사는 일반적으로 사수/부사수 개념이 없고, 본인이 알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입사하면 고생만 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상태에서 경험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 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위에 언급한 외국계 회사의 장점은 각 업계에서 1~2위를 차지하고 하는 외국계 회사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낮은 경우 말만 외국계 회사인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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