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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하고 이제 막 1주일이 지났다. 월요일 출근하고는 그다음 날부터 계속 재택근무 중이라 내가 일을 시작한 건지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화요일 매니저와 만나 어떻게 일을 할지 이야기를 했고, 목요일 집에서 그와 잠시 콜을 하고는 그밖에 시간에는 그가 전달해 준 자료를 주로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일을 시작했다는 공식적인 어나운스는 금요일에 났고 동료 몇몇이 축하한다며 메일을 보내주었다. 그중에 가장 기억나는 메일은 일본 영업 책임자 분이 보내준 메일이다. 2년 전쯤 만나 둘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날 잘 본 모양이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지금처럼 챙겨주는 느낌이다.

 

 

아직은 업무를 파악해야 하는 단계라 천천히 시작해도 되는 모양이긴 하지만, 다음 주까지 올해 목표를 설정해야 해서 마냥 여유를 부릴 상황도 아니다. 또 빨리 적응하고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기도 하고 말이다. 내 그런 마음을 아는지 매니저는 ‘바로 전에 했던 일에서 잘했기 때문에 성과 욕심이 날 것이다. 하지만 일이 바뀌었으니 그전과 똑같이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괜찮으니 너무 낙담하지는 마라’ 흠... 이 얘기는 와이프도 일을 시작할 때 들었던 모양인데, 위안이 되면서도 자극이 되는 말이다.


13인치 랩탑, 노안이 시작된 내게는 연결해 사용할 모니터가 절실

코로나바이러스로 언제까지 이렇게 재택으로 근무할지 가늠하기가 어려워 문제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준비하는 것은 얼마든지 재택으로 할 수 있는데 내가 준비한 일을 각 나라에 전파하는 일까지 전화 회의로 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제대로 된 임팩을 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국어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더 그렇다. 유럽계 회사라 영국/미국 출신이 거의 없어, 나와 일하는 거의 대부분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이 때문에 생각보다 의사소통에 한계가 보이고, 이러한 한계를 Face-to-Face 미팅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보는데, 조금 난감하다.

 

 

그러나 똘똘한 상사를 만나 다행이란 생각이다. 입사 후 3개월 동안 내가 해야 할 목록을 정리해 뒀다. 한 달간 내가 누구와 이야기하고 어떤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엑셀로 정리해 주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세일즈로야 전문가지만 APAC 마케팅에는 초보나 다름없는 내게 가이드를 제시해 주니 내가 방황할 시간을 현격히 단축할 수 있을 거다. 일단은 그가 짜준 시간표대로 당분간 지낼 생각이다. 늘 집에서 혼자 콘퍼런스 콜로 일을 해야 하니 심심하긴 할 테지만, 오전에는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어야 하니 그리(?) 심심하진 않을 듯싶다. 게다가 아이들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올 시간을 얼마든지 있어 좋다.


아이들 하원길


재택근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다. 이곳 싱가포르도 점점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가능한 외출을 하지 말라는 안내를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받았다. 하루라도 빨리 이 난국이 극복되어 동료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정상적으로 직장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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