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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2달을 쉬었을 뿐인데 1년은 쉰 것 같이 다시 일할 수는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회사 일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 때문에 출근 날짜를 정해놓고도 한참을 망설였더랬다. 더 미룰까 생각도 했지만 그래 봐야 달라지는 건 없는 데다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난리인 상황이라 하루라도 빨리 회사에 들어가 있는 게 낫다 싶어 출근을 더 미루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D사에서 마케팅을 하다 J사에 사업개발 담당으로 이직했을 때보다야 같은 회사에서 직무만 바꾸었을 뿐이니 훨씬 수월한 상황이다. 따라서 여유를 가져도 될 상황이기도 하다. (J사 사업개발업무는 내가 해 본 일 중 가장 힘들고 난이도가 높았다) 그러나 근무하는 나라가 바뀌고 난생처음 100% 영어를 사용해 근무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게다가 무척 실적이 좋았던 자리에서 떠나는 것도 내키지는 않는 모양이다. 본질적으로는 새로운 것을 즐기고 도전하는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속 어디엔가는 또다시 새로움에 도전하는 게 영 내키지 않나 보다.

 

 

30년 전만 해도 20~30년 일을 하고 50대 중반쯤 은퇴할 수 있었다. 그 후 20년쯤 더 살면 됐고 70대 중반에 생을 마감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100살은 물론이고 운이 나쁘면(?) 200살도 살 수 있다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이제 고작 40대에 불과한 나는 앞으로 몇 년을 더 일을 해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어느 시점에서는 아예 전혀 다른 직업을 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 정도 도전에 징징거릴 때는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언제나 두렵고 떨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 감정을 부정할 수는 없다. 초등학교 시절 높이뛰기 선수로 활동하던 당시, 개인 신기록에 도전할 때가 기억이 난다. 높이 뛰기 바 앞에서 대기하는데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바를 향해 한 발을 내딛는 순간 그 두근거림과 두려움이 에너지로 변함을 느낄 수 있었다. 힘껏 점프를 하고 나니 내 허리가 바 위를 통과하고 있었다.

아무리 떨리고 두려워도 이렇게 한 발을 내딛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가 맡은 일에 몰입하는 것, 앞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냥 시작해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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