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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약간 주제를 바꿔 15년 넘게 경험한 외국계 회사는 어떠하였는지 적어보려 한다. 혹시라도 외국계 기업으로 취직 혹은 이직을 생각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외국에서의 직장생활 경험은 추후 정리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외국계라도  같은 외국계가 아니다. 회사 규모에 따라, 본사 위치에 따라, 그리고 업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난 미국계 회사로는 화학계 D사와 소비재 J사 다녔고, 유럽계 회사로 공장 설비를 판매하는 T사에 재직 중이다. D사는 한국에 5백 명의 직원이 있었고, J사는 직원이 2천 명 이상이었다. T사는 직원이 100명이 안 되는 규모다  직장으로서는 D사가 최고였는데, 그 이유는 비즈니스가 안정적이면서 워라밸이 좋았고, 급여도 그 업계에서는 탑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돈 많이 주고 여유로운 회사였고, 사람도 잘 내보내지 않는 아주 안정적인 회사였다. 한국에 공장도 있고 직원도 외국계 회사 치고는 적지 않은 편이라 회사가 체계적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회사다. J사는 재미있고 매력 있는 회사였다. 업종 특성상 비즈니스 Up and Down이 있고, 비즈니스 사이클이 빠르다 보니 D사와 비교하면 업무 강도는 높다. 경쟁력이 없는 직원은 차~부장급쯤 되면 알게 모르게 명퇴당할 수 있는 회사다. 직원수로는 국내 중견 기업 급으로 상당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이렇다 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현 직장인 T사는 D사 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자랑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70%다. 보통 사람은 잘 모르는 회사지만 그 업계에서의 위상은 압도적 수준이다. 급여는 내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고 사람은 절대 내보내지 않는 직장이다. 설비 하나 판매하려면 설비 도입 결정에 1년 이상, 설비 도입에 1년, 도합 2년은 잡아야 한다. 이렇게 비즈니스 사이클이 길다 보니 상대적으로 업무가 여유로울 수밖에 없다.

 

 

회사 문화는 어떤가?

위에 언급했다시피 워낙 다양한 회사가 있어 천차만별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공통점은 있다. 국내 대기업에 만연한 꼰대 문화는 평균적으로 적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내 상사가 어떤 스타일이냐에 따라 다르긴 하다. 나 역시 D사와 J사 재직 중일 때는 꼰대 문화가 미미했으나, 현재는 간간이 느끼는 형편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내 할 일을 하면 일이 끝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눈치 야근이란 게 존재할 수 없다. 최근 국내 대기업도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런 분위기가 남아있는 반면, 외국계 회사는 상당수가 그런 분위기가 아주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한마디로 회사 문화가 상식적이다라고 보면 된다. 또 한 가지, 상당히 개인주의적이다.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눈치 야근이 없다는 건 내가 뭘 하든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회식 한 번 잡으려면 최소 2주 전에는 일정 협의를 해야 했다. D사에서는 부서장인 상무가 밥을 먹자고 해도 선약이 있으면 거절하기 일쑤였다. 국내 대기업을 다니던 와이프는 회식 당일에 불려 가는 게 일상이었던 시절이었다  

 


보상은 어떤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J사는 성과가 좋으면 자기 연봉만큼 보너스를 가져갈 수도 있는 회사다. 연봉이 5천만 원이 채 안 되는 4년 차 사원이 보너스로만 4천만 원 이상 받아가기도 했다. 반면 현재 재직 중인 T사는 성과가 좋아도 나빠도 내 보너스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2년간 내 고객사의 매출이 2배가 되었어도, 내 보너스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D사는 그 중간쯤 된다. 한때 성과 평가 최고등급을 받았을 때 성과에 따른 연봉 인상률 15%에 승진에 따른 연봉 인상까지 겹쳐 한 해 30% 넘게 급여가 오른 적이 있다. 그리고 국내 대기업과 비교도 해 볼 필요도 있는데, 내가 D사로 이직할 때만 해도 외국계 회사가 전반적으로 급여 수준이나 복지가 국내 대기업 대비 좋았다. 예를 들어 D사 재직 중이던 2000년대에는 국내 대기업 S 전자에서 D사로 올 때 과장에서 차장으로, 혹은 차장에서 부장으로 오면 만족스럽게 급여를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S 전자 과장에서 D사 부장으로 와도 급여 맞추는 게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따라서 현재는 5대 대기업 급여 수준이 외국계 회사보다 좋으면 좋지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 됐다. 더더군다나 복지 수준은 5대 대기업이 수준급이다. 퇴직금, 자녀 학비 지원, 건강검진 등, 5대 대기업의 복지 수준은 어느 외국계 회사와 비교를 해도 이미 상당한 수준이 됐다  

 


​회사별로 경력 개발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다.

내가 각 회사에 재직한 시기가 달라서 딱 어떻다고 이야기하기가 좀 어렵다. 하지만 굳이 따져본다면 D사와 J사는 High Performer를 키워주는 문화가 존재했다. 특히 J사는 High Performer에 대한 관리를 꽤나 잘했다. HR에서 Business와 함께 체계적으로 경력 개발을 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또 한 가지, D사와 J사는 People manager가 많이 필요했다. 따라서 사람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반면 T사는 조직에 People manager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상무급은 되어야 밑에 사람을 두고 일할 정도로 조직이 상당히 Flat 하다. 따라서 사람을 키울 필요도 없고 HR 존재감도 미미하다. 하지만 최근 D사와 J사도 한국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예전만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즈니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장의 생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 따라서 리스크를 안고 사람을 키우기보다 검증이 되어 있는 사람을 People manager로 쓰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가?

한국에 진출해 있는 회사 중 상당수가 세계적인 회사들이다. 세계적인 회사가 되려면 회사 문화도 회사 성과도 세계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이런 세계적인 회사들은 다방면으로 성장할 시간이 있었다. 내가 다녔던 D사는 200년이 넘었고, J사는 150년 가까이 됐다. 반면 한국 대기업은 그 역사가 6.25 전쟁 후로 따져도 길어봐야 70년 안팎에 불과하다. 기업이 성숙하기까지는 그보다 더 시간이 더 필요한 거 같다. 본사 소재지의 문화적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D사와 J사는 미국 직장 문화, 그리고 T사는 유럽 직장 문화가 한국 지사 문화에 큰 영향을 줬다. 따라서 한국 문화가 주류일 수밖에 없는 한국 대기업과는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외국계 기업도 한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같은 회사라도 한국 지사와 다른 나라 지사와는 분위기가 꽤 다를 수 있다. 재직 중인 T사를 봐도 다소 경직된 분위기의 한국 지사와 달리 유럽 소재 지사와는 여유롭다.

 

 

마지막으로...

 

최근 국내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의 다양한 계층과 부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오래전 이긴 하지만 L사에 재직 중일 당시가 많이 떠올랐다.



할 일 끝낸 후 눈치 안 보고 퇴근하니, 2~3일쯤 뒤 팀장이 불러 ‘자네는 일이 없나 봐?’하면서 갈굼을 당했던 일, 왜 하는지 모를 회의를 하느라 새벽 2시까지 붙잡혀 있었던 일, 술 먹고 늦게 온 팀장이 차를 대충 주차했다며 내게 키를 주더니 주차장에 넣어두라고 했던 일 등이 떠올랐다. 반면 좋은 기억도 있다. 지금은 상무로 승진한 내 첫 보직의 사수는 바쁜 와중에도 날 늘 신경 써 주었고, 신입사원 교육을 받으면서 동기들과 밤새 이야기 꽃을 피웠던 일도 있었다. 다소 전형적인 한국 기업의 모습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모습을 상기할 때마다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은 아직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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