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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uster Role, 첫 발표, Confirmation letter received

Cluster Role을 맡은 지 두 달, 오늘 처음으로 내가 각 나라 마케팅 디렉터들을 모아 회의를 주재했다. 내 Role을 잘 해내기 위해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라 며칠 전부터 신경이 많이 쓰였더랬다. 발표할 자료는 이미 한 달 전 만들어 둔 터였지만, 며칠 전부터 다시 보면서 보완과 수정을 거듭했다. 발표 내용은 새로 다 공부해야 할 것들이라 슬라이드 한장 한장을 다시 보면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첫 발표라 스크립트도 같이 만들었다. 오늘 오전에도 수정 보완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매니저 A한테 메일이 왔다. 마지막 세션 내용이 너무 Heavy하다면서 조금 줄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안 그래도 Dry Run을 해보니 슬라이드 장수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답장을 보내면서 네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보니, 아주 구체적으로 슬라이드 번호를 언급하면서 2/3는 다음 기회에 발표하는 게 좋다고 매니저는 의견을 보내왔다.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물론 A가 나이가 젊은 실무형이긴 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줄 필요까지는 없다. 물론, 내가 아주 잘 아는 분야에서라면 이런 피드백은 안 하니만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했던 일과 다른 일을 하는 내 입장에서는 아주 고마운 피드백이다.

 

 

발표가 시작됐다. 미팅의 호스트로서 내가 인사말을 잠시 하고, 바로 A에게 왜 우리가 이 세션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부탁했다. 약 5분간의 소개말을 마친 후 A가 파트 발표를 시작했다. 멕시칸 엑센트가 있지만, 확실히 나는 듣기 편했다. 25분 정도 A가 발표를 한 후 바로 이어서 내 발표를 시작했다. 준비를 꽤 많이 해 그런지 떨리거나 버벅대지는 않았다. 준비한 스크립트를 모두 활용하진 못했지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는 모두 제대로 전달했다. 말로 다 할 필요 없는 건 Appendix로 미리 만들어 두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약간의 Q&A와 피드백을 들을 차례였다. 전반적으로 준비가 잘 된 발표라고 나 자신도 생각했기 때문에 예상 밖의 피드백은 없었다. 역시 내가 생각했던 대로 내가 준비하는 트레이닝이 더 세일즈 팀에 도움이 되려면 세일즈 핸드북과 같은 형태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100% 동의하는 의견이었다. 나 역시 세일즈에서 왔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유능하게 대처하고 싶은 게 세일즈하는 사람의 생각이다. 이렇게 하려면 정보와 인사이트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Argument Point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Argument Point를 모으면 세일즈 핸드북이 된다. 또, 이 세션을 세일즈와 마케팅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게 될 때 일방적으로 내가 전달만 할 게 아니라, 세일즈가 비즈니스 케이스를 준비해 발표하는 시간도 같이 넣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렇게 되면 이 시간이 Interactive 한 시간이 되고, 정보와 인사이트뿐 아니라 노하우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회의가 무사히 끝나자 바로 A가 메신저로 잠시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다시 콜로 A와 마주 앉았다. A가 ‘Thoughts?’라고 물어봐 나는 ‘이 정도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반응이 좋은 것 같아. 생각했던 대로 세일즈가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세일즈 핸드북과 같은 형태가 되면 좋겠다는 건 나도 몇 번 이야기 했었잖아. 그리고 이 세션을 Interactive 하게 하자는 건 아주 좋은 의견인 것 같았어’라고 의견을 밝혔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잘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아울러 줄 게 있다면서 메일 하나를 보내왔다. Probation 기간은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지만, 그에 앞서 내 채용을 확정한다는 내용의 Confirmation letter였다. 이젠 진짜 팀원이 된다는 내용인데, 같은 회사에서 이 레터를 두 번 받으니 감회가 새롭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최근 2주간 더 그랬다. 집안에 갇혀 있는 것도 답답하고, 할 건 많은 거 같은데 괜히 잘 안 풀리는 거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결심한 바가 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 “Ask what instead of why”. 말 그대로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뭐가 문제인지 생각하기 보다 그냥 입 다물고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했다. 그러니 일이 풀렸다. 내가 하든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든 간에 말이다. 아, 이제는 내가 준비하고 있는 트레이닝을 실제로 하는 일이 남았다. 트레이닝 자료에 보완이 필요하긴 하지만 상당 부분은 각 마켓과 같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즉 나 홀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해결할 게 아니라 각 마켓, 그리고 관련 부서와 협조해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일을 하면서도 어떻게 할까 고민만 너무 할게 아니라 해야할 일을 찾아 일을 하는 데 더 신경을 쓴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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