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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꿈의 직장"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액 연봉의 "돈 잘 버는 직장"을 꿈의 직장이라 일컫곤 한다.

고액 연봉의 직업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은 그런 그들의 삶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나와 같은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기름집 (석유회사) 그것도 중동 내 석유회사가

엔지니어 계의 꿈의 직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자극적이나 꿈의 직장 혹은 고액 연봉이라는 주제로 시작하게 된 이유는

누구나 원하는 그 물질적인 가치보다 그 보다 더 값지고 가치 있는 다른 것을 논하고 싶은 이유에서다.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KOC는 내게는 그저 여자로서 내가 결코 발을 들일 수 없는 곳 내지는

그저 먼발치에서 꿈으로만 갈 수 있는 직장이었다.

내게 있어 KOC나 중동에 산다는 것은, 아주 아주 먼 나라 이야기였을 뿐이었다.

 

인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로또와도 같았던 그 좁디 좋은 문이 내게 허락됐던 것은

이건 정말 운이라고 밖에 더는 표현이 안될 정도로 인생에서 다시없을 큰 기회를 거머쥔 것이었다.

당시 나는 분명 그 연봉에 대한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그 물질적 가치만큼 높아진 스스로의 가치에 대견해하며

그저 감사한 마음만이 가득 차 있었을 뿐이었다.

 

KOC에 처음 발을 들였을 당시엔 그런 감사함만이 있었지만

이 곳에 함께 온 엔지니어들이 서로 만나게 되면서

서로의 연봉이 누가 더 높은 지, 현장 수당은 각각 얼마나 되는지 끝없는 돈 이야기에 둘러 싸이다 보면 어느새

나도 좀 더 높은 연봉으로 네고할 껄 그랬나, 나도 현장 수당 받게 해주지라며

투덜거리고 있는 내가 보였고 그 순간, 사람의 욕심은 참으로 간사하고 그 끝이 없구나 싶었다.

 

누구나 억대 연봉을 원하고, 누구나 억대 연봉의 직장을 꿈꾼다.

누구나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고 누구나 행복을 위해 풍족한 삶을 원한다.

 

그러나, 억대 연봉이라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목표했던 연봉에 도달하는 순간, 이내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의 연봉을 부러워하게 된다.

5천만 원 연봉인 사람은 1억을 부러워하고, 1억 연봉인 사람은 2억 연봉을 부러워하고,

2억 연봉인 사람은 이내 3억 연봉을 부러워한다.

우리는 끊임없는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성취감보다는 더(more)를 외치고 있는 자신을 마주한다.

 

스스로 아주 조금만 더(more) 나아가면 행복에 도달할 것 같지만

만족을 모르는 끝없는 더(more)는 절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긴장감이 팽배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들과의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스트레스라는 환경으로 내몰기를 자청하는 꼴이며,

갖가지 스트레스의 풍파를 온전히 다 맞은 그의 삶은 황폐해져 갈 뿐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하면 스스로 많은 것을 내려놨기에 이곳에 오는 것이 가능했다.

내가 만약 너무 큰 욕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면 그들이 제시한 연봉에 스스로 만족을 못하고

더 (more), 더 (more)를 외치다가 네고가 결렬되었을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나 스스로의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 만족했기 때문에 잡 오퍼에 수락을 했고

그것은 주어진 조건에 대한 만족이 가져온 결정과 선택임이 확실하다.

 

처음 내가 을에서 갑으로 이직하고자 결심했던 가장 큰 이유를 되짚어보기로 했다.

회사 내 프로젝트가 럼 썸 (Lump sum : 설계부터 공사까지 모든 비용이 포함)인 이유로  

내가 수없이 수행한 을로서의 스터디 (study)들은 프로젝트의 예산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조작을 통한 물량 절감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사실 위험성평가(Risk Assessment)라는 것이 사고가 일어날 것을 미연에 예측하여 방지하기 위함인데,

말 그대로 예측은 어떤 가정(assumption)을 하느냐, 어떤 입력값 (input data)을 사용하냐에 따라

그 결과 값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을의 입장에서는 을에 유리한 결과를 유도하여

그에 상응하는 물량을 절감하는 것이 예산 절감 (cost saving) 측면에서 당연하지만

그 현실을 다년간 지켜봐 온 공정 안전 엔지니어인 나는

안전은 EPC업체(을) 보다는 공장 주인인 사업주(갑)에 가까워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자체적 판단이 KOC로 이직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꿈의 직장이라는 것이 어떤 물질적인 이유가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겠으나

그 분야에서 롱런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가 정한 명분을 가지고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행복을 찾는 과정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본다.

 

2016년도 올해도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이곳에서의 지난 1년을 뒤돌아 보며

내 안 깊숙이 새겨 두었던 "초심"을 조심스레 들추다 보니

올 한 해 내가  너무 물질적인 어떤 욕심에 집중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며

내년엔 더 명확한 나만의 명분을 가지고 스스로의 가치에 더 집중하고

더 많은 배움으로 나를 채워나가 그 성취감 속에서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더 행복한 내가 되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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