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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엔지니어 역할에 충실했던 나머지 오랜만에, 그것도 아주 오랜만에 브런치를 찾았다.
겨울 휴가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아서이기도 했고
갑작스러운 시니어 엔지니어의 은퇴로, 그의 업무가 내게 모두 넘어온 이유이기도 했다.


나의 시니어 엔지니어였던 그는 65세의 스페인 사람으로
얼마 전, 그는 이 업계에서의 40년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퇴직을 했다.
만 65세가 되거나 혹은 근무한 지 만 35년을 채우는 해에는 반드시 은퇴를 해야 하는
참으로 바보 같은 쿠웨이트의 법 때문에 KOC와 그의 인연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는 그렇게 갑작스러운 이별 (?) 통보만을 남긴 채,
얼떨결에 KOC 내 Safety Team에서 공정 안전 설계를 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나 역시 이 업계에서 10년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고한국 내에선 어딜 가도 적은 경력이 아니라 자부했지만
40년의 경력을 고작 1/4밖에 안 되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 나의 경력으로
모든 업무를 커버하기란 은근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사실상 회사 내 많은 이슈들의 배경이나 히스토리를 모두 파악하는 것도 힘들며
회사 내 수십여 개 넘는 많은 스탠다드를 외운다는 것이 아직 내게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갓 입사한 나로선, 마냥 일을 던져주는 팀장의 압박이 당연한 부담인 것이 현실인 데다
유일이라는 단어는 늘 자부심과 그 막중한 책임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최근 들어 부쩍 많은 이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및 교육담당을 해야 하는 일을 맡게 되었고 (물론 영어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로서는 그것이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와는 다른 형태의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 물론 사업주와 미팅을 하고 대화를 영어로 했었고,
기존에 남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및 교육을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2-3시간짜리 트레이닝 세션을 많은 이들 앞에서 
영어로 혼자 떠들어야 한다는 것이 비경험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한국에서는 야근과 업무 강도가 스트레스였지만
이 곳은 일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3시면 칼퇴), 대부분 야근을 절대 안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업무시간 내 업무를 하는 것이 오히려 빡세게 느껴지는 진귀한 (?) 경험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비가 오면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이곳은 희한하게도 모래바람이 불고 나면 계절이 바뀐다.
이곳도 모래바람이 불고 나더니 계절이 바뀌어 가을 가을 해졌고,
어쨌든 한국으로 떠날 달콤한 한 달간의 휴가에 대한 팀장 결재까지 완료되고 나니
계절 탓인지 혹은, 업무적 부담감 탓인지 스스로 힘들다 혼잣말로 궁시렁대는 횟수도 부쩍 늘었고
이곳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한국에 대한 향수도 커져만 갔다.


어느 것이든 쉬운 일이나 직업은 없다. 다만 쉬운 일과 직업을 원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지구의 중력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어떤 힘이나 노력 없이 행해지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비유컨대, 우리의 쉽고 편하고자 하는 마음을 중력이라 하고
그 중력을 역행하는 것을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이라 했을 때
자연의 이치인, 중력을 역행하기 위해 중력보다 더 큰 모멘텀과 에너지가 필요한 것처럼
그저 몸이 편한 일만을 찾아 결국 남들과 별다를 것 없는 삶을 살기를 택하는 대신
내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력에 역행하는 에너지에 상응하는
그만큼의 노력과 땀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법이다.


월가의 유명한 블랙스톤의 바이런 윈 부회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힘든 길은 늘 옳다. 절대 지름길을 찾지 말라."


현재 내가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그의 말처럼 난 옳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더 나은 길로 가기 위해 나는 지금 중력에 역행하고 있는 길을 걷고자 자청했고
고로 지금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있는 내가 힘든 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남들이 가지 않은 지금의 이 힘든 길이 단언컨대, 최선의 길, 옳은 길이 맞다.


얼마 전 내 동기였던 친구가 연락이 왔다.
현재 전 직장은 8천 명 여명의 직원 중 4500명만이 남았고,
본인 역시 육아 휴직으로 인해 (팀장의 권유로) 희망퇴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만큼 한국의 EPC는 현재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음이 분명했고,
EPC를 떠나 내가 걷고 있는 지금 이 힘든 길이 일말의 여지가 없이 옳은 길, 내가 갈 길임이 더 명확해졌다.


처음은 늘 힘든 법이고 처음이라서 그 모든 것이 처음에는 낯설고, 고독하고, 힘이 들었다.
못하면 못하는 대로, 잘하면 잘하는 대로,너무 잘하려고 노력하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 대신
그 힘듬을 잘 견뎌내어 내 경험으로 쌓는 데 집중하는 것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 같다.


때로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할 때가 있다.
잘하든 못하든, 결국은 그 경험 자체가 바탕이 되어 다음번에는 좀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스스로 다독이고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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