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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IPIC(키픽)라는 KPC내에 새로이 생긴 자회사로

지난번 한국인을 채용한다는 글을 게재했었다.

 

KIPIC(키픽)은 LNG터미널 및 페트로케미컬을 모두 포함한 알주르 (Al-Jour)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으로

KOC의 구 CEO였던 하셈하셈 씨가 그곳 대표로 영입되었고

KOC와의 업무적 협약관계를 맺은 탓에 KPC 내에서도 새로이 주목받고 있는 회사다.

 

KOC 내 Recruitment 팀에 있는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지난주 면접이 이미 모두 마무리되었으며 기존에 10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 3명만 선발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KOC에서도 역시, 추가적으로 공정 인력도 모집할 계획이라고 들었으나 Safety 엔지니어와는 달리,

미국인, 캐나다인 그리고 인도인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나서

그 남은 필요인력에 대해서만 한국인을 선발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번이 한국인을 채용하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타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우리 같은 선구자들에게는 스스로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사실, 상대적으로 한국인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큰 것은 사실이다.

가령, 내가 채용될 당시 나의 면접관이자 내 상사였던 쿠웨이티 시니어가 

업무지시를 내리며 내게

다른 사람의 경우 이틀이 꼬박 걸리는 일을, 너는 단연코 그날 반나절 안에 해야 한다며.

그것이 한국인에 대한 기대치이며, 한국인의 근면성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이유라고 했다.

 

지난 1년 간의 시간 안에서 나 스스로도

우리가 가진 기술적 지식이 다른 외국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고

주어진 일은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그 끈기와 지구력

주어진 기한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는 성실함과 근면성

한국인에겐 분명 글로벌 인력들과 견주어 가히 승산 있는 경쟁력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내가 K-company의 수장으로 글로벌 인력을 채용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보다 몸값이 높지만, 영어로의 소통이 원활한 미국인 혹은 캐나다인,

한국인보다 낮은 몸값에 의사소통과 성과 측면 대비 가성비가 좋은 (?) 인도인을 채용할 것 같다.

한국인 엔지니어 대한 해외 채용이 아직까지 크게 보편화되어 있지 않고

나 역시 아직까지 어느 정도 그 부분에 공감하게 되는 이유는

해외 회사에서 요하는 전문성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모두 만족하는 한국인을 찾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요구되는 경력 (최소 10-15년 이상)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드물고,

반면 영어가 유창한 사람의 경우, 원하는 최소 경력에 미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를 어필하기 위해서 상대가 요구하는 조건이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닌, 누구든 원하는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것 외에 남들과 다른 것,

그 차별성으로 하여금 상대가 를 고용할 수밖에 만들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얼마 전 TV에서 "말하는 대로"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개그맨 김영철 씨가 평창 올림픽을 대비하여 피겨스케이트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때쯤이면 피겨 하면서 MC를 보는 프로가 하나쯤은 생기지 않겠어요?"

"설사 그런 프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아요. 나는 그저 피겨를 배. 운. 것이니까요."

 

어떤 배움이든 쓸모없는 것이 없다.

배우는 자만이 그것을 적시에 활용할 줄 안다.

배우는 자만이 그것을 적절히 응용할 줄도 안다.

어떤 것을 배우든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시간 속에서

언제 어느 시점에 한 번쯤은 우연찮게 내가 배운 것들을 발휘할 기회가 분명 온다.

크게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내겐 그것들이

이력서 특기란에 쓸 만큼의 가치는 분명 있었다.

 

남들과 다른 것,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

그것은 남들보다 빨리 알고 그것을 조금 더 빨리 터득하는 데에 있다. 

결국은 남들과 차별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배움을 토대로 한 실력에 있다.

 

해외로의 이직이 결코 말처럼 쉽지가 않다.

설사 운 좋게 해외 이직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내 인생이 이제 탄탄대로구나 라고 생각하며 자만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신입 시절과는 달리, 경력으로 이직하게 되면

가만히 있어도 텃세의 일환으로 내 실력을 검증하겠다며 견제하는 이들로 둘러싸이게 된다.

여기에 국적 견제가 더해지게 되면, 나는 더 큰 목소리로

나 자신을 제대로 어필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국적을 떠나 결국 더 큰 물에서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려면

그만큼 더 큰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하며,

남들보다 더 특별한 몸짓이 있어야 한다.

 

운으로 그때그때의 위기를 모면하는 것은 겨우 한두 번뿐이다. 결국은 실력이다.

실력은 운보다 Failure Rate(실패율)이 절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실력을 쌓으면 스스로에 없던 믿음과 자신감도 생길 것이며

탄탄한 지식과 더불어 배움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내줄 것이다.

 

사실 지난 1년간 나는 무던히도 팀장에게 인정받기 위해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해냈다.

남녀 차별, 외국인 차별이 심한 중동에서,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묵묵히 주어진 업무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내가 조금 더 알고

적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것,

그리고 그것을 결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남모르게 전공책과 수많은 International Standard를 뒤적여가며 내 것 화 해나갔고,

남들 모르게 아랍어 공부도 꾸준히 해나가며 상사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려 꾸준히 노력했으며,

그것은 결과적으로 내게 액팅 시니어 역할 및 상사로부터의 나에 대한 신뢰로 보상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한국인 엔지니어 중 유일하게 현재 회사 차량을 제공받았고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팀의 팀장과 의견을 조율 중이기는 하지만

금번에 새로이 신설된 PSM (Process Safety Management) 그룹에서 나와 같이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팀 내 그리고 나아가 타 팀에서의 러브콜이 곧 나의 노력에 대한 인정임을 알기에

지난 1년간의 나의 배움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에 그저 감사했다.

 

커리어는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벽돌을 얻어나가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집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과 같다.

이번에 상대적으로 질이 좋지 않은 벽돌을 얻었다고 해서 실망할 것이 아니라,

이것을 교훈 삼아 약한 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더 튼튼한 벽돌이 걸린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는 것,

결국은 배움을 토대로 쌓아 나가는 탄탄한 지식으로 인해 

이전보다 조금 더 나아진 나,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 나가는 나로 발전시켜 나가며

다음 기회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그리고 앞으로 내가 나아갈,  

나의 커리어 로드 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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