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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돼지고기와 유흥이 없는 중동에서의 시간은 참으로 느리게 흘러간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는 야근에, 휴일 근무에
심지어 출퇴근 시간만 왕복 3시간이었으니 이제와 돌이켜보니 그땐 회사에 참 치여 살았구나 싶다.


좋게 얘기하면 개인적 시간과 여유가 많아져 한국에서 못했던 일들을 해보는 기회가 생겼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 시간이 고스란히 내 여유로 남다 못해 시간이 심히 남아돌아 심심하기까지 한 이 곳에서
1시간이 한 달 같이 느껴지는 중동 시계에 발맞추어 스스로 그 시간을 보람되게 보내기 위한
나만의 전략이 필요했다.


나라는 사람은 현실에 만족하는 성격도 결코 못되기에
도전은 내게 있어 겁나고 두려운 것이라기보다는
지금 당장 가지지 못한 것이지만 언젠가는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기회의 땅 이곳 쿠웨이트에서 지난 8개월 넘게 보고, 듣고, 경험해보고 나니
나만의 쿠웨이트 드림이 생겼고 이를 이루기 위해 내게 허락된 그 기회들을 끄적끄적 적어나가보고자 한다.




| 첫 번째 기회, 사업 발굴의 기회


쿠웨이트에 방문했던 사람들은 아마도 절반 이상 생각했던 것보다 이곳 환경에 실망할 수도 있다.
우리가 생각했던 쿠웨이트는 기본적으로 석유 산유국이기도 하고,  
1인당 GDP만 봐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한국과 유사하거나 더 높음)
상당히 부자 나라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쿠웨이트 방문객들은 미개한 황무지와 같은 쿠웨이트 환경에 놀랄 수밖에 없다.


주변국 중 인프라가 이미 잘 구축된 두바이나 아부다비의 화려함 대비,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나라 70년대로 돌아간 듯한 쿠웨이트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이곳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미 발달할 대로 발달한 국가는 더 이상 무언가를 들여올 아이템 발굴도 어렵거니와
시장의 공급 경쟁이 과열되었기 때문에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엔 경쟁력에서 부담이 크다.


반면, 쿠웨이트는 이라크 전쟁 이후
전쟁의 잔재로 인한 내부 복구에만 초점을 두다 보니 전반적인 변화가 없던 터라
서양문물과 함께 최근 들어 서서히 개방되어 가고 있는 그들의 의식과,
앞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 많은 나라라는 조건은 시장성 측면에서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 
어쨌든 이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 가지 다양한 상상과 생각들이
또 다른 어쩌면 더 큰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두 번째 기회, 글로벌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기회


쿠웨이트에는 전체 인구 3백만 중 1백만의 쿠웨이티이고
나머지 2백만 명은 외국인으로 구성된 만큼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다.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 어려웠던 한국에 비해
이 곳에서는 다양한 사람과의 대화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접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상을 크게 보는 눈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쿠웨이트에서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기 위해서는
쿠웨이트 내에서 "와스타"라고 불리는 일종의 영향력(Influence)이 필요한데
[*와스타: 더 쉽게 말하면 일종의 뇌물을 주어 청탁하는 정도의 개념]
와스타를 행사코자 할 땐 쿠웨이티 인맥이 반드시 필요하며,
쿠웨이트 내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자 할 때도, 쿠웨이티가 스폰서가 되어주어야 한다.
따라서 쿠웨이티와 친구가 되는 것은 다양한 방면으로 현지에서 든든한 영향력을 얻는 것임을 의미했다.


이 외에도 동종 업계에 몸담고 있는 글로벌 인력들을 만나 교류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 커리어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아지고
그것이 언제일지 모를 불안한 미래에 또 다른 기회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맥의 기회는 언제일지 모를 미래의 또 다른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 세 번째, 영어/아랍어 득템의 기회


어렸을 때부터 외국 생활을 했던 원어민 수준의 사람이 아니라면
외국 생활에서 영어로 상대와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 우리 같은 사람에겐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좋게 생각하면 남들은 어학연수다 유학이다 돈을 들여 영어실력을 늘리는 동안
나는 이곳에서 돈을 받아가며 영어를 배우고 있는 셈이다.


해외에서 영어가 일상생활이 되는 절실한 상황에 처해지다 보니
지난 8개월 동안 원어민 수준까지라고 할 순 없지만 우선 겁이 없어졌고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수준이 되었다.


아랍어 역시 마찬가지다.
평생 내가 아랍어를 배운다는 것을 상상조차 한적 없지만,
내가 여기서 아랍어를 배우지 않으면 언제 배우겠나 싶어 무작정 시작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시작하니 욕심이 생기고
의외로 아랍어 회화 가능한 엔지니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남들보다 더 특별한 엔지니어가 될 기회를 가져다줄 것을 기대해본다.




한국에서는 삶의 여유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일상생활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본인에게 주어진 황금 같은 기회를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쿠웨이트에서의 경험한 잠깐의 여유와 짬에서
내가 일굴 수 있는 것은 의외로 많았다.


쿠웨이트에서 허락된 나만의 시간적 여유 속에서 내게 주어진 기회들을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점점 그 기회들이 명확해져 가고 선명하다 보니, 그 기회들을 놓칠 이유가 전혀 없다.


나로 하여금 시간의 여유를 주고 많은 생각의 기회를 준,
언젠가 그 여유 속에 일궈낼 많은 자산들이 오롯이 역량이 되어 줄 이곳 쿠웨이트는
적어도 내게 있어 기회의 땅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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