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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을 적는 곳에 직업도 좋지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쓰게 해주세요. 생각해보면 그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니까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는 청소부 아주머니가 계신다. 매일 유니폼으로 주황색 옷을 입으시고, 걸레를 손에서 놓지 않으신다. 내가 첫 출근 했을 때, 모든 게 어색해 쭈뼛쭈뼛 거릴 때에도 먼저 나에게 다가와 “새로 온 학생인가? 수고가 많아요”라고 말씀해주신 것을 나는 기억한다. 

또 우리 엄마와 비슷한 연세처럼 보이시는 청소부 아주머니는 항상 점심시간만 되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밥은 잘 먹었는지 따뜻한 목소리로 챙겨주셨다. 아주머니는 그만큼 정말 좋은 분이셨다. 일도 조금의 대충함 없이 늘 한결같이 열심히 하시고, 자신과 상관없는 아르바이트생 친구들에게도 걱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나는 아주머니를 오래 본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그분을 존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덜컹 거리는 지하철 안에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얼마 만에 사람을 이처럼 존경하게 되었을까?’ 

 

이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참 많다. 사회에는 내가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는 저 높고 높은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그래서 내가 존경을 한다면 아마 그런 사람을 존경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한 나라에 대통령을 존경하거나, 한 대기업에 훌륭한 회장님을 더 존경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직업이 아니었다. 아무리 대통령이면 뭐하나, 국민들에게 욕이나 먹으며 탄핵당하기나 하고 한 대기업에 회사 사장이여 봤자 돌아오는 건 참다못한 직원들에 파업뿐이었다. 

 

진짜 중요한 건 직업이 아니었다. 바로, 나. 내가 현재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그걸 느끼면서도 나는 가끔 나보다 내 직업을 더 중요시 여겼다. 높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마치 내가 높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았기에 사람들 앞에서 보이는 내 명함에만 더 신경 썼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현재 올바르게 잘 살아가고 있는지를 내가 아닌 나의 직업을 통해서만 확인하려고 했다. 

 

그래서 의사나 변호사인 사람을 보면 무조건 훌륭해 보였고, 그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나 하는 나는 그저 그렇게 대단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청소부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그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의사여도 비리를 저지르고, 변호사여도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들은 많다. 오히려 직업적으로 훌륭하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더 우리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때도 많았다. 그건 직업과 상관없이 나로서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걸 잊은 최후였다. 

 

내 꿈 중에 하나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글만 쓰고 낸다고 해서 내가 작가로서 옳은 길을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안에서 과연 어떤 사람으로서 작가가 되었는지가 더 중요했다.  

 

나 역시 언젠가 청소부 아주머니처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상대방의 기분을 먼저 알아봐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선뜻 건네줄 수 있는 사람, 먼 훗날 그런 위로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짜 내 꿈을 이루는 첫걸음이고, 잊지 말아야 할 초심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높은 직업은 흔히 내 월급봉투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순 있겠지만, 내 삶이 무조건 직업에 따라 더 풍성해지는 것만은 아니었다. 

 

어느 위치에 있든, 내가 어떤 걸 직업으로 가지고 살아가든, 진짜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직업이 아니라 오로지 나, ‘내가 만든 나 자신’이었다. 

 

 

p.s 오늘 일하는 곳 근처에서 사장 탄핵을 위한 사람들에 시위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은 사장이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손가락질을 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청소부 아주머니는 퇴근할 때 서로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셨다. 오늘도 하루 종일 걸레를 들어 더러워진 손이였지만, 얼굴에 지으시는 친절한 미소는 모두의 마음까지 깨끗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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