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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쓸데없이 완벽주의를 원했다. 그건 열심히를 넘어 교만이었다.

내가 일하는 곳에는 아르바이트생들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있었다. 매니저들의 수만 한 6명이 된다. 6명 모두가 다 각기 다른 성격에, 조금씩 일하는 스타일도 달랐다. 그래서 일을 배울 때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어떤 매니저님은 이렇게 하라고 해서 했는데, 또 어떤 매니저님은 그건 아니라고 말하니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눈치가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니저님들의 성향을 열심히 파악하며 최선을 다해 눈치 있게 행동했다. 모두의 장단에 맞추려고 노력한 것이었다. 나는 내가 열심히 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정말 큰 오산이었다.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을 해도 내가 못마땅한 사람은 있었다. 그게 어떤 부분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할 순 없지만, 가끔 내가 저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면 내가 뭘 크게 잘못했나 스스로 생각하며 움츠러들기도 했다. 

 

물론 내가 정말 실수를 해서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식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별 다른 실수도 하지 않았는데 나에게 불만을 드러내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그럼 그게 내가 잘못한 일일까? 절대 아니다. 나는 모두를 충족시킬 수 없다. 내가 열심히만 하면 모두에게 미움받지 않고 다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자칫한 나의 교만함이었다. 

 

나는 글을 쓸 때도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쓴다고 모두가 다 내 글을 읽고 긍정적인 평가를 낼 수는 없다. 아무런 공감도 느껴지지 않을 수 있고, 지루할 수도 있다. 전에는 그 사실이 내가 부족해서, 오로지 내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열심히만 한다면, 더 열심히 배우고 글을 쓴다면 언젠가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생각만큼 나를 괴롭게 만드는 일이 또 있을까? 이 생각만큼 위험한 게 또 있을까?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모두를 충족시킬 수 없고, 모두를 충족시킬 필요도 없었다.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에,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역량대로 최선만 다하면 그걸로 충분한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걸 상대방이 알아 줄 수도, 못 알아 줄 수도 있지만 진심이었다면 적어도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거나 후회되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모두를 충족시킬 수 없기에 이 글이 당신에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글을 쓸 것이니, 언젠가 당신에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글 하나쯤은 이곳에서 꼭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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